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라이프 > 컬쳐

2018.07.12. THU

BLOOMING DAYS

꽃보다 아름다워

꽃향기와 사랑으로 충만한 듀오 플로리스트 케네디 부부의 공간을 찾았다


이제 막 한 살 된 사랑스러운 딸 클로버와 함께.


감각적인 꽃 작업으로 런던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페탈온 플라워(Petalon Flowers)의 듀오 플로리스트 케네디 부부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입구에 들어서자 맨발에 샌들만 신은 남편 제임스가 10대처럼 천진한 얼굴로 뛰어온다. “미안해요, 아이가 인사하고 싶어 하네요.” 그는 밝게 웃으며 이제 막 한 살 된 딸 클로버를 품에 안는다. 엄마인 플로렌스도 아장아장 걷는 딸과 남편 사이에 서둘러 자리를 잡고 앉았다. 샌드와 캐멀 컬러가 따듯하게 채워진 공간에 반려견 헉슬리까지 모이니, 비로소 한 폭의 그림 같은 네 가족 풍경이 완성된다. 딸 클로버의 모습은 플로리스트 부부의 인스타그램(@petalon _flowers) 피드 곳곳에 등장한다. 다채로운 꽃다발 사이에서 헉슬리와 뛰노는 클로버의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일과 가족, 평화로운 일상이 공존하는 페탈온 플라워의 하루는 우리가 꿈꿔온 이상적인 인생이라 할 만하다. 런던 동부에 있는 이들의 집이자 스튜디오 ‘디 올드 데어리(The Old Dairy)’에 들어서자 향기로운 꽃 내음이 에디터를 반긴다. “예전에는 꽃과 24시간 함께하는 게 어색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죠.” 플로렌스가 미소를 띠며 얘기한다. 약 200평 규모의 공간은 시원시원한 여백과 꽃, 이들의 취향을 담은 감각적인 소품으로 채워져 있다. 벽면에 장식된 로즈골드 컬러의 액세서리와 유니크한 형태의 재활용 가구, DIY 소품은 커플의 타고난 솜씨를 대변하는데, 제임스가 직접 꾸민 자전거에 꽃을 담아 고객에게 배달되는 점 역시 흥미롭다. “처음 이 건물에 들어섰을 때 정말 막막했어요.” 플로렌스가 조심스럽게 운을 뗀다. “손봐야 할 곳이 무척 많았죠. 아마 짐작도 못할 거예요. 창문은 여기저기 깨졌고 벽면엔 난잡한 그래피티가, 바닥엔 추잉껌이 붙은 잭슨 폴록의 모방 작품이 가득했으니까요.” 정원의 양철 지붕부터 모든 부분을 부부의 취향대로 완벽하게 바꾼 스튜디오 내부에는 다양한 꽃과 화초들이 근사한 정물화처럼 놓여 있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소울메이트인 케네디 부부.


“제임스가 실내 식물을 좋아해요.” 엄격한 워터링 스케줄에 의해 늘 싱그러움을 유지하는 희귀 식물들은 배스(Bath)에서 공수해 온 것. “비결은 구글 캘린더예요.” 제임스가 말한다. “컬러 코드와 함께 필요한 모든 걸 적어놓았어요. 이렇게 유용한 시스템은 흔치 않죠.” 스튜디오를 지나 안락한 집에 발을 들이면, 로즈골드 톤의 침대 프레임과 이케아 침대를 제외한 모든 곳이 빈티지 무드로 꾸며져 있다. “아마도 이 두 가지가 우리가 가진 가구 중 유일하게 새 제품일 거예요.” 대신 주방에 걸린 아티스트 알리시아 게일(Alicia Gale)의 작품, 반려견 헉슬리의 포트레이트 등 아트 피스나 소품에 많은 비용을 들였다. 그중 ‘열혈 애견인’임을 상징하는 헉슬리의 3D 버전 사진은 제임스의 어머니가 준 소중한 선물. “바닥은 주로 헉슬리를 고려해 설계했어요. 카펫 대신에 러그를 깔았고, 헉슬리와 닮은 컬러로 꾸몄죠.” 제임스의 설명이다. 옷장 역시 헉슬리와 세트를 이루는 샌드 컬러로 채색했다. 한편 주방 벽면과 선반에는 각종 아트워크와 산뜻한 컬러의 화분이 가지런히 장식돼 있다. “요즘 많은 시간을 주방에서 보내요.” 제임스가 말한다. “요리는 사교활동에 버금가는 우아한 생활방식으로 거듭났으니까요.” 반면 플로렌스는 ‘솔직히 요리는 여전히 서툴다’고 수줍게 말한다. “전 파스타와 케첩, 치즈로만 요리하는 여자로 유명했어요. 요즘엔 애나 존스(Anna Jones)의 요리책에 의지하고 있는데, 채식주의자인 우리에게 그녀의 요리법은 정말 잘 맞아요.” 단, 클로버를 위해선 똑같은 레서피에 소금을 거의 넣지 않은 음식을 준비한다.


작업에 쓰이는 자연스러운 색감의 꽃들.


빈티지 액세서리를 즐기는 플로렌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제임스와 플로렌스는 프로젝터와 벽난로가 있는 스튜디오에 자리를 잡는다. 부부가 즐겨 보는 글로벌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 Blue Planet>을 시청하기 위해서다. “어떤 장르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우린 스칸디나비아 누아르라고 답할 거예요.” 그런가 하면 종종 악기를 연주하고 춤추며 저녁을 즐기는 부부는 이베이에서 구입한 첼로로 클로버를 즐겁게 하는데, 클로버 역시 엄마 아빠를 닮아 음악을 좋아한다(인터뷰를 나누는 도중 장난감 나무 블록으로 리드미컬하게 박자를 맞추곤 했다). “클로버는 리듬을 자주 타요. 말썽꾸러기 헉슬리가 곁으로 오기 전까진 말이죠.” 마침 헉슬리가 그들 곁으로 슬금슬금 걸어오고, 옆에 있던 클로버가 신나게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이토록 이상적으로 아름다운 가족의 모습이라니! 스튜디오에 펼쳐진 다채로운 꽃 사이로 케네디 부부의 따듯한 미소가 번진다.

CREDIT

에디터 김미강
사진 CLARK FRANKLYN
글쓴이 SARA MCALPINE
디자인 황동미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7월호
참고하세요!

저작권법에 의거, 엘르온라인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타 홈페이지와 타 블로그 및 게시판 등에 불법 게재시 불이익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