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라이프 > 라이프 스타일

2018.10.07. SUN

RULES FOR TWO

신혼 재테크, 어떻게?

이제 막 경제적 운명 공동체가 된 두 사람. 탄탄한 신혼 재테크의 기반을 다져줄 여섯 가지 조언을 모았다.



결혼은 서로 다른 규칙과 자산을 갖고 있는 작은 두 기업의 합병과도 같다. 힘을 합쳐 살아나갈 동반자가 생겼다는 게 든든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쌓인 가치관과 습관이 충돌하는 것은 당연한 일. 치약은 어느 부위부터 짜는지, 잠은 몇 시에 자는지 등등 사소한 생활 습관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돈 관리, 투자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 역시 필수다. 결혼 준비 기간과 신혼 초반은 금전 문제와 습관에 대해 두 사람이 터놓고 이야기하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로, 이 기간을 놓치면 허심탄회하게 돈 이야기를 할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세상 또한 온갖 제도와 지원금으로 막 한 팀이 된 두 사람을 응원할 준비가 돼 있다. 당신의 성공적인 합병을 도와줄 재테크 조언은 다음과 같다.


돈 관리의 주체는 두 사람

각자 용돈을 관리하고 공동생활비를 갹출하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추세다. 언뜻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공동 재무 목표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추천하기가 어렵다. ‘내 돈’은 ‘우리 돈’에 비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사용하기도 쉽고, 돈 관리에 문제가 생겨도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통장을 향해 ‘잘 모으고 있겠지’ 하는 기대감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이 결혼 후 서로의 재정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돈을 합쳐서 관리하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 정기적인 저축과 투자 방식, 대출, 보험 가입 등의 큰 결정은 부부 합의하에 진행하더라도 가계부를 쓰고 잔고를 체크하는 실질적인 금전 관리자를 정하는 게 좋다. 관리자는 두 사람 중 돈 관리 경험이 풍부하고, 재테크에 대한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 정할 것. 정기적으로 재무 회의를 열어 이달 저축이 얼마나 늘었는지, 지출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다음 달엔 어떻게 개선해서 앞으로 투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규칙적으로 합의점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좋다. 투자에 대한 지식 수준이 서로 다르더라도 반드시 합의하고 넘어가야 하는 게 포인트. 재무적 결정에서 소외된 사람은 반드시 결혼생활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공유하고, 논의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팀워크도 존재하기 어렵다. 결혼이라는 ‘평생’을 이어갈 수 있는 팀 프로젝트에 모든 팀원이 기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심지어 팀원도 단 두 명인데 말이다.


둘만의 목표 정하기

‘돈 쓰는 재미’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돈을 쓰는 건 정말 재미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신혼 때는 웬만큼 각오를 다지지 않는 한 소비의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뿐만 아니다. 결혼 과정에서 경험한 수백 수천, 때로는 수억 단위의 소비로 인해 금전 감각 역시 일시적으로 마비된 상태. 자녀 계획이 있는 신혼부부에겐 아이가 생기기 전이 자산을 모으는 가장 좋은 시기이거늘, 오히려 아이가 생기기 전에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잦은 해외여행으로 돈을 모으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상속받을 재산이 있다면 모를까, 스스로 노후까지 계획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신혼의 단꿈에 휘둘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중·장기적 재무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 최소 향후 5년간의 재무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세부적인 규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1년 안에 차를 바꾸고, 5년 안에 특정 지역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면, 연간 저축액은 얼마로 잡아야 할지, 그렇다면 어떤 상품에 드는 것이 좋을지 등등이 세부 계획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함께 꿈을 꾼다면 저축은 물론 절약도 꽤 즐겁다는 사실. 결혼 생활이 좀 더 분명한 행복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는 충실감까지 뒤따른다.


효도는 셀프? 효도 자금은 같이!

결혼한 뒤에는 싱글일 때에 비해 인간관계에 들어가는 돈이 확연히 늘어난다. 결혼적령기에 결혼했다면 주변에서 결혼 소식이 줄기차게 들려올 수도 있고, 여기에 지인뿐 아니라 배우자의 지인 결혼식까지 챙기다 보면 그야말로 ‘결혼 릴레이’가 펼쳐지기 일쑤. 이런 경조사비 지출에 대비해 따로 돈을 마련해 두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지출이 가계에 부담이 되는 건 당연하다(게다가 경조사비는 반드시 현금으로 나간다!). 한바탕 결혼식 릴레이가 지나면 돌잔치 러시가 시작되고, 경사 소식이 잦아들기 시작하면 집안에 환자가 생기거나 장례식 빈도가 늘어나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든 경조사는 끊이지 않으니 생활비에서 꺼내 쓸 생각은 하지 말고 따로 돈을 마련해 둬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목돈이 필요한 이벤트가 있는데 바로 양가 부모님의 퇴직이나 환갑 혹은 칠순 같은 집안 행사다. 요즘 세상에 누가 환갑을 챙기냐고 하겠지만 여행을 보내드리든, 좋은 선물을 하든 간에 큰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많으면 네 번을 다 치러내야 하는 부모님의 환갑은 신혼부부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게다가 요즘은 형제가 많지 않아 1인당 부담해야 할 액수도 크다. 미리 배우자나 형제들과 논의해서 환갑 축하 규모를 정해두고 경조사비와 더불어 계좌를 정해 필요한 돈을 모을 것. 양가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섭섭함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동등한 수준에서 챙기는 센스는 기본이다.


나를 위한 출산 비용

자녀 계획이 있는 신혼부부라면 당연히 자녀 양육에 대한 비용을 고민하기 마련.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지점이 있으니 바로 임신과 출산에도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정부가 임신 중 진료 비용을 지원해 주기도 하고, 자연분만의 경우 큰돈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부 지원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많다. 특히 출산 후 산모인 자신에게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지는 얼마나 목돈을 준비해 뒀느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후도우미나 조리원, 산후마사지 등 산모의 건강 회복과 직결되는 부분에 목돈이 들어갈 것을 예상하지만, 은연중 출산 후 몸 상태에 따라 대처하면 될 거라고 여긴다. 그러나 막상 아이가 생기면 아이와 관련된 지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다! 육아 물품, 혹시라도 부모님이 돌봐주실 경우에 드려야 할 용돈, 여기에 상황에 따라 직장에 복귀하지 못해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까지 존재하니 ‘내 몸’ 관리는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려나게 마련이다. 태어날 아기가 아닌, 산모인 내 건강을 위해 출산 비용을 모아둬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둘만의 생활비 시스템

결혼과 동시에 독립했다면 생각보다 많이 드는 생활비에 당황할지도 모른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집안일에 들어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우리 가정에 최적화된 재테크 시스템을 구축해 최소한의 돈과 노력으로 생활하는 게 중요한 것도 그 때문. 생활비 중에서도 가장 변동 폭이 큰 식비와 생필품 비용을 안정시키는 첫 번째 방안은 집에 식재료를 제대로 갖추는 거다. 집에 재료가 없으면 야식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데, 이는 체중뿐 아니라 식비 역시 무섭게 증가시킨다. 사랑하는 사람과 야식을 배달해 ‘꽁냥대며’ 먹는 재미는 아껴두길. 고기, 생선, 달걀, 쌀, 냉동 과일, 냉동 야채, 김이나 미역 같은 해조류 등 오래 보존이 가능한 기본 식재료들은 월 초에 사서 쟁여두고, 한 달 동안 ‘냉장고를 파먹는다’는 전략으로 요리하면 좋다. 장보는 데 들어가는 시간까지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맞벌이 부부에게 특히 추천하는 방법이다. 채소나 과일, 요거트 같은 유제품만 추가 구입하면 한 달 내내 안정적인 식비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생필품 역시 되도록 대용량으로 사두면 좋다. 살림에는 다양한 물건이 필요할 뿐 아니라 소모성이 강한 제품들은 돌아가면서 끊임없이 떨어져 때로는 귀찮기까지 하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용량’ ‘업소용’으로 키워드를 검색해 보면 온갖 세제와 목욕용품, 치약 등이 마트나 편의점보다 어마어마하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기본 기능만 충실하다면 뭘 써도 상관없는 제품은 대용량으로 사서 쟁여두고 취향은 다른 곳에서 발휘할 것. 생필품으로 지출하는 돈이 확실하게 줄어들고 떨어진 물건을 사러 밤늦게 편의점으로 달려갈 일도 없어진다.


신혼부부의 꿈, 내 집 마련

대출 없이 내 집과 함께 신혼을 시작하는 몇몇 부러운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커플은 결혼과 함께 내 집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전히 부동산 가치가 높은 한국에서 내 집 마련은 선택이라기보다 경제적 안정을 위한 필수 항목에 가까우니까. 다행히도 세계 최고의 저출산 국가라는 태풍의 진로를 틀기 위해 정부는 두 팔 걷고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디딤돌 대출(매매)’과 ‘전세자금 대출(전세)’. 신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최저 1%대의 이율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신혼집을 전세로 구했다면 꼭 HUG(주택도시보증공사)나 SGI서울보증에서 판매하는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잊지 말 것. 특히 신축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매물에서 종종 전세금 사기가 일어나곤 하니 1년에 몇 십만 원의 보험비를 아끼려다가 전세금을 날리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다행히 올해 6월부터는 주택금융공사의 담보부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세입자도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주거비를 파격적으로 낮추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보금자리주택과 행복주택, 신혼희망타운 같은 공공 주거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게 최고다. LH에서 운영하는 마이홈 홈페이지(www.myhome.go.kr)에서 입주자 모집공고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으니 내 주거 지원 조건을 체크해 보고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나타나면 도전해 보길. 특히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신혼희망타운’은 총 10만 가구를 목표로 주변 시세의 60~70%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법정 기준보다 두 배 많은 어린이집 설치 등 아이를 키우기에 최적화된 조건으로 수서, 위례신도시 외에 분당 서현동 같이 역세권에 주로 공급되는 것도 매력적이다. 공아연·오랜 독립생활 노하우가 축적된 책 <1인 가구 살림법> <1인 가구 돈 관리> 저자. 결혼 4년 차.

CREDIT

에디터 이마루
글 공아연
사진 GETTYIMAGESKOREA
아트 김진림
디자인 황동미

자세한 내용은
브라이드 본지 09월호
참고하세요!

저작권법에 의거, 엘르온라인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타 홈페이지와 타 블로그 및 게시판 등에 불법 게재시 불이익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