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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7. MON

DEAR EX

좋냐고? 좋다!

구남친의 그 흔한 말, ‘좋니?’. ‘좋지 않아. 네가 그리워.’를 기대하는 이 질문에 구여친은 말한다. ‘좋아’라고. <좋니>에 대한 답가 <좋아>에 덧붙이는 구여친들의 비하인드 속마음을 담았다


#다음_사람에게_내_열_배_만큼_연락하길

우리는 첫 만남부터 마지막 만남까지 연락 문제로 자주 싸웠지. 너의 하루 중 첫 연락은 저녁 시간일 때가 많았어. 나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네 생각을 하는데 넌 그렇지 않았어. 연락을 자주 해주지 않아 섭섭하다고 말하기도 눈치 보여서 참고 또 참았어. 회사 일로 바빠서 나에게 연락 못한다고 하는 사람이 회사 사람들, 친구들이랑은 잘만 하더라. 나를 만나고 있는 주말에도 회사 과장, 부장이랑은 연락 잘만 하더라. 그런 모습을 지켜보기만 해야했던 내 마음을 너가 조금이라도 알까? 너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고 너를 합리화하지만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야. 근데 너를 변하게 할 사람이 내가 아니었던 것뿐. 서로의 다름을 견뎌 내기엔 내가 더이상 못하겠더라. 그래서 헤어졌지. 지금은 좋아. 아침, 점심, 저녁으로 연락해주는 남자를 만나니 내가 정말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져. 너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 아직 너가 정말 좋아하는 여자를 못 만났기 때문일 거야. 부디 다음 사람은 꼭 너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나에게 했던 연락의 열 배 만큼 자주 연락해주길. - 29세, 플로리스트


#그만_연락해_제발_날_잊어줘

이별 후에야 세상 자상한 남자가 된 너를 정말 어떡해야 하니. 너랑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며 난 언제나 속고 또 속았지. 헤어지고 나면 나 없이 죽을 것처럼 매달리고, 집 앞에서 무릎까지 꿇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지만 다시 연애를 시작하면 너는 또 슈퍼 갑이 되었지. 그리고 다시 헤어진 지금, 매일 연락하는 너. 아마도 너는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우리가 다시 연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미안해. 난 이제 진심이야. 너랑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아. 내가 너무 미련해서 이제까지 너에게 끌려 다녔지만 이젠 정말 독하게 마음 먹었거든. 너와 연애하며 늘 나는 을이었어. 먼저 연락하고, 매달리고, 애원하고, 용서했지. 넌 그런 나를 보며 ‘엄마 같다’고 말했지. 그래, 네가 그때 말했듯 나는 네 엄마가 아니야. 네가 잘못을 해도 평생 네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지. 그러니까 이제 너도 미련을 버리길. 너를 마냥 품어줄 사람이 아니라 네가 품어줄 사람을 찾길 바래. 나도 정말 좋은 사람을 찾아 만날 거니까. -30세, 교사




#기다림만_강요했던_너_때문에_흘렸던_내_눈물_때문에_나를_아낄거야

잘 지내니? 너와 헤어진 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너에게 받은 상처는 잊혀지지가 않는구나. 3년이나 만난 구남친에 대해 10년이 지나도, 좋았던 기억이라고는 남아있지 않다니. 하긴 우린 3년을 만났지만 정작 데이트한 날들은 한달 정도였지. 남들은 군 입대할 때 기다릴 여자를 생각해서 헤어지기도 한다는데 너는 군 생활이 1년 남았을 때 나에게 고백을 했잖아. 이후 나는 너와 매일 교환 일기를 쓰며 너의 군 생활에 동참했고 틈날 때마다 먹거리를 잔뜩 싸 들고 면회를 갔지. 1년 뒤 제대한 너를 보며 이제 나도 남들처럼 소소한 연애를 하겠구나 싶었더니 몇 주 뒤 어학연수를 가게 됐다고 통보했어. 마치 그게 나라를 구하듯 중요한 일인 양 더 똑똑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비장하게 말했지. 순진했던 나는 또 너와 1년간 교환 일기를 쓰며 외로움을 달랬어. 그런데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너는 또 나에게 통보하더구나. 아예 호주로 유학을 가게 됐다고 말야. 그리고 눈에서 멀어지니 마음에서 멀어지는 걸 느꼈다며, 일주일간 우리 관계를 생각해보자고 했지. 그래도 다행히, 나는 이별을 고했지. 그때 많이 아팠지만, 그렇게 결심한 것은 참 잘한 일이었어. 만약 한번 더 너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면 나는 더 큰 상처를 받았겠지. 지금은 행복하게 잘 지내지?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는 나에게 했던 것보다 100배만큼 사랑해줘. 다시는 그러지마. ?33세, 기자


#너와의_연애는_딱_잊기_좋은_추억_정도야

안녕? 고시 준비에만 전념하겠다고 나를 버리더니 결국 합격했는지 모르겠다. 연애하는 내내 너는 공부하느라 바빴지. 내가 네 학교나 집 앞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만날 수도 없고, 내가 찾아가서 만나는 것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응하던 너. 그래도 난 너의 미래를 위해 내가 맞춰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넌 ‘연애가 공부에 방해가 된다’며 이별을 고하더라. 물론 너를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 상처 많이 받았어. 분명 네가 나에게 고백을 할 때도 넌 공부 중이었는데, 강렬했던 초반과 달리 식어가는 마음을 ‘공부’를 핑계 삼아 변명하는 네가 너무 비겁하게 느껴졌지. 너무나 비참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너의 미래를 축복해주던 과거의 나.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네가 했던 이기적인 행동들이 나를 더 아프게 하더구나. 너를 만나고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배려해주는 남자를 만났지만, 너에 대한 상처의 기억은 잊혀지지 않아. 난 이제 행복해. 너와의 이별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어. 앞으로 만날 사람에게는 네가 헌신하는, 그런 연애를 하기를. -25세, 대학원생

CREDIT

에디터 김혜미
사진 영화사 제공
디자인 박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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