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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6. FRI

Alcohol, That's the Problem

술자리 실수 괴담

“그놈의 술이 문제”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다시 기억하기 싫은 술에 관한 무시무시한 실수담


‘절친’에게도 말 못 할 고민을 공유할 정도로 친했던 누나가 있었다. 그날 유독 술을 많이 마시게 됐는데, 소주에 촉촉이 젖은 입술로 남자친구와 싸운 이야기를 털어놓는 그녀를 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키스했다. 충동적 키스 직후 밀려오는 죄책감에 만취 연기를 하며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이 그녀와의 마지막이었다. (남, 31세)




친구들과 함께 간 클럽에서 엄청난 ‘훈남’을 발견했다. 이상하게도 내 눈엔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았다. 술기운으로 얻은 용기를 등에 업고 먼저 다가가 관심을 표했더니 그도 OK. 그렇게 그날 밤을 함께 보냈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모텔 방엔 나 혼자 누워있었고 그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난 운명의 남자를, 그는 스릴 있는 하룻밤을 원했나 보다. (여, 27세)




20대 초반 만났던 첫 여자친구 K는 친구 P와 함께 자취했다. 자연스럽게 셋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난 그녀들의 자취방에서 자고 갔다. 문제의 밤, 새벽에 잠시 깨보니 내 품에 안겨있는 건 K가 아니라 P. 밤새 내가 만지고 안고 잤던 사람… ‘여친’이 아니었던 거다. 잠시 고민하다 조심스럽게 팔베개를 풀고 여자친구 옆으로 가서 다시 누웠다. 솔직히 털어놓을 자신이 없어 그 후론 P를 피해 다녔다. (남, 32세)




학교 앞 어두컴컴한 이자카야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카톡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다. 술이 오를 때쯤 고등학교 동창과 ‘썸남’에게 번갈아 카톡이 왔고, 시간 차로 답을 하다가 실수를 한 것. 친구에게는 어설픈 애교 톡을, 썸남에게 그의 뒷담화를… 뭔가 잘못된 걸 알았을 땐 이미 카톡 창의 숫자 1은 지워진 후였다. 음주 상태로는 운전뿐만 아니라 카톡도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여, 28세)




술만 마시면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시간과 상관없이 새벽 2시~ 3시에도 전화를 걸어 보고 싶다며 운다. 그러면 그는 나를 달래준다. 전남친이 냉정하게 나와의 관계를 끊거나, 아니면 내가 술을 끊거나 둘 중 하나를 하지 않는 이상 이 이야기는 계속될 것 같다. (여, 29세)




하루는 ‘짝남’에게 연락이 왔다. “오늘은 술 한잔하자.” 만나면 밥 먹고 차 마시는 게 전부였는데 웬일로 술? ‘오늘부터 1일’이란 기대를 품고 나온 내 앞에서 그는 계속 술만 마셨다. 결국 모든 걸 포기한 나도 주량을 넘겼다. 술자리가 끝날 때쯤 제대로 취한 난 ‘썸남’의 티셔츠에 모든 안주를 게웠다. 그리고 바로 그에게 키스했다. 아주 진하게. 지금 생각해보니 어렴풋이 그가 헛구역질하며 키스를 받아준 것 같다. (여, 31세) 




남자 셋이 수원역 앞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다. 눈 내리는 풍경을 보며 마시는 술은 설탕물처럼 달았다. 본격적으로 마시기 위해 우린 과자 몇 봉지와 술을 잔뜩 사 들고 근처 여관을 잡았다. 시간은 흘렀고, 기억은 없었다. 내가 눈을 뜬 곳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광역 버스 안. 난 친구의 패딩을 걸치고 있었고, 지갑도 휴대폰도 없이 여관 열쇠 하나만 달랑 쥐고 있었다. (남, 33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하루는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노래방까지 갔다. 광란의 일탈 후 저녁 수업 시간에 맞춰 학원으로 돌아갔다. 교재를 꺼내기 위해 백팩을 열었는데, 가방 안에는 세 권의 책이 들어있었다. 한국사 문제집, 파란색 오답 노트 그리고 노래방책. (남, 31세)



대학 1학년 때 일이다. 공강 시간을 이용해 학교 앞 술집에서 낮술을 걸쭉하게 마시다가 다음 수업에 늦었다. 조심스럽게 뒷문으로 기어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교수님은 출석 체크 중이었지만 이미 내 이름은 지나간 후였다. 내 이름을 못 들었다고 말하면 지각처리를 면할 수 있을 것 같아 급한 마음에 손을 들고 교수님을 불렀다. “오빠!” (여, 23세)

CREDIT

에디터 김보라
디자이너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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