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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3. FRI

THE ORIGIN OF FRENCH WOMEN

미레유 길리아노, 프랑스 여자의 꿀팁

세 차례에 걸친 ‘프랑스 여자’ 시리즈로 아름다움에 대한 가장 건강하고도 지혜로운 견해와 비법은 알리고 있는 작가 미레유 길리아노. 그녀의 뉴욕 집에 초대받아 특별한 삶의 레서피를 전수받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프랑스 여자는’이라는 전제를 프랑스인들의 국수주의 혹은 파리지엔의 젠체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오해하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허황되지 않고, 남을 의식하지 않으며,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프랑스 여성 특유의 우아한 투쟁을 우리에게 알려준 작가 미레유 길리아노가 있어서다.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를 통해 프랑스식 라이프스타일을 알린 그녀는 너무 많은 정보를 노출하는 게 아니냐는 친구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스타일>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를 연이어 출간하며 전 세계 여러 세대의 여성들에게 각자의 아름다움을 지혜롭게 갖추는 비법과 의식을 전해왔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뵈브클리코의 CEO까지 올랐던 그녀가 써내려간 내용들은 뉴요커의 카리스마보다 이웃집 아주머니의 얘기를 듣는 것처럼 살가워서 언젠가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는데 지난달 그녀가 첼시의 펜트하우스로 <엘르>를 초대했다. 군더더기 없는 데커레이션이 인상적이었던 미레유 여사의 집은 인터뷰하는 동안 그녀가 여러 번 강조한 ‘검소’한 삶과 연동된 절제의 공간이었다. 다만 여전히 독서에 심취한 부부의 책장만큼은 소설과 와인, 요리 등 주제를 넘나드는 다양한 책들로 빼곡했다. 우리는 그녀가 지적 성취감을 통해 이너 뷰티를 완성하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여성들의 평생 과제인 아름다움과 ‘프랑스 여자’에 대해 들었다.

‘프랑스식 생활양식의 홍보대사’로 불린다. 프랑스 여자만의 아름다움을 전파할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의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내 몸속에 자연스레 배어 있는 프랑스 문화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뉴욕 사람들은 당시 사회 초년생이었던 나를 프랑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좀 특별하게 대했다.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직접 요리도 즐기며, 친구들과 멋진 홈 파티도 자주 하는데 어쩜 이렇게 날씬할 수 있죠?”였다(웃음). 질문의 대답 격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자세와 라이프스타일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다.

프랑스 여자들은 왜 무심한 듯 시크하고, 특별히 관리하지 않는 듯 아름다울까 비법이라기보다 프랑스 문화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나조차 거리에서 프랑스 여자를 보면 거의 대부분 알아본다. 걷는 모습과 자신감 있는 표정, 몸을 움직이는 작은 동작, 옷을 입는 스타일 등이 확실히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비싼 브랜드의 옷을 입거나 명품 백을 들고 화장을 화려하게 하는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싶다. 프랑스에서는 어릴 적부터 검소한 생활을 자연스레 교육받는다. 옷을 살 때는 좋은 옷을 사서 오래 입으려 하지 싸다는 이유만으로 필요 없는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자신의 스타일과 화장법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면서 가장 잘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간다. 그렇게 고가와 저가 아이템들을 지혜롭게 섞어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센스를 쌓아가다 보면 흔히 말하는 ‘깔맞춤’이나 모든 것을 세트로 마련하는 것이 왜 우스꽝스러운지 알게 된다.

자신이 쓴 책 제목들처럼 정말 살 찌지 않고, 얼굴에 칼을 대지 않나 개인적으로 성형수술에 부정적인 편이라 칼을 대지 않고, 젊을 때부터 지금까지 체중 변화도 크게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고 해서 화려한 삶을 살 거라고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 라이프스타일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뉴욕의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마켓에 가서 장도 보고 박물관에도 가고 치과에도 정기적으로 간다. 책 판매수익은 주로 장학금으로 쓰이고 무료 멘토링이나 강연도 수없이 하고 있다. 다른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일들은 나에게 무척 중요한 것이어서 이런 기회 자체가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것은 잘 자고, 잘 먹고, 요가와 명상을 즐기는 것 정도다. 아, 노래하는 것도 참 좋아한다.

좋은 라이프스타일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요인과 시기는 언제였나 무엇보다 가족들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됐다. 보통 어릴 땐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고, 올빼미족처럼 밤늦게 자고 강의가 없는 날은 대낮에 일어나기도 하는 등 불규칙한 습관을 갖기 쉬운데 비교적 규칙적인 일과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찍 깨달았던 것 같다. 레스토랑을 운영한 할머니와 셰프인 삼촌 덕에 요리할 때 나오는 밝은 기운과 에너지도 자연스레 알게 됐다. 아쉬운 점은 단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정도가 지나칠 때가 있다는 것. 지금까지 조심하는 부분이다.

20, 30대 여성에게 꼭 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은 것 피부를 가꾸는 데 정성을 다하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보톡스나 성형수술을 하라는 게 아니다. 피부는 신체 내부의 건강과도 직결되므로 자신의 몸속을 잘 돌보는 게 우선이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물 한 잔 마시는 습관을 키우고, 수분크림을 정성스럽게 발라 피부의 촉촉함을 유지하며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를 것. 특히 커피를 즐기는 여성들은 의식적으로 물을 두 배로 마셔야 카페인이 흡수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하게 먹는 습관도 좋은 피부를 가꾸는 데 필수적이다. 자기 전 클렌징과 꼼꼼한 세안도 무척 중요하고. 나는 랑콤의 팬이지만 한 제품만 계속 고집하기보다 브랜드를 바꿔가며 쓰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서 샤넬, 시슬리, 클라란스, 시세이도, 디올 등을 번갈아가며 사용한다. 하지만 비싼 화장품이 좋은 피부를 가꾸는 비결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낮에는 피부가 쉽게 건조해져서 수분 미스트도 자주 뿌려주는 편이다.

건강하고도 우아한 여자를 만드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 누구나 나이가 들고, 신체는 노화 과정을 겪으며, 언젠가 우리 모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심플한 명제를 바라보는 마음가짐과 태도는 분명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이 듦’에 대한 인식은 프랑스 여자들에겐 좀 다르게 다가온다. 대부분은 80~90세가 되어야 ‘늙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생은 50세에 시작한다고 생각하며 심지어 후반전에 시작하는 인생이 훨씬 더 멋스럽다고까지 말한다. 젊음은 힘들다. 커리어, 연애, 결혼, 출산 등 큰 산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산들을 지나오며 쌓은 인생의 연륜과 지혜로 가능성을 갖고 인생 후반전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찾아오는 새로운 기회가 얼마나 멋진 것인지, 그 값어치를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 그래서 나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는 여성들을 보면 안타깝다. 보톡스를 맞아 주름을 없애야 한다는 성형외과 광고가 우습게 느껴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조금 더 들려준다면 생각의 관점과 시선을 돌려 조급한 안티에이징 대신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데 그 열정을 쏟으면 어떨까? 시작은 자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자신을 정성스레 돌보는 것이다. 매일 정크푸드를 입에 달고 살고, 술과 담배를 즐기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원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나도 가끔 와인을 마시지만 와인은 식사의 일부라는 원칙을 지키며 즐긴다. 취하기 위해서 술을 병째 마시거나 맥주, 위스키 등을 폭음하는 일은 거의 없다. 아름다움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가까이할 때 그 빛을 발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은 쟁취하는 것도, 다른 이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아름다움은 당신 안에 존재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길 권하고 싶다.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분명 당신의 인생을 좀 더 값지게 해 줄 테니까. 오랫동안 뵈브클리코에서 와인 비즈니스를 해 왔는데 뷰티 아이템을 쓰는 데 제약은 없었나 와인의 맛과 향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 립스틱과 향수는 금기 품목이었다. 가끔 특별한 날이나 잘 차려입어야 하는 날에는 샤넬 넘버 5를 사용한다. 다른 향수도 시도해 봤지만 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유일하게 쓰는 향수다.

셰프였던 삼촌 못지않게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엔 소개되지 않았지만 나만의 레서피를 담은 요리책을 내기도 했다. 그중 친구들과 프로방스 집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찬사를 받은 ‘마법의 아침식사(Magical Breakfast)’ 레서피를 소개하고 싶다. 먼저 요거트 1/2 컵, 아마씨 오일 1작은술, 레몬 주스 1~2큰술, 꿀 1작은술, 잘게 부순 시리얼 2큰술(가능하면 무설탕), 곱게 간 호두 2작은술을 준비한다. 중간 사이즈 볼에 요거트와 오일을 섞은 다음 레몬 주스, 꿀, 곱게 간 시리얼, 호두를 순차적으로 더해 모든 재료가 완전히 잘 섞이도록 저어준다. 잘 섞은 재료를 요거트 위에 얹어 내면 영양 만점 아침 식사를 완성할 수 있다.

뉴욕과 파리를 오가며 지낸다고 들었다. 각 도시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장소를 몇 군데 추천한다면 뉴욕, 파리 그리고 프로방스에 집이 있는데 내가 황금의 삼각지대(Golden Triangle)라 부르는 멋진 곳들이다. 프랑스에서 좋아하는 곳은 지중해의 코르시카 섬. 산도 있고 바다도 있는 그곳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하는 여가생활은 상상만 해도 행복해진다. 뉴욕에서는 집 근처 하이라인과 센트럴 파크, MoMA(뉴욕현대미술관)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정말 많다. 레스토랑으로는 장 죠지(Jean-Georges), ABC 키친, 부벳(Buvette)을 추천하고 싶고, 첼시 마켓에서 신선한 석화를 즐기는 걸 놓쳐서는 안 된다.





CREDIT

PHOTOGRAPHER 민혜령
CORRESPONDENT APRIL LEE
EDITOR 채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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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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