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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1. FRI

SUB-CULTURE INVASION Ⅰ

유스 컬처, 청춘 전성시대

획일성을 거부하는 본능, 수많은 물음표와 탄력적인 에너지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이라는 치기 어린 태도로 무장한 청춘의 기운이 가동될 때 이 세상은 반응하고 깨어난다.


‘반항하다’와 ‘저항하다’란 단어는 직접적이고 듣기만 해도 아드레날린을 치솟게 만든다. 제임스 딘이 단 3편의 주연작에 출연하고도 전설로 남게 된 것도, 주름 하나 없던 시절의 이완 맥그리거가 <트레인스포팅>에서 보여준 거친 질주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어쩌면 반항은 인간에게 내재된 본성일지도 모른다. 

알베르 카뮈는 ‘인간은 생긴 그대로이기를 거부하는 유일한 피조물’이라 했다. 여타의 인간 본성이 그러하듯 반항도 영원히 풀 수 없는 양면성을 갖는다. 어떤 힘이나 규제를 전복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원천이 되는가 하면, 보편성과 획일화에 대한 반발심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른바 ‘창조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공 같이 튀는 반항의 탄력은 문화와 예술이 지루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다. 주류 문화에 편입되지 않은 서브컬처가 좋은 예다. 


1950년대에 이르러 반항기 가득한 청춘을 중심으로 기성 문화와 다른 패션과 아이덴티티를 공유한 새로운 문화 집단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테디 보이즈, 모즈, 로커스, 히피, 펑크…. 그들은 세상을 왈칵 뒤엎으려는 혁명가나 철학적 지성인이 아니었다. 구세대 문화를 거부하는 보편적인 반항을 토대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만드는 유희 집단에 가까웠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탈을 꿈꾸는 서브컬처가 주류 문화의 창이 다양한 영역으로 열리게 하는 구심점이 됐다는 것이다.





1960년대 ‘모더니스트’를 지향한 모즈 룩은 비틀스의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통해 대중화됐고, 물질만능의 가치관을 거부하며 등장한 히피 문화는 지미 헨드릭스, 밥 딜런이란 날개를 달고 서구권을 휩쓸었다. 

또 1980년대에는 힙합 문화가 부흥기를 맞으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세력을 떨쳤다. 이후에도 젊음과 반항에 기반한 ‘영 파워’는 계속해서 태동했다. 주류 문화는 이를 ‘거부감’이 아닌 ‘신선함’으로 포장, 최신 유행으로 소비했다. 서브컬처의 생태계는 SNS의 등장 이후 큰 변화를 맞는다. SNS는 권력이 부재한 유스 문화, 소수 문화에 엄청난 확장성과 영향력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지역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새로운 생각과 스타일은 주류 문화를 통하지 않고도 글로벌적인 팬덤을 형성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새로운 세대의 유스 신드롬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신을 꼽으라면 단연 패션계다. 숨가쁘게 난리법석을 떠는 그곳을 강력하게 매료시키고 있는 건 스트리트 웨어다. “진정으로 럭셔리한 스타일이라면 편해야 한다. 편하지 않다면 럭셔리한 것이 아니다”라는 코코 샤넬의 전언이 발현된 걸까. 가장 신선하고 급진적이라고 평가받는 베트멍, 고샤 루브친스키, 마틴 로즈 같은 젊은 레이블들이 스트리트 무드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며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초반 마크 제이콥스가 그런지 룩을 하이패션으로 승화시킨 것과 다른 차원의 움직임이다. 

과거 럭셔리 하우스가 새로운 패션을 위해 서브컬처를 스카우트했다면 젊은 창작자들은 자신과 친구들이 ‘쿨하게’ 입고 싶은 옷들을 내놓고 있으며, 이보다 더 쿨한 건 그들의 자유롭고 반항적인 움직임이 하이패션의 중심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살아 있고 우리는 무한하다.” 혼미한 청춘의 이미지가 넘실대는 영화 <월플라워> 속의 대사처럼 반항적 혈기와 자유, 뚜렷한 스타일과 유머에 기반한 유스 서브컬처가 활력과 역동을 잃어가고 있는 주류 문화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CREDIT

EDITOR 김영재
PHOTO GETTYIMAGES/IMAZINS
ART DESIGNER 조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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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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