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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0. SAT

EP. 5 YOU ARE NOT THE ONLY ONE

‘남사친’ 그딴 거?

남자 사람 친구란 있을 수 없다는 남자를 만나는 Y에게…



평생 남녀 공학 학교만 다녔던 건 우연이라 치더라도 남자와 여자를 통틀어 친구 많기로 소문난 Y. 그녀는 남의 고민도 잘 들어주고 소소한 걸 잘 챙기는 성격이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언니 혹은 누나 같은 존재다. 그런데 이 만인의 언니 누나가 연애를 시작했다는 소문이 들린 후부터 소식이 뜸해졌다.


“다들 잘 있지? 난 잘 지내. 동원이도 진구도 별일 없대? 전처럼 다 같이 모여서 놀고 싶네. 사실은 나… ‘남친’이랑 친구 문제로 한번 크게 싸웠어. ‘남사친’들과 카톡 주고받는 걸 보곤 자꾸 ‘딱 걸렸다’는 거야.”


“당연히 숨길 일도 아니고 그럴 마음도 없었고, 그래서 뭐 상황 설명을 좀 했지. 10년 된 친구들이라고. 그랬더니, 설마 순진하게 이 세상에 우정으로만 완성된 남자 사람 친구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냐는 거야.”


“자기가 남자로서 말하는데, ‘남사친’ 그딴 거 다 ‘뻥’이고 남자 속마음은 그런 게 아니라는 거지. 나를 못 믿는 게 아니라 그 남자들을 못 믿는 거래. 처음엔 내 친구 욕하는 게 싫어서 조선 시대 유교 선비 같다는 식으로 ‘버럭’ 했어.”


“근데 뒤돌아 생각해 보니 각자 솔로일 때 남사친들과 더 자주 만난 건 사실이더라고. ‘우리 우정 이대로’를 외치던 친구들도 결혼하면 연락이 뜸 해지다가 서서히 끊겼던 것 같고. 무엇보다 억지로 남사친과 연락해서 남친과 또 싸우고 싶지 않아 약속을 잡기 꺼려지더라고.




남사친을 이해 못 하는 남친 아니 주인을 만나는 Y에게...


너와 남사친들이 주고받은 카톡을 보고 ‘딱 걸렸다’니 걸리긴 뭘 걸려. 이게 무슨 남녀칠세부동석, 한문으로 써서 현관에 걸어두는 훈장님 같은 소리야. 남자건 여자건 연애 아닌 감정으로 모두 다 각자의 관계를 만들고 살아간다는 교양 강의를 그에게 공짜로 시켜주는 걸 고마워해도 부족할 판이네.


회사 동문 중에도 여자가 거의 없는 그 남자가 자기 주위에 ‘잠재적 연애 대상자’가 적다는 식으로 너에게 결백을 주장했다고 했지? 그 남자 눈에는 여자들이 ‘언제든 연애할 수도 있는 대기자’ 정도로 보였던 것 아닐까.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의 전제는 기본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인간 대 인간으로 교류하는 관계가 아니라 연애(아니면 섹스)하는 관계 아니면 남남이라는 거 아니니? 더 문제는 네 남친이 너의 남사친들을 차단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널 엄청 너무 대박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점이야.


사랑의 정도가 애인의 사생활과 사회생활이란 부분의 경계를 마음대로 넘어와도 된다는 뜻은 아니잖아. 부모와 자식 간에도 사랑한다는 이유로 어린이 사생활을 참견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인 요즘 같을 땐 더더욱.


남자들을 못 믿는다는 건, ‘남자는 여자에게 위험한 존재’라는 논리인데 그럼 남자인 자기 자신을 포함해서 남자들이 수작 걸면 여자들은 수동적으로 그냥 넘어가는 존재라는 건가? 남사친들 중에 혹시나 흑심 품은 사람이 우연히 있었다 한들, 여자인 네가 적당히 알아서 잘 처신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는 거잖아.


남사친과 ‘여사친’ 관계에 대해 ‘그는 나의 십년지기 친구고 우린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으며 서로 연애 상담도 해주는 사이고…’ 같은 구구절절한 설명을 할 필요도 없어. 마치 변명처럼 분위기가 묘하게 흐르잖아.


네 남친이 단 한 명의 여사친도 없다는 게 결백하고 너보다 더 당당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 약간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네 남친은 주변에 있던 여자 사람 친구에게도 친구보단 여자로 대했던 거니까 오히려 더 구린 거지.


네 남친, 너의 남사친 그리고 너, 이 멤버들이 같이 만나보는 것도 좋겠어. 너와 남사친들은 정작 아무렇지도 않은데, 남친 혼자만 경계하고 싸우자는 태도라면, 사바나에서 수컷끼리 짝짓기 싸움에만 몰두하는 야생동물을 만난 것과 다를 게 뭐니. 만약 그런 느낌이 실제로 든다면 한 번 잘 생각해봐. 좀 더 인간다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편이 어느 쪽인지.



 Ms 모랜니가 전하는 말 

세상 모든 연애가 다 아름다울 거 같죠? 네 네네. 저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어요. 연애의 쓴맛은 사귈 때 한번, 권태기에 한번, 헤어질 때 한번, 추억할 때 이불킥하며 또 한 번.. 시도 때도 없이 온답니다. 극한 직업, 쓴맛 나는 ‘연애 지뢰 탐사대’ 출신의 'Ms. 모랜니'가 이 세상 여자들에게 연애 금지 오답 노트를 공개합니다. 내가 모랬니? 그 남자 아니랬지? 두 번 얘기 안 하게 해주세요. 격주에 한 번씩 쓴소리 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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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MS 모랜니
에디터 김보라
디자인 박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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