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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8.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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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현우시그널이 매력적인 이유

연애란 나를 바꿔나가는 경험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으로는 지난 몇 주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하트 시그널>을 드디어 몰아보고 말았다. 매력적인 남녀 여덟 명이 근사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생기는 러브 라인을 추리하는 심층 썸 탐구 리얼 예능. <하트 시그널>은 긴장감 형성과 분위기의 반전을 위해서 남자와 여자 캐릭터를 한 명씩 늦게 투입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여자 셋, 남자 셋의 균형을 깨뜨리며 등장한 새로운 남자, 현우. 남자들에게 낯선 여자, 새로운 여자는 흥분을 일으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지만 출연한 여자 셋의 마음과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은 현우는 새로워서가 아니라 그야말로 ‘우성’ 수컷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남자들의 면모가 부족한 건 결코 아니다. 모두 다 스펙도 훌륭하고 보기 드물게 훈훈한 남자들이다. 오히려 현우의 외형만 보고 판단한다면 키가 큰 것도, 대단히 잘 생긴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타고난 매력, 그러니까 첫 눈에 이성에게 작용하는 매력은 월등히 높았다. 여자에게 ‘저 남자에겐 특별한 뭔가 있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근거들이 모여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동물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이다. 다른 남성 출연자들이 등장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세 여자들의 시선, 움직임에서 긴장감이 전해질 정도였다. 현우의 첫 등장을 지켜 본 여자 셋은 모두 현우에게 호감을 품었다.
나 역시 현우가 등장하기 전에는 다른 여타의 관찰 예능을 지켜보듯 나랑은 별 상관없는 일을 지켜보듯 했을 뿐이었다. 다른 남자 출연자들에게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첫 만남이라는 어색한 분위기와 수십 대 카메라 앞에서의 긴장감 때문에 각자 가지고 있는 매력이랄 게 드러나지 못하고 있었다. 똑똑하고 솔직하고 재치 있고 혹은 진중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있지만 파밧 하고 심장에 전기를 일으키진 못했다.
현우 역시 낯을 가리고 긴장한 탓에 말도 별로 없었고 표정도 굳어있었다. 그런데도 현우의 눈빛이, 행동이, 가끔 내뱉는 한 마디 말이 여자들로 하여금 여자 세포를 곤두서게 만들었다. 다른 남자들이 따라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화면 너머에 있는 나 역시 ‘저 남자는 뭐지?’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상대의 환심을 사야 하는 목적이 분명한 모임임에도 현우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써 노력하는 행동이 없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만 집중했다. 처음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자기 안에서 확고한 것이 바깥으로 드러날 때는 신중을 기하기 때문인지 아님 조심스러운 탓인지 말이나 행동은 모호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설명이 부족한 사람, 내가 애써 주석을 뒤지고 만들어 넣어야 하는 건지 계속해서 신경 쓰이게 하는 사람이었다.


그게 현우 같은 남자들이 가진 매력이었다. 본인은 확신을 가지고 행동을 하지만 표현이 명확하지 않아서 상대를 불안하게 만드는 남자. 상대방은 부족한 표현의 의미를 해석하려고 노력하지만 오히려 나쁜 쪽으로 과잉해석하기 일수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불안은 여유를 잃게 만든다. 조바심은 집착을 만든다. 그 사람 옆에 서면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처럼 느껴지고 평소와 다른 나답지 않는 감정들 때문에 힘들어진다. 그 나답지 않음 때문에 그 사람에게 사로잡혀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게 되는 것이다.
많은 여자들이 매력을 느낀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좋은 연애 상대임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도한 경쟁으로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하게 되고 관계의 안정감을 느끼기 어렵다 보니 분명히 좋자고 한 연애인데 홀로 괴로워하며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거기까지였다면 현우는 그저 그런 뻔할 뻔 했다. 불안정하면서 치명적으로 매력적인 소위 ‘나쁜 남자’ 캐릭터에 머물렀을 것이다. 하지만 현우는 시종일관 일편단심이었다. 첫날부터 관심의 타깃을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이 프로그램 상에서 몇 번이나 ‘오직 너’라는 신호를 던져주었음에도 상대는 확신을 하지 못하고 계속 오해를 하게 된 건 단순히 단 둘만의 공간과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심지어 뒤늦게 상대의 불안을 이해한 현우는 태도를 바꿔 한 마디 말이나 행동에도 확신을 주려고 노력을 한다.


현우처럼 속내를 쉽게 알 수 없는데 지나치게 매력적인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가 필연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불안이 있다. 그 동안의 연애에서 현우는 그 부분에 무심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믿어주지 못한다고 도리어 상대에게 서운했을 수도 있다. 어떻게 그 마음을 달래줘야 하는지 몰랐던 적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몇 번의 연애를 통해 배운 것이 있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자극보다는 안정감을 더 추구하게 된 시기의 남자가 된 것이 그 불안을 완충시켜줄 수 있는 남자로 만들어주기도 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런 자신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상대방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는 것 말이다. 연애라는 특수하고 친밀한 관계를 통해서만 알게 되고 배우게 되고 그래서 바뀌게 되는 내가 있다. 연애는 확고한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현우는 상대가 몇 번이나 오해를 하는 상황을 겪으면서 ‘왜 넌 내 마음을 몰라주냐?’로 받아 치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맞는 표현을 해주는 남자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맞아. 연애의 본질은 그런 것이지. 그냥 알콩달콩 꽁냥꽁냥 좋기만 한 게 아니라 둘 사이의 갈등 상황에서 유연해지고 기꺼이 나를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을 하는 일이었지. <하트시그널>은 단순히 남녀 사이의 러브라인을 맞춰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랑하고 사랑 받고 싶다면, 궁극적으로 연애에서 추구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들어주었다.

CREDIT

에디터 김은정
글 현정
사진 하트시그널2 공식 인스타그램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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