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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2. MON

LOVE LETTER

다시, 편지를 쓸래요

사랑을 앓고 있는 이들은 모두 시인이 된다. 소리 없는 희열과 그리움으로 눌러쓴 러브 레터

SHAPE OF MY HEART

사랑을 앓고 있는 이들은 모두 시인이 된다. 소리 없는 희열과 그리움으로 눌러쓴 러브 레터.



내가 얼마나 당신을 그리워하는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심장이 터질 만큼 당신을 사랑해요. 내가 사랑하고 원하고 필요로 하는 건 영원히 오직 당신. 당신이 있는 곳에 내가 있고 싶고, 당신이 원하는 모습 그대로 나이고 싶어요. 내가 자주 늦고 엉망이란 걸 알지만 약속할게요. 수백만배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해요. 사랑을 담아, 마릴린.
단 하나의 사랑을 갈구했던 여인 마릴린 먼로가 조 디마지오에게.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정말로 사랑해 미친 듯이 사랑해 진심으로 너를 사랑해 신시아 너를 사랑해 사랑해 신시아 파월 너를 사랑해 존 윈스턴은 신시아 파월을 사랑해 신시아 신시아 널 사랑해 널 사랑해 정말 놀랍지? 널 기타처럼 사랑해 이 세상의 그 어떤 예쁜 것처럼 널 사랑해 사랑스러운 신시아 널 사랑해 신시아 널 사랑해 넌 정말 훌륭해 널 사랑해 난 널 원해 네가 필요해 난 네가 필요해 날 떠나지 마 난 널 사랑해 해피 크리스마스 메리 크림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신 신 신 신 신 신 신시아를 존 존 존 존 존이 사랑한다 사랑해. 사랑하는 존 XXXXXX
18세 때 존 레넌이 여자친구 신시아에게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4년 뒤 두 사람은 부부가 됐다.
<존 레논 레터스>(북폴리오) 중에서



DEAR MY LOVE

엄마에게, 딸에게, 친구에게, 동경하고 만나고 싶은 당신에게. <엘르>가 대신 수신한 편지.





당신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우리가 만났던 2016년 어느 여름날을 돌이켜봤습니다. 차가웠지만 결코 신경질적이지 않았던 첫인상, 몇몇 예능 프로그램과 노래 속에서 들었던 것보다 훨씬 느릿한 리듬의 말투, 정적이고 차분한 공기 그리고 두 시간 동안 총 넉 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비워가며 했던 말들이 순서대로 떠올랐습니다.
사실 그건 인터뷰가 아니라 대화였어요. 어떤 질문이든 숨김없이 대답했고, 어떤 주제든 일정한 호흡을 유지한 채 때때로 제게 반문하기도 했죠. 당신은 향기와 사랑과 음악과 존재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유의미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어요. 매달 인터뷰를 하는 직업을 가진 저도 당신과의 대화는 한동안 머릿속을 굴러다녔습니다. 그만큼 당신은 자신만의 우주를 가진 사람이었고, 무척 사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에겐 ‘섬세한’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 이후로는 누군가가 당신에 대해 물으면 “영혼이 다른 아티스트”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당신은 정말 그랬어요.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당신의 음악만큼이나 당신의 언어를 좋아했습니다. 당신은 좋아하는 책은 읽고 또 읽으며 ‘씀’이라는 앱에 익명으로 글을 기고하고, 늘 단어의 사회적 의미와 사전적 의미를 고민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노래 가사와 라디오 <푸른밤 종현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인터뷰에서 엿볼 수 있었던 당신만의 철학은 언제나 흥미로웠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공감하는 것 자체가 위안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걸까요?
특히 어느 인터뷰에서 “(막내) 태민이가 형들 말을 잘 듣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태민이가 우리 말을 잘 들을 필요는 없어요. 태민이는 스스로 행동하는 아이지, 누구 말도 따를 필요가 없어요”라고 대답했던 건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당신의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아무리 곱씹어도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정말 맞는 말이에요. 
우리가 나눴던 대화 말미쯤, 당신의 소설 <산하엽: 흘러간, 놓아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숨겨진 단어를 찾는 걸 좋아한다고 했죠?
‘물에 젖으면 투명해지는 꽃’이란 의미의 ‘산하엽’, 정말 어감이 예쁜 단어 아니냐면서. 생각해 보면 당신은 산하엽 같은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귀하고 고요하며 아름다웠습니다.
P.S 언젠가 후배가 당신에게 즐겨 듣는 음악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 적 있어요. 오늘밤은 그 리스트 중 하나였던 제임스 베이의 ‘Let it go’를 들으며 잠들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도 그 노래를 듣고 있기를 바라며.




엄마, 내가 하고 싶은 걸 많이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엄마! 책 많이 읽어줘서 고마워~♡ LOVE♥
스타일리스트 김윤미 실장의 딸이자 뮤즈인 시우의 손편지.

CREDIT

에디터 김아름, 김영재
사진 GETTYIMAGESKOREA
디자인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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