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 에디터스 > 디 에디터스

2018.05.15. TUE

IN PARIS

소확행을 부르는 파리의 공원들

파리에 여름이 오고 있다. 크고 작은 파리의 공원들에선 본격적인 여름맞이가 한창이다


2017년 10월, <엘르> 패션 에디터로 일하던 나는 새로운 변화를 찾아 이곳 프랑스 파리에 왔다. 매달 숨가쁜 마감의 연속이던 여러 해를 지나 퇴사 후, 파리에 ‘살기’를 자처한지 어느덧 반년이 흘렀다. 낯선 환경 속에서 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었다(물론 여전히 이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6개월이란 짧지도 길지도 않은 그 시간 동안 파리는 어느덧 세 번의 계절이 바뀌었다. 처음 파리에 도착했을 땐 선선한 가을이었다가 그것도 잠시, 파리의 겨울을 알리는 우기가 시작됐다. 일주일 내내 비가 오거나 흐린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내내 이어졌다. 수년 만에 찾아온 폭설로 온통 하얗게 변한 파리를 운 좋게 감상할 수 있었으니 유독 춥게만 느껴졌던 겨울도 낭만적이었다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지금 완연한 봄 그리고 그토록 고대했던 여름이 오고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쏘 공원의 찰나


파리에 살면서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근사한 조경의 공원과 정원이라 말하겠다. 여느 유럽의 도시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파리는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크고 작은 공원들을 도심 곳곳 혹은 가까운 외곽에서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니 자주 볼 수 없던 해가 날 때면 자동반사적으로 공원에 가서 햇빛쬐기가 일상이 됐다. 내게 공원은 오직 운동을 위해 큰 마음(?) 먹고 가야했던, 그리 친숙하지 않던 존재였으나 요즘엔 소위 ‘소확행’을 느끼게 하는 가장 쉽고 빠른 장소다. 그리고 잠시 느릿해진 시간 속에서 계절이 바뀌어가는 흐름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됐다.



뤽상부르 공원





최고 온도 29도. 부쩍 더워진 파리 날씨에 공원들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나는 물론 파리지엔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뤽상부르 공원(Jardin du Luxembourg)은 일 주일 내내 사람들로 붐빈다. 푸른 나무들과 총천연색 꽃들이 만연해지더니 거대한 3,5톤에 달하는 ‘야자수’들이 자리해 여름이 다가옴을 알렸다. 덕분에 휴양지에 온 듯 이국적인 분위기. 정원을 수놓은 꽃들은 시기에 따라 종류가 바뀌곤 하는데 부쩍 꽃이 좋아지는 내게 이 보다 더 좋은 장소가 없다. 



몽쏘 공원





몽쏘 공원(Parc Monceau)은 피크닉은 물론 저마다 태닝하러 나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없이 가득하다. 수영복을 입고 뜨거운 햇빛을 만끽하는 이들을 보니 프랑스 남부에 온 듯 착각이 들었다. 공원에서 태닝이라니, 내겐 또 다른 파리의 발견이자 신세계였다. 뷔트 쇼몽(Parc des Buttes-Chaumont)이나 15구에 위치한 생 랑베르 공원(Square Saint-Lambert), 앙발리드 광장(Esplanade des Invalides)에서도 목격됐으니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여름맞이가 한창인 게 분명하다.    



쏘 공원







주말엔 종종 파리 외곽을 찾는데 그때마다 도심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곤 한다. 파리에 온다면 일명 벚꽃 공원으로 알려진 쏘 공원(Parc de Sceaux)에 꼭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파리 중심부에서 교외 철도(RER)를 타면 2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는데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기에 다 보려면 반나절은 족히 소요된다. 하지만 마치 명화에서 보던 포플라 나무들을 마주하는 순간, 그림 같은 경치에 멀리 온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5월 벚꽃 시기를 맞춘다면 광활하게 펼쳐진 그야말로 ‘꽃 천국’을 감상할 수 있다. 한적하면서 평온한 쏘 공원은 베르사이유 궁전을 맡은 조경 예술가 앙드레 르 노트르(Andre le Notre)가 맡아 디자인한 곳으로도 작은 베르사이유라고도 불린다고. RER B선 라 크루와 드 베르니(La Croix-de-Berny) 역이나 파크 드 쏘(Parc de Sceaux)역이 가깝다. 



피크닉하기 좋은 스폿들

buttes chumont


Vert-Galant



Canal Saint-Martin

요즘 파리의 ‘소확행’은 공원에서 피크닉하기다. 피크닉 시즌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평일 오후나 주말할 것없이 가족, 친구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러 공원이나 야외로 나온다. 그 중에서도 피크닉하기 좋은 스폿을 꼽자면 가파른 언덕으로 형성되어 근사한 뷰와 자연을 한껏 즐길 수 있는 뷔트 쇼몽 공원, 즐길 거리가 많은 마레 지구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 좋은 보쥬 광장(Place des Vosges), 노을로 물든 세느강을 감상할 수 있는 퐁 네프와 연결된 베르 갈랑 광장(Square du Vert-Galant), 영화 속 배경지로도 자주 소개된, 젊음이 가득한 생 마르탱 운하(Canal Saint-Martin)을 추천한다. 이곳에서 와인이나 맥주, 바게트 그리고 가볍게 즐기기 좋은 치즈(까망베르나 브리, 꽁테)를 곁들인다면 파리식 피크닉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여름이 오고 해가 길어지니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원들이 활기차다. 책을 보거나 커피를 마시더라도 혹은 생각이 필요할 때 공원부터 찾는 나를 발견한다. 참,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가며 미루던 러닝도 시작했다. 자연에 한층 가까워지니 작지만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는 요즘이다. 부디 오래 유지할 수 있길(웃음). 가능하다면 파리에 있는 공원을 모두 방문해보고 싶은데 과연.


To be continue…

CREDIT

글과 사진 유리나
에디터 김은정
디자인 황동미

자세한 내용은
엘르디지털
참고하세요!

저작권법에 의거, 엘르온라인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타 홈페이지와 타 블로그 및 게시판 등에 불법 게재시 불이익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