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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1. WED

PORN FOR WOMEN

야동, 어디까지 봤니?

여자 셋이 모여 나눈 야동에 대한 소소하고 은밀한 이야기.



"너희 혹시...... 야동 보다가 들킨 적 있어?" A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독립한 이후론 누구한테 들킬까 봐 마음 졸이진 않지."

"나도 그랬는데, 며칠 전에 정말 황당한 일이 있었어." A가 울상이 되어 말했다.

"무슨 일인데? 야동은 주로 남자친구랑 같이 보지 않나?" 내 말에 B가 정색하며 말했다.

"어휴, 야. 그런 걸 왜 같이 보냐, 야동은 자고로 혼자 보는 법이지. 아니, 근데 진짜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울상이야?"

"아니, 왜 있잖아, 요즘 내가 만나고 있다는 남자..."

"응, 너네 이모님이 소개해주셨다는 그 남자?"

"어, 지난주에 그 남자가 우리집 근처를 지나다가 생각났다면서 전화를 했더라고. 이 참에 진도 좀 빼 볼까 생각해서 집으로 오라고 했지. 근데 전화를 끊고 보니 집안 꼴이 엉망이라서 허겁지겁 방 정리를 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벌써 도착 한 거야." A는 숨도 쉬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일단 들어오라고 하고 난 부엌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는데, 남자가 거실 탁자 위에 있던 내 컴퓨터를 만진 거야. 자기 말로는 유튜브로 음악을 틀려고 했다나? 하여간 그래서 내가 보고 있던 야동이 ‘두둥’ 떠버린 거지."

"뭐야, 이 시트콤 같은 상황은? 근데, 혼자 사는 여자가 야동 좀 본 게 그렇게 혼비백산할 일이야? 귀엽지 않아?" 내 말에 A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필 그날 컴퓨터로 보던 게 좀 특별했어. 게이 포르노였거든. 남자가 충격을 받은 것 같더라고.. 그날 이후론 연락이 없어."

"와우, 좀 센데? 너 그쪽으로도 관심이 있었어?" 나와 B의 눈빛이 반짝였다.

 

 

 


"아니, 나야 남자 좋아하는 스트레이트니까, 남자들만 나오는 게이 포르노를 보는 건 지극히 당연한 거 아니야? 그리고 그거 알아? 섹시한 남자들은 다 거기에 있다고. 몸매고, 눈빛이고 얼마나 매력적인데. 그런 거 보다가 배 나온 아저씨들이 출연하는 야동 못 보겠더라고." A의 단호한 발언에 B가 제동을 걸었다.

"야, 그래도 아직 친하지도 않은 사이에서 게이 포르노는 좀 당황스럽기도 하겠다."

"야, 왕년에 ‘팬픽(Fan과 fiction의 합성어)’ 작가가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우리 반에서 동성애를 주제로 한 소설 공급책은 전부 너였잖아. 그거랑 게이 포르노랑 뭐가 달라. 그리고 포르노는 어차피 다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해봐, 남자들을 위한 레즈비언 포르노는 넘쳐나고 남자들은 그걸 판타지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다닌다고." A의 얼굴에 억울함이 가득하다.

"하긴, 인기 있는 일본 야동을 보면 남자들은 죄다 배 나온 아저씨나 머리 벗겨진 할아버지잖아. 아무리 남자들이 포르노의 주 소비층이라고 하더라도 보고 있으면 내가 뭔가 다 억울하다니까.” B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여자들은 다들 어리고 예쁜데. 그래 놓고는 원래 남자들이 시각적으로 가장 흥분한다느니, 여자는 역시 젊고 예뻐야 한다고 생각하잖아. 근데 사실 여자들도 젊고 섹시한 남자 좋아해. 육체적인 본능으로 따지자면 남자 여자가 똑같지 뭐가 다르다고."

 

 

 


"맞아. 유명한 여자 포르노 배우들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유명한 남자 배우들은 없지. 몇몇 있긴 해도 선택권이 좁고, 내 스타일도 아니더라고. 그리고 일본 야동은 여자들이 대부분 수동적이잖아. 보고 있으면 흥분이 되기보다는 슬슬 짜증이 난 달까?” A의 확고한 취향에 나와 B는 뭔가 호기심에 가득 찬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일본 포르노 시장이야 워낙 넓으니까 열심히 찾아보면 내 취향에 맞는 것도 있긴 하겠지. 근데 내가 그거 하나 찾자고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나? 차라리 게이 포르노를 보는 게 낫다 싶었지."

"그러니까, 거기에 <매직 마이크> 같은 남자들이 잔뜩 있단 말이지?"

"매직 마이크는 또 뭐야?" B가 고개를 갸웃하며 A에게 다시 물었다.

"어휴, 영화 제목인데, 남자 스트리퍼들이 나오는 영화, 그럼 가장 최근에 나온 <매직 마이크 XXL>도 안 봤겠네? 난 이거 호주 영화관에서 봤는데, 스트리퍼들이 등장할 때마다 여자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진짜 무슨 뜨거운 축제의 현장이었다는 거 아니니."

"그래, 우리끼리 포르노를 보기는 민망하고, 이렇게 모인 김에 일단 그거 라도 한번 보자." B의 말에 A가 노트북을 열었다. 우리는 처음 야동을 보던 날처럼 반짝이는 눈빛으로 모니터 앞에 옹기종기 모였다.

 

 

 


 

김얀이 전하는 말
한국 나이 35세. 언제나 연애 중인 ‘연쇄 사랑마’. 예수님 믿으면 천국 가고 언니 믿으면 홍콩 간다. 여러분의 성진국 언니,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솔직한 글로 공감을 이끌어 내는 문학하는 언니 입니다. 그대들을 위해서라면 흑역사 공개도 두렵지 않은 언프리티 섹스타 김얀의 이야기는 elle.co.kr 에서 격주 수요일 찾아 갑니다.

 

 

 

CREDIT

WRITER 김얀
EDITOR 김보라
ART DESIGNER 유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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