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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SAT

WOMEN FOR DESIGN

일스 크로퍼드의 시도

<엘르 데코레이션> UK 론칭 편집장을 역임했던 영국 출신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일스 크로퍼드가 생각한 디자인 업계 속 여성의 모습은?


‘그론스카’ 러그 컬렉션 for 카스탈 

스웨덴의 대표적인 러그 브랜드 카스탈(kasthall)과 함께 선보인 스웨덴의 사계절 풍경을 담은 컬렉션. 스웨덴 시골마을에 자리한 카스탈의 공장 주변 환경에서 영감을 받았다. 일스 크로퍼드는 최근 트렌드 대부분이 시멘트 그레이, 갤러리 화이트 등 도시에서 온 컬러라는 것을 깨닫고, 자연의 색과 질감을 모방하는 것으로부터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 직업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상상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게 디자인이라는 데 언제나 매력을 느꼈다. 나는 우리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환경, 인간적인 수준으로 서로를 연결시켜주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관심이 있다. 그래서 우리 스튜디오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할 때는,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 모였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 상황에 디자인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공간디자인이 사람들의 관계를 좋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롤 모델 혹은 영감의 원천이라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나에게 영감을 주는 이들은 현실에 순응하며 살지 않는 사람들이다. 어머니는 화가였고, 아버지는 경제학자이자 탐사보도 기자였다. 두 분 모두 경계를 허물고 한계에 도전하며, 기존 시스템에 이의를 제기했다.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디자인의 본질이 아닐까. 내가 여전히 디자인 분야를 사랑하는 이유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훌륭한 사람이 이 업계에 많기 때문이다.

만약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직업에 종사했을까 아마 한 개의 직업만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일하는 에디터란 직업을 매우 좋아한다. 개인이 가진 최고의 능력을 찾아내고, 그들과 함께 독자를 얼마나 멀리 데려갈 수 있는지 실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많은 사람들과 잡지를 만드는 일, 그들이 창조한 건 살아 있는 생물 같았다.

오늘날 디자인계에 있는 여성의 위치나 역할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끼는가 여자들은 늘 디자이너였고 아티스트였다. 1930년대 일부 학교에선 디자인과 학생의 절반 이상이 여성들이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업계에서 그들이 드러나지 않았고, 설령 눈에 띈다 해도 찬사는 야박했다. 예를 들어 릴리 라이히(Lilly Reich)의 회고전이 열린 적 있나? 그녀는 근대건축의 거장인 미스 반 데어 로에의 파트너였고 ‘투겐타트 하우스’와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인테리어 대부분을 디자인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는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 우리는 여성 영웅들을 기리고 그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한다. 그들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에도 여성 디자이너들은 힘겨울 것이므로. 다행스럽게도 상황은 변하고 있다. 디지털 세계가 여기에 엄청나게 기여했다.

디자인 업계에 종사하는 여성으로서 느끼는 어려움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이전에 비해 여성들이 자신의 회사를 시작하는 게 조금 더 쉬워졌다는 면은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자기 커리어에만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남성들의 삶과 비교해 보면 일과 자녀 양육을 병행하는 근무 조건이 흔하지는 않다. 게다가 대부분의 건축사무소나 디자인 스튜디오가 살인적인 스케줄로 돌아간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여자에겐 제대로 된 고용주를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 커리어와 자녀 양육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당당하게 하길 바란다. 그게 안 된다면, 여자끼리 직접 스튜디오를 차리는 게 낫다고 조언하겠다.

여자라는 사실이 당신 일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나는 내가 협업 성향의 디자이너라고 인정한다. 만약 내가 오케스트라에 있었다면, 결코 솔로이스트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내 천성이나 기질이란 소리를 하고 싶은 게 아니고, 누군가와 함께 일하는 것에 만족한다는 걸 말하고 싶다. 사람들은 디자인을 하나의 결과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디자인은 더 좋은 걸 만들어내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관여하는 과정의 결론이다.

최근 완성한 것 중 의미 있는 프로젝트는 최근에 끝난 런던 프로젝트가 아주 좋았다. 이탤리언 셰프 마시모 보투라(Massimo Bottura)와 함께 무료 급식소인 레페토리오 펠릭스(Refettorio Felix)를 디자인하는 것이었는데, 마시모와 그의 아내는 이 프로젝트에 아주 명료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그들이 요청한 것은 ‘아름답게 만들 것’! 사회공헌 프로젝트에서 흔히 요구하는 사항이 아니어서 정말 놀라웠다.


ILSE CRAWFORD 

영국 출신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일스 크로퍼드는 유명 부티크 호텔부터 공공시설까지 다양한 공간을 창조한 것은 물론, 이케아와의 협업 등 스타일리시한 시도를 계속해 왔다. <엘르 데코레이션> UK 론칭 당시 편집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CREDIT

글 ALICE IDA
에디터 이경은
사진 VALENTINA SOMMARIV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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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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