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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3. THU

YOUNG & WILD

20대의 모험가

인생은 모험이라는 말을 그 누구보다 뜨겁게 실현 중인 청춘

인생 항해자, 임수민


톱은 H&M Studio. 오버올 팬츠는 Eudon Choi.   


일본에서 구입한 ‘내 요트’에 몸을 싣고 물길을 통해 막 집에 돌아온 임수민(27).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피부와 환하게 터지는 웃음에서 그가 호흡한 햇살과 바다 기운이 느껴진다. 국제학과 학생에서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로 삶의 항로를 튼 지 4~5년, 임수민은 푸른 바다에서 다시 한 번 인생과 행복의 의미를 찾고 있다.



첫 항해의 아픔 1년 전, 모 선장님의 배를 타고 태평양을 항해하고 돌아온 후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그 배에 탄 유일한 여성이자 아티스트, 막내로서 난생처음 경험해 보는 거친 환경과 분위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렇다고 바다를 아픈 기억으로 남기긴 아까웠다. 상처를 치유하려면 차라리 다시 바다로 떠나자, 그러려면 내 배를 사야겠다는 무모한 결정을 하게 됐다.

내 배가 생기다 50여 개의 브랜드와 접촉한 끝에 몇몇 회사의 후원을 받아 자금을 준비했다. 배를 사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고 불안했는데, 지금은 저지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는 정비를 위해 배를 통영에 뒀는데, 예쁘게 내 배로 만들어서 여의도로 가져와 한강 투어를 해보고 싶다. 배로만 갈 수 있는 섬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게 또 다른 꿈이다.

바다 위에서 “항해가 곧 인생”이란 말을 좋아한다. 나는 바다에서 굉장히 감성적으로 젖어들었다.  그게 바로 내가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인 것 같다. 사진에도 변화가 생겼다. 바다에 가니까 찰나보다 과정을 찍게 되더라. 내 사진이 좀 더 그윽해진 것 같다.

모험을 꿈꾸는 이들에게 곧 출판사 미메시스를 통해 사진과 글, 그림을 함께 묶은 책이 나온다. 제목은 <무심한 바다가 좋아서>. 내 이야기를 시끄럽게 알리고픈 마음이 있다. 나는 자라면서 엄마아빠 말고는 되고 싶은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꿈을 찾기까지 오래 걸린 것 같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일찍 알수록 자신 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그걸 스스로 찾아줬으면 좋겠다.



높은 곳에서, 송한나래


톱은 Nike Sportswear. 스커트는 Nota. 앵클부츠는 Rachel Cox.


송한나래(27)는 16년 차 ‘등반가’다. 산악인 아버지 덕분에 열한 살에 스포츠 클라이밍의 매력을 발견했다. 선수로서 슬럼프에 빠졌던 때에 시작한 아이스 클라이밍은 그의 인생의 또 다른 터닝 포인트다. UIAA 아이스 클라이밍 월드컵 여자 리드 부문 종합 1위를 2년째 석권하며 빙벽과 암벽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가 오르지 못할 곳은 이 세상에 없다. 



시선의 제약 왜 하필 여자가? 왜 하필 비인기 종목을? 이런 질문이 따라다닌다. 예전에는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되는 게 싫더라. 아이스 클라이밍의 매력에 빠진 것도 이 운동이라면 쓸데없는 생각 안 하고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겨서였다. ‘바일(빙벽을 찍어 오르는 장비)’을 두 번 만져보고 첫 대회에 나갔는데 무서운 거다. 대회 다음 날은 난생처음으로 극심한 근육통도 겪었다.

선수로서 포부 스포츠 클라이밍과 아이스 클라이밍을 오가는 선수는 전례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시너지가 있다. 문제는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 2020 도쿄올림픽,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중 어디에 집중할지, 아직 고민이다. 둘 다 재미있어서 포기할 수 없다!

내게 집중하다 우승이나 순위는 어차피 결과로 따라오는 거니까, 내 경기 시간만큼은 ‘내 걸 만든다’는 긍정적인 태도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려고 한다. 벽에 매달린 순간부터 선수끼리 1:1로 겨루는 게 아니다. 내 안의 공포와 잠재력, 그 최대치를 갱신하는 시험대에 매번 오르는 기분, 그런 성취감은 거의 ‘희열’에 가깝다.

언어에 빠지다 ‘공부를 못해서 운동을 한다는 소리를 안 들었으면 좋겠다’ 산악인인 아버지로부터 항상 듣던 말이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웃음). 외대에서 스포츠레저학을 전공하면서 영어 통·번역을 복수 전공했는데, 다른 언어를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하려고 한다. 유럽 쪽 선수 환경이 좋고, 종목도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유럽으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언어면 더 좋을 것 같다

심지 굳게 테니스 선수 나달을 좋아한다. 랭킹 1위임에도 누군가는 곧 은퇴할 나이라고 하고, 페더러의 전적과 늘 비교되지만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정말 근사하다. 남의 시선보다 자신의 성취감을 위해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프로들에게 고무된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고.

CREDIT

사진 김성곤
에디터 김아름, 이마루
헤어 조소희, 정해인
메이크업 서은영, 정해인
디자인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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