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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1. MON

ICONIC SHADES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뜨거운 햇빛과 무례한 시선을 피하기 위한 선글라스

MARILYN MONROE

1956



1956년, 마릴린 먼로는 그녀의 세 번째 남편인 극작가 아서 밀러와의 결혼식을 마친 뒤 코네티컷의 록스베리에 있는 그의 별장으로 향했다. 그녀의 친한 친구인 사진가 밀턴 그린 등도 함께였다. 섹스심벌로 대중에 알려진 뒤, 줄곧 비슷한 이미지로 소비됐지만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기를 꿈꾸던 여배우 그리고 그녀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썼던 극작가. 두 남녀는 서로의 환상에 도취된 채 그해 여름을 보냈다. 이 시절에 찍힌 사진 속의 마릴린은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인다. 충분히 사랑받는 여자만 지을 수 있는 표정으로 빛이 났다. 그곳까지 따라붙은 파파라치들을 의식했는지 그녀는 내내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했는데, 자신을 가리려 했던 아이템조차 컨버터블과 트렌치코트, 머리에 두른 스카프와 함께 마치 영화 스틸 컷 같은 장면을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



AUDREY HEPBURN

1951



영국 이스트 서식스, 브라이턴에서 이스트본으로 가는 길 해안가에 있는 로팅딘. 이 작은 마을의 해변에서 오드리 헵번이 휴가를 즐기고 있다. 바다에 뛰어들기, 그물로 물고기 잡기, 농장에서 말 타기, 벤치에 기대어 ‘멍 때리기’, 잔디밭에 엎드려 꽃반지 만들기 등 아름다운 모습이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담겼다.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던 그녀는 휴가 내내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살굿빛의 클리어 프레임에 어두운 컬러의 렌즈를 더한 디자인.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선글라스가 그녀의 조막만 한 얼굴과 짧은 머리, 흰 피부에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



SUSAN SARANDON & GEENA DAVIS

1991



남성주의 사회의 억압 속에서 살아가던 두 여인의 일탈을 다룬 영화 <델마와 루이스>. 가부장적 제도 속에서 여성의 한계에 맞서 싸우는 여성상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는 패션을 적극 활용했다. 영화 초반에 퍼프 슬리브 블라우스와 프릴로 장식된 스커트를 입던 루이스는 영화 후반부에 티셔츠와 데님 팬츠, 카우보이 부츠 등을 착용하며 자유로운 스타일로 변신한다. 사진 속 델마의 선글라스는 현실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표현하고 있다. 고양이 눈매를 닮은 캐츠 아이 선글라스는 왠지 모를 자신감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는, 그야말로 마법의 아이템이다. 착용하는 순간 영화의 명대사를 외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Let’s keep going!”



MARIANNE FAITHFULL

1967



마리안 페이스풀의 사진은 60년대 스타일을 논할 때 자주 사용되는, 참고 자료와도 같다. 그런데 이날 그녀의 상황이 좀 묘하다. 그녀는 막 법정을 나서는 참이다. 연인이었던 믹 재거가 마약 혐의로 3개월 징역형을 받은 후, 그를 면회하면서 담배와 책을 전달하기 위해 들른 것이다. 암울했던 날의 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근사한 스타일 아닌가. 더블 브레스트 코트와 풍성한 프릴로 장식된 셔츠, 슬랙스와 메리 제인 슈즈까지. 그중 가장 매력적인 건 역시 스트라이프 패턴의 빅 프레임 선글라스다. 그녀의 불행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집어들었을 아이템이 가장 멋지게 기억되는 아이러니가 씁쓸하긴 하지만.

CREDIT

에디터 김자혜
사진 GETTYIMAGESKOREA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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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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