슈퍼 아이콘 케이트 모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그녀가 들고 있는 백은 모두 ‘잇’ 백으로 떠오르고, 그녀가 입는 옷은 곧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탈바꿈한다. 서른다섯 살의 케이트 모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슈퍼 모델이자 현존하는 패션 아이콘들의 롤모델이다. 톱숍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이미 한 번의 성공을 거둔 그녀가 이번엔 롱샴과 함께한 백 컬렉션 선보이며 ‘잇’백을 직접 만드는 슈퍼 아이콘으로 거듭난다. :: 패셔니스타,슈퍼 모델,케이트 모스,롱샴,자연스러운,스타일리쉬한,트렌디한,엘르,엣진,elle.co.kr :: | :: 패셔니스타,슈퍼 모델,케이트 모스,롱샴,자연스러운

그녀를 처음 만났을때, 그녀의 양팔과 목은 마치 초겨울의 쌀쌀함을 개의치 않아서인지 아니면 그것을 거역이라도 하려는 것인지 훤하게 드러나 있었다. 파리 플라스 방돔(Place Vendome)을 환하게 비추던 따스한 정오의 햇살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고 케이트 모스는 리츠 칼튼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녀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점퍼와 스카프로 은근한 추위를 달래려 애쓰고 있었지만 그녀만은 상관없다는 모습이었다. 마치 바로 옆에서 몸을 꽁꽁 싸매고 있는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록 시크 무드의 뷔스티에에 레더 팬츠를 입고, 한 손에는 샴페인 글래스를 들고, 부스스하지만 자연스럽게 얽혀 있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는 케이트 모스의 첫인상은 두말할 필요 없을 정도로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여자였다. 타블로이드는 탄력을 잃어가는 케이트 모스의 다리와 눈가의 확연한 주름을 보여주며 망가진 수퍼 모델의 모습을 억지로 들춰내려 애쓴다. 하지만 ‘코카인 케이트’ 같은 지독한 루머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다양한 모델 활동과 더불어 비즈니스까지 펼치며 슈퍼 아이콘으로서의 면모를 잃지않고 있다. “전 프레스와의 인터뷰는 거의 하지 않아요. 그동안 수없이 많이 대중의 희생양이 됐으니까요. 제가 읽은 제 자신에 대한 신문 속 이야기의 반은 사실이 아니에요.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매번 틀린 사실들을 고치며 시간을 낭비하기보단 차라리 함구하는 것이 낫다고 깨닫게 된 거죠.”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저의 의견을 나누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은 모델에게 의견이나 생각 따위를 묻진 않으니까요.” 가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녀의 말투와 마주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상냥함과 진실함에선 그녀의 진가가 묻어났다. 실제로 그녀에 대해 정말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케이트 모스는 무언가에 대해 잘 알고 자신이 편하다고 느끼면 주저없이 자신을 던져버리는 스타일이다. 20년 동안 모델로 일하며 그녀는 그렇게 활동을 넓혀갔고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그녀는 항상 친한 친구들, 동료들과 그녀에게 방패막이 돼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많은 촬영이나 비즈니스도 대부분 그들과 함께하는 편이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바로 케이트를 중심으로 같이 모여다니는 친구들을 일컫는 ‘모스 포스(Moss posse)’다. 모스 포스 안에는 웬만해선 그녀 주위를 떠나질 못할, 아니 절대 떠나지 않을 포토그래퍼들과 배우들, 파티광들, 상속녀들, 그리고 록스타들이 존재한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충성심이에요. 전 너무하다 싶을 만큼 충성스러운 편이죠.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그렇고요.” 이런 지독한 충성심이 그녀가 지금까지 이뤄온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패션에 있어서도 케이트의 충성심은 고스란히 나타난다. 그녀는 유난하게 치장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스타일리시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장본인이다. 비슷한 아이템을 그녀만의 방식에 의해 탄력적으로 매치하는 것이 바로 케이트 스타일의 강점이다. 베이식 루틴 아이템을 끊임없이 다양하게 연출해내는 능력은 그녀를 어느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패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그녀가 같은 어그 부츠를 2년 동안 신어도 언제나 스타일리시하다는 점은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영구적이고 충실한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해준다. ‘잇’백을 탄생시킨 신화도 그렇다. 니콜 리치나 시에나 밀러를 비롯한 셀러브리티들이 발렌시아가 모터 백을 들기 한참 전부터 케이트는 줄곧 모터백을 들고 나타났다. 멀버리 백도 그랬고 이브 생 로랑 백도 그랬다. 가장 먼저 백을 들었다는 사실 이외에도 중요한 것이 케이트는 고집 있게 자신이 ‘꽂힌’ 아이템은 언제까지나 애용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많은 디자이너 백을 컬러별로 갖고 있는 셀러브리티라도 케이트의 ‘잇’백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뭘 새롭게 입어볼까 고민하지 않아요. 옷장에 넣어둔 제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골라 입을 뿐이죠.” 그녀가 슈퍼 아이콘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충성심을 미덕으로 삼는 그녀의 가치관과 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flashObject2('winTop','/elle/svc/elle_admin/etc/Sub_Video_Player.swf', '100%', '320', 'flvpath=rtmp://movie.atzine.com/vod/REPOSITORY/2010/02/18/MOV/SRC/01AST022010021895667016180.FLV',','transparent'); 지난 여덟 시즌 동안 롱샴 캠페인의 얼굴이 돼온 케이트 모스는 컨셉트와 제작에 깊이 관여한 이번 자신의 컬렉션 라인을 소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롱샴과는 오랫동안 일을 해왔고 그들을 잘 알기 때문에 이번 컬래버레이션에 적극 참여하기로 결정했어요. 저는 그들을 믿고 우리가 함께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애착을 갖고 열정을 쏟아 붓는 그녀의 당찬 기운이 전해졌다. 그녀가 생각하는 백은 무엇일까? “제 생각에 가장 이상적인 백은 아름다우면서 실용적인 거예요.” 극한의 스타일에 비해 편리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하이패션 백이라고 답할 거란 예상을 깨는 반응이었다. 케이트는 분별력 있는, 터무니없는 것엔 미련을 갖지 않는, 일상의 걱정을 가진 한 아이의 엄마였다. 백에 그녀의 대한 생각은 그녀가 디자인한 컬렉션에 그대로 드러난다. 커리어 우먼을 위해 그녀가 디자인한 얇은 백은 랩톱을 넣어 어디든지 갖고 다니며 편리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더블 스트랩 백도 마찬가지다. “휴대전화나 담배를 찾으려고 가방을 뒤적거릴 때 어깨에 걸친 한쪽 스트랩이 가방 속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잡아줄 거예요. 백 앞쪽엔 더블 포켓도 부착돼 있죠. 가방은 하나지만 가방 안에 들어갈 물건들은 분리해 담아놓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당신이 젊은 엄마라면 기저귀나 그밖의 아이 용품을 앞쪽에 놓으면 되죠. 다른 물건들과 섞이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실 케이트의 설명은 다소 놀라웠다. 보통 사람이라면 방금 인출한 현금 가득 담긴 봉투가 아니라면 가방 안에 꼭 분리해서 가지고 다녀야 할 소중한 물건이 있을 리 없는데 정말 케이트의 백 안에는 그녀만의 귀중하고 퍼스널한 물건이 따로 분리돼 있는지 궁금했다.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해줄 거라는 더블 스트랩 백에 대한 그녀의 설명에 담긴 의미도 흥미로웠다. 그녀는 더블 스트랩을 어떤 안전장치처럼 생각하고 있는 걸까? 케이트는 백을 마치 인생에서 통제하기 벅찬 힘든 순간에 부딪힐 때마다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무언가에 비유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케이트는 철없는 다른 모델이나 배우들과는 달리 현실에서 완전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녀 뒤에 있는 에이전트 군단들과 그녀를 추종하는 심복들이 그녀를 세상 물정 모르고 살게 만들지는 못한 것이다. 케이트는 런던 외곽의 크로이던(Croydon)에서 살며 평범한 생활을 누리던 옛 시절을 잊지 않고 있었다. 여행사 직원인 아버지와 숍 어시스턴트로 일하던 어머니 밑에서 자란 케이트 모스는 집과 학교, 퍼브를 오가고, 남자친구를 만나고 빈티지 부티크에서 쇼핑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때부터 패션에 관심을 보였던 케이트는 여러 중고 숍을 구석구석 헤치며 70년대 빈티지 의상과 값싼 플레어 스커트, 1파운드의 다양한 아이템을 구입하곤 했다. 그녀가 열네 살이 되던 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 뉴욕 JFK공항에서 모델 에이전트 사라 두카스(Sarah Doukas)에게 캐스팅된 케이트의 동화 같은 이야기는 이미 수백만 번을 들었지만 들을 때마다 모두를 황홀경에 빠지게 만든다. 포토그래퍼 코린 대이(Corinne Day)가 촬영한 케이트의 매거진 커버는 후에 하나의 컬트가 됐고, 이전 모델에 대한 기준에 방점을 찍었으며, 모델로서 케이트의 커리어를 활짝 열어주었다. 캘빈 클라인의 ‘옵세션(Obsession)’ 광고 캠페인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그녀만의 톤과 트레이드마크인 ‘톡식(Toxic)’을 완성해주었다. 순진한 얼굴을 가진 그녀에게서 풍기는 도발적인 향은 판타지와 같았다. 그리고 그 판타지는 계속되고 있다.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어떤 것을 더 갖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녀는 말을 이어나갔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전 정말 열심히 일한다는 거예요. 전 일을 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가능한 한 성실하게 임하려고 해요. 모든 걸 따져보는 괴짜라고 하긴 싫지만 일할 때 아주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고 완벽하게 끝내도록 해요.” 케이트는 이번 롱샴 컬렉션을 위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체크했다. “어떤 모델들은 중간에 핸들 사이즈를 바꾸기도 했지요.”라는 그녀의 말에서 철두철미한 그녀의 성격이 전해졌다. 백의 여기저기에 더해진 지브라 프린트도 케이트의 아이디어다. 전체가 지브라 프린트인 몇 개의 리미티드 에디션 모델은 보자마자 갖고 싶은 아이템으로 만들기에 충분했고 안쪽의 라인이 지브라 프린트로 장식된 다른 백들도 있었다 “지브라 프린트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사실 그 아이디어는 캘리포니아에 있을 때 남자친구 제이미 힌스(Jamie Hince)가 갖고 있던 여행가방을 보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 가방이 눈에 들어온 순간 이거다 싶었죠. 지브라 프린트가 백에 동물적이면서도 록적인 요소를 더해주는 것 같아요.” 지브라 스트라이프는 무시무시한 초원의 포식자들로부터 희고 검은 동물들을 지켜주는 위장막을 만든다. “세상에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보이지 않게 되는 거죠.” 그녀가 말했다. 이 말은 그녀에게 참 어울리는 듯했다. 케이트 모스가 손대는 일은 모두 황금 비즈니스로 변하는 것일까. 그녀가 디지인한 톱숍 라인은 큰 성공을 거뒀고 향수도 그랬다. 그녀에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은 없는 거냐고 묻자 아직 때가 이른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런 생각은 별로 없어요. 전 창의적인 요소에 집중하면서 오랫동안의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쌓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만족해요. 제가 직접 중국에 가서 원단을 사고 공장을 둘러보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죠. 지금 제 상황으로선 너무 벅찰 거예요.” 현재 그녀는 인생에서 더 이상 변화되길 원치 않는 시점에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이미 최정점에 달한 그녀의 커리어 외에 그녀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잘 자라고 있는 딸 라일라 그레이스다. “딸애는 학급 부반장이에요. 학창시절 전 이렇다할 감투를 써본 적 없었죠. 그녀가 너무 대견스러워요.” 여느 학부모 못지않게 딸 자랑을 늘어놓는 케이트의 표정은 생기로 가득 차 있었다. ”라일라가 제 패션 센스를 물려받은 것 같아요. 가끔 딸애가 이 옷 저 옷을 매치해 제가 부러울 만큼의 멋진 룩을 보여주곤 하거든요. 지난 라일라의 생일엔 실버 레깅스와 은빛이 도는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는데 정말 놀랐죠.” 깨지지 않는 케이트 모스의 슈퍼 아이콘 신화를 머지않아 그녀의 딸이 이어나가길 기대해본다.*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2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