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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8. MON

RESTAURANT

미식가의 비밀 식당 ep9. 불맛 파스타

파스타는 자고로 면과 소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야 한다

팩피는(Freaking Awesome Good Pasta)는 파스타를 중심으로 하는 좌석 9석의 작은 매장이다. 14년차 셰프가 호주와 덴마크에서 일을 해서인지 일반적인 이탈리안이나 프렌치 파스타 매장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다.



팩피에서 시작은 샐러드로 해보라. 일반적인 파스타 매장에서는 이제 식사에 더 가까워진 메뉴이지만 이곳에서 그런 기대는 곤란하다. 비트를 얇게 돌려 깎은 후 살짝 조리해서 파스타의 면처럼 쌓아 올린 비트샐러드는 라자냐의 면을 조금 작게 썰어준 느낌이다. 비트의 식감, 요거트 소스의 은은한 단맛이 채소와 어우러져 근사한 한 그릇 요리를 먹는 듯 하다.




팩피의 파스타는 대체로 훌륭하고 건강한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추천하고 싶은 파스타는 구운버터 오징어 리가토니다. 리가토니는 속이 빈 튜브형의 짧은 파스타인데, 팩피의 리가토니는 소스가 참 특별하다.


셰프가 덴마크에서 일하던 당시 재료를 태울 때 나는 향을 음식에 다뤘던 데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것으로, 태운 브라운 버터, 태운 로메인, 태운 레몬을 더해 탄향, 즉 불맛을 가득 담아 냈다. 기분 좋은 불의 향기가 은은하게 코 끝을 자극한다.


올리브 오일을 대신해 브라운 버터로 잡은 향미는 부드럽고 달콤하게, 그리고 따스한 느낌으로 식욕을 자극하고 불에 구워 올려준 레몬 반조각을 뿌리면 싱그러운 향기가 접시 가득 퍼진다. 잘 조리된 리가토니를 한 입 먹고 나면 은은한 소스맛이 퍼진다. 기분 좋게 입안에서 터져나오는 파스타의 식감에선 여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파스타 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마치 갓 지은 백미를 한 가득 머금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탄수화물의 순수한 맛이라고나 할까. 여기에 구운 오징어와의 조합은 파스타의 맛을 다채롭게 하고, 불의 기운이 느껴지는 아몬드가 고명처럼 올라가 흥미로운 식감을 완성한다.




팩피의 파스타는 소스와 면의 맛이 완전하게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그 어떤 맛도 소홀함 없이 골고루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단연코 한국에서 경험하기 힘든 것이라 말하고 싶다.


 팩피
Add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136 102호
Tel 02-6052-7595



*글쓴이 최원석은 F&B 브랜딩 및 비즈니스 컨설팅 전문 업체 필라멘트엔코의 대표다. 모던 중식당 모던눌랑, 허머스키친, 평양커피 등을 기획했다.

CREDIT

에디터 조한별
글, 사진 최원석
디자인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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