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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1. THU

STYLISH MAKEOVER

스타일리스트 김우리의 집 단장

스타일리스트 김우리가 7개월 만에 리모델링을 끝냈다. 여전히 그의 대문 옆에는 상판이 세워져 있고, 집 안에서는 드릴 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 두 번이나 그 집에 찾아갔다.

거실도 침실도 하얀 벽에, 하얀 천장, 하얀 바닥이다. 침실에 놓인 골드 컬러의 거울과 체어는 모두 Kartell. 화장대는 주문 제작. 방 입구의 스피커는 Bang&Olufsen.



네이비 컬러의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사이드 체어는 화이트 컬러로 통일한 미니멀한 무드의 룸에 두기 좋다. Bens. 침대는 제작.



발레를 전공하는 대학생 큰 딸의 방. 전신 거울 앞에 고이 놓인 분홍빛 토슈즈가 인상적이다.



지난 주에 시공을 마친 현관 입구의 블링블링한 타일. 의외로 지저분한 것들이 많이 안 보여 관리가 편하다.



모두 직접 주문 제작한 주방. 집에서 거의 식사를 할 일이 없어 과감하게 식탁을 치우고 아일랜드 조리대를 설치했다. 그에 어울리는 스툴은 을지로에서 직접 구입한 제품.



최강 동안 스타일리스트 김우리.



거실에 있는 소품은 모두 친분이 두터운 연예인 친구들에게 집들이 선물로 받은 것들이다.



통로 끝 바닥에 무심하게 툭 놓인 그림은 조명의 역할도 동시에 한다. Casa-Alexis.



딸 방의 가구들은 모두 모듈형이다. 버튼을 누르면 소파는 침대가 되고, 선반을 올리면 수납장으로 변한다. 모두 Orn.



욕실 제품은 모두 Royal Toto.



거실 중앙에 놓인 화이트 컬러의 가죽 소파와 대리석 상판의 키가 낮은 테이블은 모두 Bens. 테이블 왼쪽에 놓인 메탈릭한 실버 컬러의 스툴은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해도 좋다. Kartell. 스툴 뒤에 놓인 야트막한 골드 컬러의 장식장과 브론즈 컬러의 조명은 모두 Kartell.



퍼 장식의 라운지 체어와 그 옆에 투명한 커피 테이블은 모두 Dansk.



(위) 딸 방에 놓은 컬러 블록 디테일의 원통형 테이블.

(아래) 헤드 보드를 높게 만들어 머리맡 인테리어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침대는 직접 주문 제작, 베딩은 Simmons.



이틀 전에 한 번 그리고 오늘 또 한 번, 그러니까 이 남자가 사는 집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거듭 미뤄지는 일정에 속사정이 궁금했다. 마감 당일 날 오전, 스타보다 더 스타 같은 스타일리스트 김우리가 사는 광진구 자양동에서 그의 사연 많은 집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니까요. 난 이제 인테리어라면 아주 질색해.” 쾌활한 성격의 그가 두 손을 휘저으며 말을 이었다. “둘째가 초등학교 때부터 여기 살았으니까 벌써 10년을 살았어요. 이사 갈 때 된 거지.” 잠깐만, 그가 뚝섬에 그렇게 오래 살았다고? 몰랐던 사실이다. 짐작컨대 연예인들과 친분이 두터우니까 사적인 만남이 많을 것 같아서 그들이 많이 사는 동네로 이사 온 줄 알았지.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는데, 생각보다 집값이 너무 많이 떨어진 거예요.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이 동네에서 제일 좋은 아파트였는데…. 알고 보니 학군 때문이래요.”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8학군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는 지역의 집값이 오를 리 만무하고 유지될 리도 없었다. 그렇게 결정됐다. 어차피 뜬 마음, 무리해서 이사를 갈 바에야 집을 리모델링하기로.


신속하게 결정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지인에게서 소개받은 인테리어 업체와의 갈등은 꽤 심각했다. “두 달을 잡고 그날부터 온 가족이 호텔에서 생활했어요. 말이 좋아 호텔이지, 집 아닌 곳에서 장시간 머무는 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요. 약속한 기간이 끝날 때쯤 업체에서 한다는 말이 한 달 더 걸린다는 거예요. 예산은 자꾸 늘고, 몸은 몸대로 힘들고.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 됐어요.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그나마 일이 잘 마무리됐으면 다행이지만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건 없었다. “욕실이 제일 심각해요. 옛날 집이라 욕실이 습식인데, 이번에 건식으로 바꾸기로 이야기가 다 끝났거든. 그런데 공사하는 분이 열선을 안 깔고 타일을 다 깔아버렸다는 거예요.” 결국 습식 공사를 마친 욕실이 건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


그 때부터였다. 직접 발로 뛰기 시작한 게. 그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논현동 가구 거리부터 부천 가구단지까지 안 가본 데가 없어요. 인테리어 같은 전문 분야는 처음부터 신중했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경솔했지. 좋게 생각하면 이번 기회에 많이 배웠어요. 덕분에 몰랐던 사람들도 다양하게 알게 됐고.” 바닥과 벽, 천장이 모두 화이트 컬러라 인테리어 초보인 그가 셀프로 공간을 꾸미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거실에 놓인 가구만 봐도 컨셉트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심플한 화이트 컬러에 골드와 실버 같은 메탈릭 컬러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 대리석 소재의 고급스러움도 한몫했다. “공간과 디자인, 컬러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이 생각보다 없더라고요. 그러다가 우연히 벤스라는 가구 브랜드를 발견했죠. 합리적인 가격에 감각적인 디자인의 가구들이 많았어요.” 이렇게 사다 나른 화이트 컬러 가죽 소파와 대리석 상판의 소파 테이블, 라운지 체어를 거실과 침실에 배치했다. 메탈릭한 컬러의 가구들은 모두 친분이 두터운 연예인 친구들에게 선물받은 것들이다. 거실 왼쪽에 놓인 책장은 직접 주문 제작한 상품인데, 스틸 소재의 반자동문을 누르면 수납공간이 나온다. “슈콤마보니 이탈리아 본사에 갔다가 영감을 받았어요. 이것보다 샤이니한 표면으로 하고 싶었는데 사실 실패작이에요. 하지만 오히려 광이 없는 게 질리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셀프로 이런 것들을 진행하다 보니 예상하지도 못한 지점에서 만족도 하고 기분이 묘해요. 하나씩 알아가는 느낌이 들어요.”


주방 쪽에 베란다를 확장한 것이 이번 리모델링에서 가장 큰 공사였는데, 공간은 이전보다 배로 넓어졌다. 중앙에는 식탁을 대신해 커다란 아일랜드 조리대를 배치했다. 벽면을 모두 수납장으로 활용한 아이디어도 빛났다.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를 보이지 않게 정리할 수 있어 주방의 수납 문제도 단번에 해결됐다. 조리대 겸 식탁 높이가 애매해 그에 맞는 스툴을 찾아야 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을지로에서 높이가 딱 맞는 빈티지 무드의 스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침실은 화이트와 네이비로 통일하고 거실과 비슷하게 골드 컬러를 살짝 얹어 모던한 느낌을 끌어 올렸다. 붙박이장 앞에 벽걸이 TV를 놓기 위해 가벽을 세운 건 매우 신선했다. 침실에 딸린 문제의 화장실은 결국 건식에는 실패했지만, 부부가 직접 구매한 제품들로 공간을 꾸며 처음 컨셉트대로 이탈리아 풍의 럭셔리한 욕실로 탄생했다. 두 아이들 방에 놓인 가구는 모두 모듈형 가구로 공간 활용 면에서는 그만이다. 버튼 하나로 침대에서 소파가 되기도 하고, 선반에서 수납장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실버 컬러의 정육각형 패턴 타일도 얼마 전 시공이 끝났고, 내일은 미완성인 문고리를 수리하러 온단다. “이제 곧 거실 이쪽 벽에는 빨간 꽃이 그려진 유화 그림이 걸릴 거고, 아이들 방 쪽 욕실도 세면대 아래 부분을 모두 거울 벽으로 바꿀 거예요. 안방 침대 머리맡 옆에도 스탠딩 조명이 놓일 거고, 통로 끝에 있는 그림 아래에는 대리석 테이블이 오고 있는 중이죠. 그리고 또…. 뭐가 있었죠? 그런데 우리 집, 다 완성되는 거 맞겠죠?” 그러게 말이다. 이 집, 이대로 괜찮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 가지 완성된 것은 있다. 바깥생활에 익숙한 그가 예전처럼 더 이상 밖이 궁금하지 않다는 것이다.

CREDIT

PHOTOGRAPHER 김상곤
EDITOR 손은비
DIGITAL DESIGNER 오주희

자세한 내용은
데코 본지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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