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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9. TUE

THE WINNER IS...

오스카 '남주' 찾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주인은 누가 될까. 막강 후보들의 동상이몽.

우주의 기운이 그에게 향하고 있는 모양새다. 2월 28일 열리는 제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에 이어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일명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불운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그를 향해 '이제는 줘야 한다'라는 동정여론도 높다. 그렇다고 해서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공공의 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도 오스카의 '남주'가 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하얗게불태웠어 #오스카5수생 #해탈

어떤 작품으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19세기 초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동료에게 배신을 당한 사냥꾼 '휴 글래스'의 복수극이자 생존극을 그렸다.

받아 마땅하다 오스카 트로피를 위해서라면 그깟 고생 쯤이야! 혹한 속에서 맨 땅을 기고 강물에 휩쓸리고 알몸 차림이 되고 들소의 생간을 씹어 먹으며 장면 하나하나에 생생함을 불어 넣었다. 두려움, 고통, 그리움으로 점철된 고퀄리티 감정 표현은 재현이나 연기가 아니라 실제였을 지도 모른다.

오스카 성적 연기 인생 20년 동안 <길버트 그레이프>로 남우조연상 후보, <에비에이터> <블러드 다이아몬드>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의 남다른 클래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수상에는 모두 실패하며 인간미를 보여줬다. 시상식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킹메이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감독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왕년의 배트맨' 마이클 키튼을 완벽하게 심폐소생시킨 <버드맨>으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챙겼다. 한 가지 흠이라면 마이클 키튼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헛물만 켰다.

초치고 싶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강력한 라이벌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될 수 있다. 이 영화는 작품상, 감독상의 유력 후보다. 지난 10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이나 감독상을 받은 작품이 남우주연상까지 수확한 경우는 두 번에 불과하다.(2011년 <킹스 스피치>와 2012년 <아티스트>). 아카데미 위원회는 보수적인 성향으로 유명하다. 안 되는 사람은 뭘 해도 안...아니다.




마이클 패스벤더 #다른외모 #같은성깔 #베니스영화제남주

어떤 작품으로 천재 또는 혁신의 대명사였던 스티브 잡스. 영화 <스티브 잡스>는 극적이고 흥미로운 세 가지 순간들을 통해 그가 어떤 인간이었는지를 드러낸다.
받아 마땅하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스티브 잡스를 닮지 않았지만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영화는 스티브 잡스의 외모가 아니라 그가 지닌 다면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데 치중한다. 천재, 혁신가, 완벽주의자 그리고 불통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독선주의자의 면모를 쉼없이 말하고 움직이며 빈틈없이 완성했다. 특히 할리우드 최고의 각본가 아론 소킨이 집필한 방대한 대사들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연기는 기예에 가깝다.
오스카 성적 19세기 미국 노예제도의 참상을 그린 <노예 12년>의 악덕 농장주 역으로 2014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트로피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트랜스젠더를 연기한 자레드 레토의 품에 안겼다. 사실 남우조연상을 받았더라도 성에 차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릇이 넓은 배우이다. 섹스 중독자로 열연한 <셰임>을 통해 세계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오스카에서 그의 수준에 맞는 상은 딱 하나뿐이다.
킹메이커 <스티브 잡스>의 대니 보일 감독은 기복이 심하다. <트레인스포팅> <슬럼독 밀리어네어> <127시간> 등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들은 더 많다. <스티브 잡스>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배우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이다.
초치고 싶지 않지만 스티브 잡스가 타계한 것은 불과 5년 전의 일이다. 여전히 우리는 그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를 또렷이 기억한다. 아무리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고 하더라도 스티브 잡스와 닮지 않은 외모는 어쩔 수 없이 어떠한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에디 레드메인 #디펜딩챔피언 #젊다젊어 #여우주연상도 #내꺼하자

어떤 작품으로 <대니쉬 걸>. 내재된 정체성을 깨닫고 역사상 처음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1920년대 덴마크의 풍경화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의 실화을 그렸다.

받아 마땅하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루게릭 병에 걸린 스티브 호킹을 완벽히 재현한 그가 또 다시 치열한 연기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다. 1년에 걸친 탐구 끝에 메이크업을 최소화하고 세심한 표정, 수줍은 말투, 갸냘픈 손동작을 통해 '천생여자'가 됐다. 보다 놀라운 것은 단순히 신체적 변화만 재현한 것이 아니라 혼란과 갈등의 궤적 속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야무지고 단단한 연기력이다.

오스카 성적 1타수 1안타. 그것도 대형 홈런이다. 지난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아카데미 후보에 처음 올라 '남주'가 됐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아는 법이다.

킹메이커 단역으로 출연했던 드라마 <엘리자베스 1세>와 더 많은 대중에게 자신을 알린 영화 <레미제라블>을 연출한 톰 후퍼 감독과 또 다시 조우했다. 톰 후퍼는 2011년 <킹스 스피치>로 감독상, 작품상을 모두 챙겼고 주인공 콜린 퍼스는 남우주연상의 주인이 됐다. 맞다. 아카데미의 지난 10년 중 두 번 있었던 예외 중 하나이다.

초치고 싶지 않지만 매해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에는 최악의 영화와 배우를 선정하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이 열린다. 믿기지 않겠지만 그가 최악의 남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원흉은 워쇼스키 남매 감독의 SF 망작 <주피터 어센딩>이다. 최악의 작품상 후보에 선정되기도 한 이 영화에서 의욕적으로 악역을 맡았지만 가래 섞인 듯한 목소리와 복근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다. 만약 수상의 불명예를 얻더라도 낙담하지 말자. 2010년 산드라 블록은 최악의 여배우상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동시 석권했다.




관심은 적지만...

맷 데이먼 영화 <마션>으로 골든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오스카의 표심을 얻긴 어려울 듯 하다. 최근 수상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아카데미 위원회는 배우의 고생을 중요시했다. '화성 표류'라는 최고 난이도의 생존기를 연기했지만 왠지 고생을 덜 한 것 같은 건 괜한 기분 탓일까. 화성에서 그는 너무 웃고 떠들었다.
브라이언 크랜스톤 1940년대 매카시즘 광풍에 희생된 시나리오 작가 달튼 트럼보의 실화를 그린 <트럼보>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작품이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후보에 오른 것도 남우주연상뿐이다. 그 말인 즉슨, 미드 <브레이킹 배드>에서 진가를 입증한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일당백의 놀라운 연기를 펼쳤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많은 매체들이 그를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CREDIT

EDITOR 김영재
ART DESIGNER 조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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