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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4. WED

Mirroring

50년대 지어진 건축물의 대변신

50년대 이탈리아 건축방식으로 구현된 건물에 밀란 디자이너가 살고 있다. 뜯어고치는 대신 들여다보는 마음으로.

한쪽 벽면을 거울로 마감해 오묘한 다이닝 룸 풍경. 왼쪽 벽에 부착된 투명 장식장은 피에노 리소니(Pieno Lissoni)가 디자인한 것으로 Glas Italia. 바닥에 놓인 화이트 톤의 커다란 오브제는 올라프 본 보어(Olaf von Bohr)가 디자인한 램프 메두사 by Ecolight.



다이닝 룸에는 30년대 테이블과 50년대 의자가 어우러져 있다. 특히 의자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프라텔리 탈리아부에(Fratelli Tagliabue)와 비토리오 노빌리(Vittorio Nobili)가 전통방식으로 공동 제작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 오브제들은 크리스티나 셀레스티노의 디자인. 창문 왼편에 놓인 실버 플로어 램프는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가 디자인한 치아라(Chiara) by Flos. 벽에 세워놓은 모자이크 팬널은 셀레스티노의 모자이크 컬렉션 플루미지(Plumage) by Botteganove. 오른편의 유리 장식장은 Gallotti & Radice. 큐브 형태라 회전하는 게 특징이다.



이탈리아 전통방식으로 만든 의자가 놓인 침실 한편. 투명한 스툴 오팔리나 컬렉션(Opalina Collection)은 셀레스티노가 디자인한 것.



거실에서 침실과 서재로 향하는 넓은 통로의 풍경. 왼편 하단부에 술이 달려 있는 장식장 시파리오(Sipario)는 셀레스티노가 디자인한 것. 장식장 위에 놓인 램프는 아르디티(Arditi)가 1972년에 디자인한 피스마르(Pismar) by Nucleo Sormani. 램프 옆에 놓인 화병들은 셀레스티노가 디자인한 미우치아(Miuccia). 오른편에 놓인 술 달린 선반 트리폴리노(Tripolino)와 위에 놓인 화병 올파토리오(Olfattorio)는 모두 셀레스티노가 디자인한 것. 천장의 샹들리에는 폴리에드리(Piliedri) by Venini.



다이닝 룸과 마주하고 있는 거실의 풍경. 파올로 피바(Paolo Piva)가 디자인한 테이블 알란다(Alanda) 주위로 오스발도 보르사니(Osvaldo Borsani)가 디자인한 소파 D70과 안락의자 P40이 놓여 있다. 둥근 볼 형태의 플로어 램프는 루이지 반디니 부티(Luigi bandini buti)가 디자인한 카르텔 제품. 오른쪽 모퉁이에 놓인 검은색 장식장 앙골로(Angolo)는 카치아 도미니오니(Caccia Dominioni)가 디자인한 아주세나(Azucena) 제품.




거실 옆의 또 다른 공간은 손님을 맞이하거나 사색을 즐기기에 좋다. 왼편에 놓인 테이블 마몰라다(Mamolada)는 셀레스티노가 디자인한 것. 위에 놓인 램프는 세르지오 아스티(Sergio Asti)가 디자인한 비지에르(Visiere) by Martinelli Luce. 조 콜롬보(Joe Colombo)가 디자인한 곡선 형태의 나무 의자와 옆에 놓인 화이트 톤의 플로어 램프는 모두 Kartell.


밀란 치타 스투디 구역에는 50년대 건물이 하나 있다. 과거 어느 학자의 연구실로 쓰이던 공간이자 현재 이탈리아 디자인의 누벨 바그를 이끄는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셀레스티노(Christina Celestino)의 집이다. “여기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집은 20세기에 지어진 현대건축물이었어요. 공간이 아주 세세하게 나뉘어 있고 천장은 높기만 했죠. 벽에는 치장용 벽토가 칠해져 있었고요.” 19세기에 지어진 지금의 집 분위기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입구에서 복도까지 공간은 막힘 없이 펼쳐져 있고 너른 거실에는 채광도 확실하다. “원래 있었던 인테리어 구조를 그대로 보존했어요.” 셀레스티노는 굴뚝부터 세라믹 손잡이가 달린 슬라이딩 도어까지 아주 디테일한 부분도 그대로 남겨두었다며 고친 것은 바닥 공사를 한 주방과 욕실뿐이라고 강조한다. “역사를 품고도 계속 살아 있는 집을 좋아하거든요. 설계도 앞에 앉아 옛것을 없애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잘 이해되지 않아요. 시간을 초월해 온 것들인데 말이죠.” 이 집에는 연출된 것도, 탄성을 내지를 만한 것도, 요란한 것도 없지만 빈티지 문화와 옛 물건들이 풍겨내는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로 가득하다. 시간에 담긴 디자인의 가치를 믿는 만큼 셀레스티노는 수집가의 감각으로 선택한 옛것들을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였다. 지오 폰티와 카시아 도미니오니(Luigi Caccia Dominioni), 보르사니(Borsani)와 이그나치오 가르델라(Ignazio Gardella)에 이르기까지 건축과 디자인에 획을 그은 거장들의 개성 담긴 가구들이 그 예다. 세련된 내부 공간을 강조하는 가구로 골랐다는 그녀의 취향에서 젊은 디자이너의 단호하면서도 온화한 성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밀란의 문화적 과도기인 50년대 모습만큼이나 호기심 어린 열정까지도 말이다. 셀레스티노가 취향껏 채운 집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위대한 거장들의 디자인과 셀레스티노 자신의 디자인의 적절한 배치다. 가령 그녀가 디자인한 벽난로 위에는 갈바니(Galvani)의 30년대 꽃병이 올려져 있고,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의 60년대 바닥용 램프 옆에는 셀레스티노가 만든 세라믹 모자이크 작품이 놓여 있다. 떠올려보면 크리스티나 셀레스티노의 디자인에는 옛것을 고집하거나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향수로 점철돼 있지는 않다. 그녀는 누구보다 모던한 컬러 배합과 디자인으로 펜디 가구 컬렉션을 완성해 지난해 2016년 아트 바젤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고, 그녀가 이끄는 브랜드 아티코(Attico)는 이전에 없던 실험적 오브제로 유명하다. 그런 그녀가 일상에서만큼은 꾸준히 과거의 이미지를 포용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 현대적인 시선으로 다시 해석하기 위해서죠. 어쩌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 얻어낸 새로운 영감을 전하고 싶어요.” 그녀의 바람은 셀레스티노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디자인에 오롯이 담겨 있다. 깃털을 이어 붙인 듯한 장식의 가구는 고전소설에서 낭만의 상징인 공작새에서 얻은 영감의 결과물이고, 로맨틱한 곡선의 글라스들은 과거에 여자들의 기분을 대변한 분사형 향수 병에서 기인했다. 이어 셀레스티노가 말했다. “재사용하고 재발견하며 어제와 오늘을 연결하는 작업이라고 할까요?” 처음 집에 들어설 때부터 눈에 띄었던, 다이닝 룸의 한 면을 가득 채운 거울이 어쩐지 의미심장해 보인다. 이 집에선 어제의 영광과 오늘의 새로움이 마주하고 있다.

CREDIT

PHOTOGRAPHER HELENIO BARBETTA(LIVING INSIDE)
WRITER PAOLA CARIMATI
EDITOR 김은희
ART DESIGNER 이상윤

자세한 내용은
데코 본지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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