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 스타 인터뷰

2011.09.14. WED

START OF SOMETHING NEW

자유인 장기하, 신나는 공연을 꿈꾸다

그는 더 이상 야심만만한 눈빛을 숨기지 않는다. 눈이 동그래진 관객들을 향해 '뭘 그렇게 놀래'냐며 짐짓 너스레 떨 줄도 안다. 자세히 보니 얼굴도 좀 잘생겨진 거 같다.




학교 근처 쑥고개 원룸에서 손수 앨범을 찍어 팔던 인디 뮤지션은 이제 갓 출시한 뮤직비디오를 9시 뉴스로 내보내는 국민 뮤지션이 됐다. 그가 존경한다고 밝힌 선배들이 오히려 그를 궁금해하고,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앞 다투어 그와의 친분을 자랑하는 형국이다. 그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고 싶어 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줄을 섰다는, 제법 근사한 루머도 떠돈다. “전에는 100퍼센트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건 불가능한 사회라고 생각했거든요. 이젠 내 앞가림할 만큼 수입도 들어오고, 음악에 대해 호평해주시는 분들도 생기고, 한마디로 상황이 호전된 거죠. 근데 주변에서 너무 치켜세우니까 오히려 열등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표현한 곡이 ‘날 보고 뭐라 그런 것도 아닌데’예요. 원래 열등감이라는 게 자기 자신한테서 나오는 거잖아요.” 소포모어 징크스란 그런 거다. 누가 뭐라 그런 것도 아닌데 자꾸만 찾아오는 자격지심. 괜한 걱정으로 그르치게 되는 두 번째 결과물. 송창식과 배철수, 김창완의 노골적인 레퍼런스로 가득했던 1집은 약간의 의구심을 남긴 게 사실이다. 오마주냐 모창이냐 말도 많았다. 미미 시스터즈를 앞세운 무대 퍼포먼스는 언뜻 요란한 포장지처럼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그의 음악은 여전히 어떤 ‘현상’ 아래 해석되고 있었다.



수트는 커스텀 멜로우, 화이트 셔츠는 지이크, 사각 프레임 벨트는 니나 리치, 슈즈는 미소페, 포켓 스퀘어와 레저멘틀 타이는 브레우어 by 유니페어, 시계는 IWC 포르투기즈 오토매틱.


1집이 ‘어쩌다 보니’ 나온 성공작이었다면 2집은 ‘작정하고’ 만든 수작이어야 했다.
1집을 5만 장이나 팔아치운 걸로도 성에 안 찼는지, 2집은 아예 예약 판매만으로 초도 제작분 1만 5000장을 깡그리 매진시켰다. 더블 타이틀곡 ‘TV를 봤네’와 ‘그렇고 그런 사이’는 메인스트림과 인디 신에서 두루 순항 중이고, 직접 연출한 뮤직비디오(특히 손가락 댄스!)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2집의 콘셉트를 묻는 질문에 그는 ‘밴드’라는 한 단어로 일갈했다. 미미 시스터즈가 빠지고, 다섯 명의 밴드 체제로 재편성된 구조다. 세션에서 정식 멤버가 된 건반 이종민은 멜로트론, 클라비넷, 해먼드 오르간 등 갖은 악기들로 복고풍 사운드를 보다 박력 있게 만들었고, 김창완 밴드의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가 객원 멤버 겸 프로듀서로 참여해 큰형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앨범 이름도 그냥 <장기하와 얼굴들>이다. “1집 때는 제가 악보를 던져주면 멤버들이 연주만 해주는 형식이었거든요. 근데 이게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공동 편곡 체제로 가야겠더라고요. 이번에는 제가 대강 얼개를 만들어오면 멤버들이 살을 붙이는 형식으로 작업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1집과 같은 콘셉추얼한 모습을 은근히 기대한 게 사실이다. 흡사 토킹 헤즈 같은 파격적인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보여준 그 아니던가. 화이트 셔츠에 손수 코르사주를 달고, 양팔을 휘적거리는 ‘달춤’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도 바로 그다. “1집 때는 퍼포먼스를 엄청 중시했었는데 이젠 좀 식상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작년 지산 공연부터 저희가 주력하는 게 특별한 퍼포먼스 없이 재미있는 공연을 만드는 거예요. 아마 콘서트 와보시면 ‘아, 얘네가 확실히 달라졌구나’라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상황을 탓할 건 아니고, 공연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죠.” 장기하와 얼굴들은 곧 2집 발매 기념 앙코르 콘서트를 갖는다. 더 이상의 말은 사족이다. 한창 물오른 록 스타(!)의 무대를 흠뻑 즐기시길.




베스트와 팬츠는 지이크, 셔츠는 TNGT, 슈즈는 소다 옴므, 시계는 오메가 레이슨드 타이머.


장기하를 한자로 쓰면?
베풀 장, 터 기, 물 하. 할아버지랑 증조할아버지 이름에서 따왔다는데, 터도 있고 물도 있고 괜찮은 것 같다.

<무한도전> 가요제 출연을 고사한 이유
신보 발표 시기와 겹쳐서. 잘못하면 2집이 묻힐까 봐.

‘장기하와 얼굴들’과 격전을 벌이던 밴드명
장기하들, 장기하의 야망, 장기하와 북청사자들, 장기하와 감자탕… 뭐 하나 쓸 만한 게 없어서 그냥 내가 지었다.

2집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곡
가장 최근에 만든 ‘보고 싶은 사람도 없는데’. 앞으로 만들 곡 스타일도 여기서 뻗어나갈 거 같다.

자신 없는 음악 장르
일렉트로닉. 컴퓨터를 못해가지고….

요즘 눈에 띄는 뮤지션

<슈퍼스타 K>의 김현지. TV로는 못 봤고 사석에서 봤는데 노래도 잘하고 분위기가 있더라.

최근에 한 가장 보람찬 소비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 CD. 엄청 좋아서 계속 듣고 있습니다.

외모 중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
눈이랑 눈썹. 불만족스러운 부분 너무 불만족스러우니까 비밀로.

좋은 선배들
많지. 이적, 길, 정재형, 정원영, 김동률, 유희열, 크라잉 넛, 김창완 선배….

노래방 애창곡
박남정의 ‘널 그리며’.

부재 중 전화 표시가 떴을 때 기대하는 누군가가 있나?
특정 인물이 있는 건 아니고 약간 설레는 마음은 있지. 그랬다가 무슨 금융 캐피탈, 이런 거면 확 던져버리고 싶은….

기억에 남는 인터뷰
아무래도 역시, 고현정 누님이 했던 인터뷰. 이건 뭐 질문에 흐름이 없고 계속 점프 점프하면서 전혀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데, 긴장감 있고 재미있더라.(웃음)

요즘 주목하고 있는 정치적 현안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유해 매체 선정(최근 장기하의 ‘나를 받아주오’가 가사에 유해 약물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청소년 유해 매체물 판정을 받았다). 안타깝다기보단 절망적이다. 그럼 최백호 선생님의 ‘낭만에 대하여’도 유해한 건가? 도라지 위스키가 나온다고 해서?

최근에 운 기억
(10초 생각) 기억이 났는데 그건 비밀로 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기사의 제목을 짓는다면?
오늘따라 말이 횡설수설이네. 원래 논리 정연하게 딱딱 얘기하는 스타일인데. 그냥 ‘중구난방’ 어떤가.(웃음) 빈말 못하는 장기하와 주고받은 깨알 같은 질의응답.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9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EDITOR 강보라
PHOTO 김태은
ELLE 웹디자인 최인아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9월호
참고하세요!

저작권법에 의거, 엘르온라인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타 홈페이지와 타 블로그 및 게시판 등에 불법 게재시 불이익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