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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4. THU

LITTLE DROP OF POISON #2

첫사랑은 장미향

상쾌하고 달콤한 첫향이 도발적인 장미향으로 이어지는 미스 디올(Miss Dior) by 디올


영화 <라라 랜드>를 극장에서 보았다. 이미 왠만한 사람들은 다 보고 와서 호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나는 라이언 고슬링을 이 세상 남자들 중 몇 손가락 안에 뽑을 정도로 좋아한다. 그래서 당연히 영화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는 나름 재밌었지만 별로 공감은 되지 않았다. 머리로 잘 이해 되고 눈물도 났지만 가슴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고나 할까. 무엇이 잘못되었나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라라 랜드 주인공들처럼 서로에게 조건 없이 빠져 지내는 순수한 연애란 10대와 20대의 한정된 시기에만 가능하다는 게 내 의견이다. 그리고 그때 여자는 사귀는 첫 남자로부터 인생의 첫 향수를 선물 받게 된다. 그 첫 남자를 풋내기라고 부르자. 나의 경우에는 그 라라 랜드 시기에 그런 풋내기를 만나지 못했다. 당연히 풋내기가 선물해 준, 상큼한 과일향과 앙증맞은 꽃 향기가 섞인 첫 향수 같은 것도 없다. 그러니 라라 랜드가 공감이 될 리가 없다. 




그렇다면 풋내기들은 지금 만나는 첫사랑 여친에게 무슨 향수를 선물하면 가장 좋을까? 나의 추천은 단연 디올의 ‘미스 디올’이다. 밀레니얼 소녀들은 미스 디올을 첫사랑의 향수로 만나야 한다. 어째서 미스 디올이냐고? 어느 소녀가 어떤 풋내기와 사랑에 빠지고 그 풋내기가 소녀에게 첫 향수를 선물했다고 하자. 이제 소녀는 그 향기를 통해 그 풋내기를 평생 동안 기억할 것이다. 풋내기는 그 향기 안에서 불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첫 향수는 무엇보다 절판 될 염려가 없어야 한다. 거대 글로벌 부자 회사들이 만드는 향수라면 그나마 안심할 수 있다. 디올, 샤넬, 클로에, 불가리, 마크 제이콥스, 캘빈 클라인 같은 회사들 말이다. 소녀가 만약 니치 향수를 선물 받는다면 그것도 나름 운치 있지만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니치 향수는 나중에 소녀가 숙녀가 되었을 때 얼마든지 선물 받거나 직접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사랑 풋내기에게 거대 패션 하우스의 향수를 받기에 적당한 시절이란 인생에서 아주 짧은 한 때이고 한번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최근 우연히 미스 디올을 선물 받았다. 강렬하면서도 장난스러운 사랑에 영감 받아 탄생한 로맨틱한 플로럴 향수. 상쾌하고 달콤한 첫 향은 곧이어 도발적인 장미향으로 이어지는데 꼭 사랑에 빠진 젊은 여자와 같다. 첫사랑 향수로 그야말로 완벽하다. 영화 <라라 랜드>에 공감하지 못한 나는 이 향수를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기억으로 아직도 가슴 아파하는 친구에게 다시 선물로 주었다.

이 세상에는 굉장히 많은 종류의 향수들이 있다. 아주 비싸거나 싸거나, 혹은 기억하기 매우 어렵거나 쉽거나, 아니면 굉장히 복잡하거나 심플하거나. 우리는 어떤 향수든 살 수 있지만 모든 향수와 잘 어울리긴 쉽지 않다. 인생 처음으로 미스 디올을 선물 받을 소녀가 조금은 부럽다. 나에게 그 시절의 첫사랑은 없지만 앞으로 쌓아갈 사랑은 많다고 믿는다. 기분전환으로 향수 하나를 사야겠다. 뭐 세상에 새롭고 좋은 향수는 얼마든지 많으니까.


 *니치 향수(Niche Perfume)란?  

퍼퓸 스페셜리스트들이 소량 제작하는 향수이다. 전통적인 소매점(백화점, 대형 쇼핑몰, 체인점, 면세점 등)에서 유통되는 주류(mainstream) 향수들과 차별화 된 방식으로 제조, 유통된다. 퍼퓸 파운데이션(FiFi)에서는 판매처가 많고 적음에 따라 향수를 ‘니치’와 ‘메인스트림’으로 분류한 적이 있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이 반영된 과감하고 독창적인 향기 콜렉션을 즐길 수 있으며 직접 운영하는 부티크나 소규모 편집 매장 위주로 판매된다.

CREDIT

글 김수향
일러스트 수와
에디터 박해미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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