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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THU

비긴 어게인

99nights in Paris_EP4. 파리 성당 기행

미련은 없다. 14년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파리로 떠났다. 패션 디렉터 출신의 퇴사 후 스토리, 그 네 번째 이야기. 파리의 숨겨진 아름다운 성당



프랑스에 오면 많은 프렌치를 만날 줄 알았는데, 웬걸. 학교에서 불어는 배우는 친구들은 프랑스 사람들이 아니다. 스웨덴, 스페인, 멕시코, 중국, 일본, 영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정말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생각지 못한 다양한 문화를 체험 중이다. 덕분에 미처 몰랐던 파리의 성당을 발견하는 행운도.


Episode 1

어느 날 점심을 먹던 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노아가 말했다. “우리 동네에 교회가 두 개 있어. 그런데 왜 그렇게 종을 쳐대는지 모르겠어. 넌 혹시 그 이유를 아니? 비단 일요일뿐만이 아니고 시도 때도 없이 딩딩딩딩. 도무지 아무것에도 집중을 할 수가 없다니까.(아시다시피 아랍 국가는 대부분 이슬람교도다. 또 종교가 없더라고 교회, 크리스찬이라는 말은 조금 부담스러운 단어인 듯 하다.)” 이를 들은 타이완에서 온 칭잉이 심각하게 말했다. “교회에 가서 따져. 종 좀 그만치라고. 그럼 조금 칠 거야.” 다시 이를 들은 시리아에서 온 엠마와 난 기함하며 “그건 그렇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 이웃에게 교회가 종을 언제 치는지 물어보고 그 이유만 알아도 스트레스가 줄어들지 않을까? 항의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잖아”했다. 그런데 칭잉은 손사래까지 치며 말한다. “아니, 아니. 가서 따져야 해. 우리 나라에서는 그래. 무조건 항의부터 해야 해.” 이런 식이다. 지구촌 한 가족이라는 말은 아직은 멀고도 먼 얘기인 것 같다.



파리에서 제일 오래된 성당이자 수도원인 생제르망데프레(Abbaye de Saint-Germain-des-Pres) 성당의 전경. 예배, 결혼식,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종을 친다. 다시 말해 자주 친다. 생제르망데프레 성당의 일요일 종소리는 한 번 칠 때 5분정도 치는데 그 소리가 예상외로 크다.


Episode 2

“메달 성당(샤펠 노트흐-담 드 라 메다이으 미라퀼로Chapelle Notre-Dame de la Medaille-MIraculeuse) 안갈래? 르 봉마르셰 백화점 근처야” 메달 성당? 일본에 온 미와코의 제안에 당황했다. 백화점 일대는 요즘 나의 산책로로 매일 오가는데 성당은 미처 보지 못했다. 내가 가진 관광 책에도 안 나왔다. 사실 미와코는 평소 “일본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믿어.”라고 말해온 무신론자. 그런 그녀가 성당에 가자는 걸 보면 분명 명소일 터. “요즘 일본 젊은 여자들 사이에서 이 성당 메달로 만든 액세사리가 유행이야. 만들어서 팔기도 해. 종교와 상관없이 다들 해. 관광 책자에도 나와있어.” 알고 보니 이 성당은 천주교 신자들이라면 다 아는 ‘기적의 패’라 불리는 메달이 처음으로 제작된 곳. 1830년 이곳의 수녀님이 기도 중에 성모 마리아의 계시를 받았고 그 계시의 이미지를 담은 메달을 만들었다. 이후 세계 각지의 천주교 신자와 여행객들의 명소가 됐음은 물론! 그러고 보니 디자이너 돌체앤가바나 역시 이 메달을 여러 방면으로 활용한다.



르 봉마르셰 백화점 식품관과 패션관 사이 골목에 아담하게 자리한 메달 성당. 다른 성당의 웅장한 외관에 비해 아담하다. 메달은 1유로 이하부터 5유로 이하까지 다양하다.


Episode 3

생떼띠엔느 뒤 몽 성당(Elise Saint-Etienne du Mont). 영화 <미드나잇 파리에서> 과거로 빠져들 때 배경이 된 성당으로 점차 유명세를 타고 있다. 팡테옹을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왼쪽으로 보이는 성당이다. 사실 난 그 일대를 무척 좋아한다. 소르본 대학과 룩상부르크 공원이 근접해 생생한 삶의 느껴지면서도 웅장한 우아함이 느껴지는 곳이기 때문. 헌데 난 그 길을 그리 오가면서도 성당이 있는 줄 몰랐다. 우연히 알게 된 한 파리지앵 친구 왈, “파리에서 딱 하나 교회를 가야 한다면 난 이곳을 추천해. 안에 꼭 들어가봐. 정말 로맨틱한 곳이야.” 5세기 파리의 수호 성인으로 훈족의 침략과 전염병으로 파리를 구했다는 생트주느비에브(Sainte-Genevieve)를 위해 당시(프랑스를 통치하던 클로도베쿠스 1세는 수도원을 지어주었는데 그 수도원(지금의 팡테옹)의 부속성당이다. 역사가 긴 만큼 다양한 건축 양식이 공존, 나선형으로 연결된 예배당은 정말 공주님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할 만큼 인상적이다.



내부 인테리어가 환상적인 생떼띠엔느 뒤 몽 성당. 이곳에서도 메달을 파는데 메달 성당의 것과는 조금 다르다(5유로).


 TIP!  유럽의 성당을 비롯해 뮤지엄과 같은 명소는 다양한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는 보고다. http://www.toutparisenvideo.com 에서는 이런 명소들을 촬영한 동영상을 소개해 꼭 현장에 가지 않아도 생생하게 그곳의 모습을 볼 수 있다.


 TIP!  길거리에서 핸드폰 배터리가 나갔을 때만큼 난감할 때가 없다. 이럴 때 버스 정류장을 찾을 것. 친절하게도 버스 정류장 광고면 측면에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단, 케이블은 없으니 본인 것을 챙길 것.



휴대폰 충전이 가능한 파리의 버스 정류장.




노블레스 패션 디렉터로 일하다 14년 회사생활을 접고 얼마 전 훌쩍 파리로 떠났다. 파리에서 머무는 99일 간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

CREDIT

에디터 김강숙
글 서재희
사진 서재희, 게티이미지뱅크
디자인 박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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