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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2. THU

ANOTHER CLASSIC

스타가 애정하는 그 수납장

헉 소리 나는 비싼 가격에도 다들 하나씩 갖고 있는 이유는?



위시리스트에 올라 있는 가구는 여럿이지만, 사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USM은 사면 정말 잘 쓸 것 같다. USM은 모듈 시스템 가구 브랜드다. 책상, 의자도 만드는데, 모듈형 수납장이 가장 유명하다. 색상, 서랍 종류, 뚜껑, 수납 칸 수 등을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USM은 처음부터 모듈 가구를 만들지 않았다. USM은 스위스 뮌징엔에서 철강 제조업으로 시작했고, 창호 전문 회사로 입지를 다졌다. 모듈 가구 생산을 시작한 것은 1961년 USM의 창립자 울리히 셰러의 손자 파울 셰러가 경영을 이어 받은 후다. 물론 혼자 한 것은 아니다. 조력자가 있었다. USM의 모듈 가구 ‘할러 시스템’을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준 이는 건축가 ‘프리츠 할러’다. 이름을 들으니, 왜 가구 이름이 할러 시스템인지 짐작되지 않나. 그렇다. 할러 시스템은 프리츠 할러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동그란 나사에 기다란 막대 세 개를 연결하는 것이 기본인 할러 시스템은 학창 시절 과학 수업 때 배운 화학 분자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USM 할러 시스템은 스틸 튜브와 볼, 패널 이 세 가지로 완성된다. 엄청 간단해 보이지만, 아무나 조립할 수 없다. 해외 직구로 할러 시스템을 산 사람들이 제품 조립을 못해서 곤혹을 치르다가 돈을 더 내고 국내 USM 매장에 조립을 요청하기도 한다. 배송비, 조립비 이것저것 따져보면 해외 직구나 국내에서 사는 거나 별반 차이가 없다. 적어도 요즘은. 무튼 USM은 해외 배송을 무릅쓰고 사고 싶은 가구다. 1960년대에 만든 시스템 가구가 지금까지 인기있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적어볼까 한다.




가구를 선택할 때 중요한 건 뭘까? 그것도 비싼 돈을 주고 사야 한다면?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조건 중 하나는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는가’ 일 거다. USM은 대를 이어 쓰는 가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다. 자동차 외관에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USM 패널에는 특수 코팅 과정을 거치며 색을 입힌다. 기스도 잘 안나고, 선명한 색감도 오래 간다. 색감! USM 가구는 색이 참 예쁘다. 현존하는 가구 회사 중에 이렇게 색을 세련되게 구현하는 곳이 또 있을까. 개나리 같은 진노랑, 한여름 잔디를 닮은 진초록, 샤넬의 레드 립스틱처럼 세련된 빨강 등 USM 디자인의 반은 컬러 덕이다. 빨간색은 정말 볼 때 마다 반한다. 이렇게 매혹적인 빨강이라니. 우아한데 섹시하다. USM이 다양한 색으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69년 프랑스 파리의 로스차일드 은행 프로젝트를 맡으면서다. 로스차일드 은행에서 USM에 프로젝트를 맡기면서 한 가지 조건을 붙였는데, ‘노랑, 초록 같은 비비드한 색감의 가구를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사무실 전체 가구를 바꾸는 대형 프로젝트였으니 USM도 그만큼 공을 들였고, 색상을 개발했다. 결과는 물론 성공이었고, 그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현재까지 USM은 계속해서 색상 연구를 하고 있고, 약 14가지 색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자고로 모듈 가구의 매력은 언제든지 해체하고 다시 구성할 수 있다는 것. USM은 주방 아일랜드바 하부장이나 TV장, 책꽂이 등 쓰는 사람 마음대로 용도를 정할 수 있다. 그래서 사무실이나 편집숍 매장, 심지어 갤러리나 박물관에서도 USM을 사용한다. 기능은 형태에 따라 결정된다는 USM의 모토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대를 이어 쓸 수 있는 내구성, 매력적인 색감, 커스터마이징 등 사고 싶은 이유는 여럿이지만, 여전히 한 칸에 백만 원 대를 호가하는 가격은 무서울 정도로 부담스럽다. 그래도 제대로 된 수납장 하나 살 일이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USM을 선택할 거다.

CREDIT

에디터 김은정
사진 및 영상 USM 홈페이지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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