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라이프 > 라이프 스타일

2017.11.13. MON

COLOR PALETTE

이야기 가득한 아파트의 변신

건축가 부부의 컬러 팔레트가 펼쳐진 보금자리를 소개한다

이탈리아 토리노 남쪽 링고토(Lingotto) 지역의 한 아파트에는 건축회사 SCEG의 떠오르는 스타 건축가 부부 에이리니 지아나코폴로(Eirini Giannakopoulou)와 스테파노 카레라(Stefano Carera)가 살고 있다. 20세기 자동차 산업으로 번성했으나 이후 쇠퇴의 길을 걸어온 링고토는 최근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설계한 쇼핑몰과 전시 센터가 생겨나면서 환골탈태했다.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아파트도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의 공장이 있었던 자리. 에이리니와 스테파노는 바로 이런 변화가 깃든 아파트의 레이아웃이 깊은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는 세 개의 창과 두 개의 발코니를 통해 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어요. 거리의 풍경은 우리 디자인의 수많은 레퍼런스가 되죠.” 입구는 늘 열려 있는 공용 공간인 스튜디오와 주방, 거실로 이어지며 오픈된 공간으로 꾸며진 반면, 침실은 아늑한 코쿤처럼 꾸몄다. “집은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로 꾸며져 있어요. 처음 이곳에 걸어 들어온 순간부터,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이동할 때마다 뜻밖의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흥미로운 곳에 터를 잡은 부부는 이야기 가득한 공간을 놓치지 않고 그들의 주특기인 ‘컬러’를 활용해 대담한 실험을 하듯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집을 꾸몄다.

 

거실의 TV 유닛과 벤치, 소파는 집주인이 디자인한 것. ‘그래스호퍼’ 플로어 램프는 Gubi. 오렌지 플라스틱 커피 테이블은 지오토 스토피노가 디자인했다. Kartell.

 

 

발코니와 이어지는 침실 한편에는 작은 책상이 놓여 있다. 옐로 비닐 바닥과 옐로 데스크 벽면 모두 Bolon.

 

 

메인 침실 벽면은 패로 앤 볼의‘헤이그 블루’ 컬러로 페인팅했다. ‘생제르맹’ 펜던트 조명과 반투명 스크린 뒤쪽의 벽면 조명은 Onefortythree.

 

 

스튜디오 공간. 벽면 책장과 빌트인 데스크는 주문 제작한 것. ‘마스쿨로’ 체어는 감 프라테시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Gubi. 조명은 ‘네소’ 테이블 램프로 Artemide.

 

 

심플한 무지 쿠션으로 장식한 침대는 주문 제작한 것. 침대 옆 빨간 램프 ‘달루’는 비코 마지스트레티(Vico Magistretti)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Aggregato Saliscendi. 펜던트 조명은 모두 Artemide.

 

 

화장실 싱크대는 Flaminia. 거울 위의 벽면 조명은 Onerfortythree.

 

 

주방의 오렌지빛 캐비닛 공간을 구별해 주는 역할을 한다. 화이트 글라스 조리대와 광택 있는 도어는 좁은 공간에 밝은 빛을 반사시켜 준다. 집안 곳곳에서 레트로 룩을 연출하는 ‘M68’ 천장 램프는 미구엘 밀라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Santa & Cole.

 

 

집의 컬러플한 팔레트는 60~70년대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반영하고 있다. “공간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컬러와 소재를 활용했어요.” 그들의 말처럼 아파트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하지만 생기 있는 컬러들이 곳곳에서 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우선 패로 앤 볼(Farrow & Ball)의 ‘램프 룸 그레이’로 채색한 거실은 도시를 상징하는 스틸 톤의 차분한 분위기이다.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대담하고 생기 넘치는 오렌지빛 캐비닛으로 방점을 찍은 다이닝 공간이 펼쳐진다. 침실은 블루와 퍼플, 바닥의 머스터드 옐로가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특히 독특한 머스터드 옐로 바닥은 혁신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비닐 소재로 스웨덴 브랜드 볼론(Bolon)의 제품. 색을 다루는 그들의 감각에 놀랄 지경이다. “컬러는 단순한 데커레이션의 역할을 뛰어넘어요. 집이라는 공간을 더욱 뚜렷하게 규정하는 건축학적 도구이죠.” 그제야 색의 향연에 빠져 미처 눈길을 주지 못했던 가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킬레 카스티글리오니의 ‘파렌티시’ 조명이 대표하는 70년대와 장 프루베의 ‘EM’ 테이블처럼 클래식 가구들로 대표되는 50~60년대, 집주인이 직접 만든 가구들이 혼합돼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는 초시대적인 무드가 전개되고 있다. “가구 역시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설계와 맥락을 같이하는 동일한 디자인 언어로 표현돼야 비로소 집이 완성되죠.” 산업혁명시대부터 각각 다른 쓰임새로 사용된 이 역사적인 공간이 21세기에 이들 부부를 만나 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트렌디한 안식처가 되었다.

CREDIT

글 KARINE MONIE
에디터 IM SE EUN
사진 SERENA ELLER/VEGA MG
디자인 김유진

자세한 내용은
브라이드 본지 09월호
참고하세요!

저작권법에 의거, 엘르온라인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타 홈페이지와 타 블로그 및 게시판 등에 불법 게재시 불이익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