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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MON

DESIGN AND THE CITY

런던 디자인 여행

세계 디자인 수도'를 자처하는 잔신감과 열정, 창작 정신이 넘실댄 9월의 런던에 대한 기록

V&A 뮤지엄에 설치된 조명 디자이너 플린 탈봇의 전시 전경.



벌룬 구조물과 패턴 플레이로 광장을 변모시킨 카미유 왈랄라의 랜드마크 프로젝트.



조명 디자이너 토드 분체와 스와로브스키가 협업한 크리스털 조명.



V&A 뮤지엄 내 로스 러브그로브의 설치미술 작품.



부티크 호텔인 ME 런던에서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활용한 가구를 선보인 닐 브로디.



리 브룸은 자신의 대표작을 블랙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디자인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 세계 속으로 흠뻑 빠져보자(Design is everywhere. Lose Yourself in Design).’ 2003년부터 시작해 매년 9월 런던이라는 메트로폴리탄 구석구석에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이하 LDF)의 모토다. 런던은 수많은 이민자가 정착해 문화 다양성에 기여했다.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이 더 나은 교육과 기회를 얻기 위해 모여드는 도시기도 하다. 특히 디자인에 있어선 세계적 디자이너와 건축 스튜디오가 런던에 베이스를 두고 창의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LDF는 디자인 분야에서 고도로 성숙한 문화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며 ‘세계 디자인 수도’라 자처하는 런던의 의지와 야심을 빛내는 행사로 꼽힌다. LDF 디렉터 벤 에번스(Ben Evans)는 “디자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취향이 깊고 세분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그저 구경하기보다 경험하고, 훌륭한 디자인 제품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고 언급했다. 그의 말처럼 LDF는 단지 디자이너와 디자인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도시 곳곳에 설치미술 작품과 전시를 열어 런던 시민과 관광객이 다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중 백미는 해마다 LDF 허브로서 가장 인상적인 설치미술 작품을 품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이하 V&A 뮤지엄)의 전시다. 올해는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로스 러브그로브(Ross Lovegrove)가 영국의 국보급 태피스트리가 소장돼 있는 공간에 21m에 달하는 패브릭이 구불구불 접혀 있는 설치미술 작품 ‘Transmission’을 선보였다. 폴리카보니트와 폴리우레탄이 합성된 원단을 활용한 작품은 디지털 스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중세시대의 태피스트리 직물 색상을 분석하고 그대로 적용해 만들었다. 단절된 시간의 보관소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잇는 뮤지엄의 역할을 입증하는 듯했다. 호주 출신의 조명 디자이너 플린 탈봇(Flynn Talbot)의 ‘Reflection Room’은 수많은 SNS 계정에 사진이 올라오며 최고의 인기 전시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는 35m 길이의 룸 양쪽 끝에 각각 파란색과 주황색 튜브 조명을 설치하고, 그 사이에 검은색의 반사 패널을 덮어 방 전체를 빛의 그러데이션으로 채웠다. 호주의 파란 바다와 오렌지빛 석양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디자이너의 개인적 내러티브가 스며든 전시 공간은 몽환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해마다 LDF 개최를 기념해 시내에 야외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랜드마크 프로젝트(Landmark Project)’ 또한 화제를 모았다. 텍스타일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카미유 왈랄라(Camille Walala)는 리버풀 스트리트에 있는 익스체인지 스퀘어에 벌룬으로 만든 거대한 성을 선보였다. 포스트모던 디자인을 이끈 멤피스 그룹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한 밝은 컬러와 그래픽 패턴으로 완성된 이 작은 성은 근방의 빌딩 숲에서 일하는 런더너들의 일상에 재미를 주는 휴식처가 됐다. LDF가 열흘간 진행되는 동안 ‘100% 디자인’ ‘데코렉스(Decorex)’ ‘디자인정션(Designjunction)’ 등의 트레이드 쇼에서 디자인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들의 전시가 연일 개최됐다. 또 디자인 숍과 스튜디오가 밀집한 구역별로 저마다 크고 작은 이벤트가 동시다발로 열렸다. 그중 자유롭고 아티스틱한 감성이 넘실대는 이스트 런던의 쇼디치 디자인 트라이앵글에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영국 디자이너 리 브룸(Lee Broom)의 쇼룸이 LDF 방문자들에게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꼽혔다. 그는 10주년을 기념해 자신의 대표작을 블랙 에디션으로 만들고, 정교한 설치미술을 통해 두 개의 방을 거울에 반사된 듯한 착각이 들도록 연출했다. 한편, 중심가 부촌인 브롬턴과 메이페어 지역은 카시나, 몰테니, 폴트로나 프라우, 콘란 등 유명 디자인 숍과 아트 퍼니처 갤러리들이 저마다 특별 전시로 빼곡히 채웠다. ME 런던과 에이스 호텔, 시티즌 M 호텔 등 런던을 대표하는 디자인 호텔 또한 숨 가쁜 전시 대열에 합류했다. 예술과 디자인,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 시대지만, 분명히 차이는 있다. 디자인은 사람들의 삶과 밀접한 아이디어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진정한 크리에이티비티를 경험하고 싶다면, 내년 9월 런던행을 일찌감치 계획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CREDIT

글 강보라
에디터 김영재
디자인 오주희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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