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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3. FRI

UNEXPECTED URUGUAY

먼 나라, 궁금한 나라

우루과이가 품은 매력 속으로!


이렇게 젊고 스타일리시한 대사님은 처음 뵙니다. 2년 전, 첫 대사 부임국으로 한국에 오셨다고요 22년 동안 우루과이 외교부에서 일하며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등지에서 근무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대사로 일하게 됐고요. 이곳에 오기 전에 몇 가지 선택지가 주어졌는데 그중에서 직접 한국을 선택했어요. 이전에 방문한 적은 없으나 한국 문화나 디자인, 교육을 많이 접해왔고, 선진국이자 경제 대국인 한국에 대해 공부하는 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어요.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많은 호기심을 갖고 있었지요.

한국인이 우루과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점이나 잘못 알고 있는 점은 뭘까요 우루과이와 한국은 지구 정반대에 있어요. 서울에서 구멍을 뚫고 내려가면 우루과이로 통하는 거죠.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우루과이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 많죠. 축구를 잘한다, 그 정도(웃음)? 무엇보다 중남미 국가들은 대부분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나라마다 다른 문화와 특색이 있다는 걸 많이 모르는 것 같아요. 일례로 기후도 우루과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계절이 있어요. 여름이 길긴 하지만 최고온도가 30℃로 오히려 한국보다 낮습니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비교해 또 어떤 점이 특별한가요 첫째는 ‘자연’입니다.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슬로건 중에 ‘우루과이 나뚜랄(Uruguay Natural)’이란 말이 있어요. 그만큼 비옥한 대지와 뛰어난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예일대가 연구한 대기오염이 가장 적은 나라 ‘톱 10’에 선정된 적도 있어요. 두 번째는 ‘안전’하다는 것. 지진, 홍수,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는 일이 거의 없고, 남미에서 치안이 가장 좋은 나라에 속합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안전한 편이에요. 

우루과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아메리카 대륙의 스위스’라 불리는 우루과이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안정된 국가이고 1인당 GDP도 중남미에서 가장 높아요. 때문에 문화적으로도 상당히 발달돼 있죠. 패션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등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조금 특별한 점이라면 우루과이에선 시나 발레, 연극 같은 예술 분야가 대중화돼 있다는 것. 우루과이 태생의 유명한 오페라 가수나 발레리나들도 여럿 있답니다.

우루과이에서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여성, 가장 존경받는 여성은 누구인가요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유명한 여성들이 많지만, 현재는 배우이자 가수, 모델이기도 한 나탈리아 오레이로(Natalia Oreiro)를 들고 싶어요. 남미뿐 아니라 러시아와 동유럽에서도 인기 높은 스타이죠. 이번 러시아 월드컵 공식 노래 ‘United by Love’를 부르기도 했어요. 또 현 우루과이 부통령 루시아 토포란스키(Lucia Topolansky)는 존경받는 여성 중 한 명이죠. 우루과이는 최근 15년 동안 여성 인권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뤘습니다. 북유럽 국가를 모델로 삼아 여러 가지 성 평등 정책을 도입했고, 이런 분위기에서 우루과이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 된 루시아 토포란스키는 아주 상징적인 존재라 할 수 있죠. 참고로 우루과이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첫 번째로 여성들의 투표권이 인정된 국가이고, 1933년부터 낙태권이 보장돼 있어요.





한국의 문화, 라이프스타일에서 인상적인 점이라면 너무 많아서 몇 가지 꼽기가 어려울 정도예요. 일단 개방적이고 오픈 마인드인 한국인들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즐기고, 그러면서도 일도 열심히 하고요. 디자인이나 문화, 첨단 기술력 등 한국은 놀랄 만한 게 정말 많아요. 한국인은 호기심이 많은 것 같아요. 뭔가 배우고 새롭게 접하는 걸 좋아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앞으로 우루과이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웃음)?

지구 정반대에 있는 한국과 우루과이의 닮은 점이 있다면 지리상으로 우루과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두 남미 강국에 붙어 있는 작은 나라입니다. 과거 스페인에 의해 식민지 지배를 받았고요. 한국 역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끊임없이 두 나라와 얽혔죠. 제가 생각한 두 나라의 공통점은 영어로 말하자면 ‘리실리언스(Resilience)’, 위기를 극복하고 회복하는 강한 내면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관저 곳곳에 있는 미술 작품에서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가 느껴지는데, 이 같은 취향과 스타일을 갖추게 된 비결은 제가 특별히 고상한 취향을 지녔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감히 제 경험을 나누자면 ‘Follow your instinct!’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려면 유행이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고, 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것을 밀고 나가야 해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자신에게 맞는 것을 추구하는 태도가 취향을 형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모든 취향이 합쳐져 자기만의 세계가 형성되면, 일이나 다른 창조적인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죠. 자기 안의 목소리에 충실할 것. 자기 본연의 감각을 믿으라 말하고 싶네요.


시간이 멈춘 듯한 도시 콜로니아 델 사크라멘토의 골목


HOT PLACE 우루과이는 지역마다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어요. 그중에서 <엘르> 코리아에 추천하는 여행지는 콜로니아 델 사크라멘토(Colonia del Sacramento)와 호세 이그나시오(Jose′ Ignacio). 콜로니아 델 사크라멘토는 식민지 시절의 모습을 간직한 역사적인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어요.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곳으로, 오래된 건축물과 역사 유적뿐 아니라 카페와 갤러리, 레스토랑도 많아요. 남미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푼타 델 에스테(Punta del Este)에서 조금 떨어진 호세 이그나시오는 부유한 관광객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는, 최근 들어 각광받는 지역입니다. 대서양의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겨울에 방문한다면 정반대의 계절 속에서 환상적인 휴가를 즐길 수 있습니다.


거리의 탱고 댄서


PEOPLE 저는 사람이 곧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루과이는 흥미로운 나라가 아닐 수 없어요. 우루과이는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입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프랑스, 남부 유러피언이 배를 타고 건너와 정착하면서 국가를 이뤘죠. 우루과이 국민의 80%는 유럽계 백인이고 8%가 아프리카인입니다. 다양한 민족이 모여 유럽과 아프리카 문화가 혼재하는 우루과이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된 것이죠. ‘다양성’은 우루과이란 나라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남미 최고의 아트 페어 '에스테 아르테' 전시장


ART 미술 애호가라면 매년 1월 우루과이 남부 휴양 도시 푼타델 에스테(Punta del Este)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 ‘에스테 아르테(Este Arte)’에 주목해 보세요. 유럽의 유명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남미 최고의 아트 페어로,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미술 관계자들이 해마다 우루과이를 방문합니다. 행사 기간에는 전시장뿐만아니라 근처 레스토랑과 해변가 일대에서도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요. 파리나 바젤,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유명 아트 페어와는 사뭇 다른, 좀 더 활기찬 무드를 느낄 수 있죠. 여름날, 전시를 관람하고 해변가 바에서 샴페인 한 잔을 마시면 누구라도 행복할 거예요.


카니발 현장에서 칸돔베를 연주하며 춤추는 사람들


MUSIC 아프리카 이민족으로부터 시작된 칸돔베는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음악이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죠.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우루과이에서도 매년 2월경 카니발이 열리는데, 이 기간이면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칸돔베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 춤을 춥니다. 탱고 또한 우루과이 사람들의 DNA에 새겨져 있다고 할 정도로 친숙한 음악입니다. 영화 <여인의 향기>를 통해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명곡 라꿈빠르시따(La Cumparsita)가 바로 우루과이 작곡가 마토스 로드리게스의 곡입니다. 지난해 곡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큰 행사도 열렸지요. 이런 전통음악 외에도 수도 몬테비데오나 여러 관광 도시의 클럽가에선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유명 DJ의 음악을 즐길 수 있어요. 아, K팝의 인기도 높아요. 어쩌다 K팝 콘서트가 열리면 항상 만석이에요.


양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우루과이의 와이너리


WINE 수출량이 많지 않고 관세가 높아 한국에선 쉽게 만날 수 없지만, 우루과이 와인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칠레, 호주 등 유명 와인 생산국과 같은 위도상에 위치해 포도가 자라는 데 최적의 토양과 기후를 갖추고 있죠. 또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이민자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포도 재배 방식을 벤치마킹해 일찍이 와인 산업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우루과이 와인의 대표 품종은 타나트(Tannat)인데, 구조감이 단단하고 타닌이 높아 육류와 잘 어우러집니다. 우루과이 남동부 최대 와인 생산지인 말도나도(Maldonado)는 파란 하늘과 포도밭이 펼쳐진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연상시켜 ‘토스카나 델 수르(Toscana del Sur)’라고도 불립니다. 호텔이나 레스토랑을 갖춘 와이너리도 많은데, 이런 곳에 머물며 천천히 와인을 즐기는 것도 특별한 여행이 될 거예요.

CREDIT

에디터 김아름
사진 장엽(인물), GETTYIMAGESKOREA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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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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