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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4. WED

MAGICAL PARADE

수현 유니버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속 내기니 캐릭터를 맡은 수현. 마법처럼 놀랍고 환상적인 장면으로 빛나는 그녀를 만났다


퍼플 컬러의 코듀로이 수트는 Nina Ricci. 퍼플 글리터 터틀넥은 Joseph. 레드 컬러의 페이턴트 슈즈는 Miu Miu. 골드 드롭 이어링은 Loewe.



만나러 오면서 생각했어요. 세계적인 대형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 두 편에 캐스팅된 건 어떤 느낌일까요 그렇게 말하니 더 근사하게 느껴져요.
근사한 일이죠! 드문 일이라고요 하하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내기니 캐릭터는 오랜 시간 비밀에 부쳐졌어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때도 보안 유지를 위해 긴 시간 침묵해야 했죠 훈련됐나 봐요. 이젠 익숙해요. 캐릭터 자체가 너무 큰 스포일러라 매사에 조심했어요. 마지막 오디션 단계에서 제 캐릭터가 내기니라는 걸 알았어요.
이번에도요? <어벤져스>의 닥터 헬렌 조도 그랬잖아요 할리우드는 비밀이 정말 많아요. 대본을 누구와도 공유하면 안 돼요. 캐릭터 이름 대신 코드 네임을 부여받았고요. 세트에서조차 비밀 유지에 조심한 것 같아요.
그 룰을 어기면 어떻게 되나요 그러면… 제가 지금 여기 없지 않을까요? 하하.
예고편이 공개된 후 많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어요 이렇게 트레일러로 먼저 공개된 건 저에게도 서프라이즈였어요. 영화가 개봉해야 제 캐릭터가 알려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희가 뉴욕 소극장에 모여 인플루언서들과 예고편을 봤어요. 영상이 공개되는 순간, 사람들이 환호하고 휘파람 불고…. 와, 정말 짜릿했어요. 내기니라는 캐릭터에게 특별한 순간을 선물해 준 것 같아서 고마워요.
에디 레드메인, 조니 뎁, 에즈라 밀러 등과 호흡을 맞췄어요. 예상과 가장 다른 배우는 누구던가요 에즈라 밀러(웃음). 에즈라가 1편에선 어둡고 내면으로 파고드는 캐릭터를 연기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 굉장히 밖으로 표출하는 성격이더라고요. 그 어떤 사람보다 개성 강하고, 열정적이면서 어떨 때는 순박한 아이 같았어요. 그런 다양한 모습이 매력적이었죠.
에즈라 밀러는 DC 히어로 ‘플래시’이기도 해요 게다가 <저스티스 리그>를 <어벤져스>의 조스 웨던 감독과 함께 찍었죠 오, 조스 웨던 감독님이 DC로 가시다니(웃음).
말이 나온 김에 묻지 않을 수 없네요. 헬렌 조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마블 영화에서 당신을 또 만날 수 있는 건가요 음…. 저는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어요.
뭔가 알고 있다고 해도 비밀이겠죠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으흠? 하하하.



블루 컬러의 코듀로이 수트는 Golden Goose Deluxe Brand. 주얼 장식의 블로퍼는 Roser Vivier. 레오퍼드 무늬의 송치 장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마젠타 핑크 블라우스와 스커트는 모두 3.1 Phillip Lim. 블랙 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레더 글러브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벤져스> 출연 이후 당신의 삶은 예상한 것 이상으로 달라졌나요 그럼요. 새로운 환경을 많이 만나게 됐으니까요. 제가 기존에 알던 것을 많이 깨야 했고, 익숙한 것을 버려야 했죠. 그러면서 저도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죠 일단 매니저에게 기대지 않고 모든 일을 스스로 책임지면서 조금 더 독립적으로 변했어요. 그리고 외국 배우들은 모든 게 자유로워요. 우리나라도 점점 그런 추세로 바뀌고 있는데, 아직은 자기표현에 조금 더 조심하는 게 있잖아요?
방어적인 면들이 있죠. 여자 배우에 대한 잣대가 특히 엄격하기도 하고요 네, 배우는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 두려움에 빠져들거든요. 그런 것들, 타인을 의식하는 걸 버리게 된 것 같아요. 외국 배우들을 보면서 ‘더 크게, 더 대범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운 거죠.
한국에서는 단점인데 할리우드에서는 장점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있다면요 한국에서는 저를 서구적으로 보는 분이 많아요. 그런 이미지가 역할을 맡는 데 제한적으로 작용한 점이 없지 않았죠. 반면 외국에서는 같은 이유로 저를 다른 문화 사람으로 낯설게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저를 강하게 보는 분이 많은데, 외국에서는 강인하고 당당한 이미지의 여자를 선호하더라고요.
스스로 느끼기에는 어때요? 자신이 강인하다고 생각하나요 강인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빼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살면서 도전하지 않아서 후회되는 건 없나요 그런 건 없어요. 도전을 두려워했다면 많은 것을 놓쳤을 거예요.
그런 당신을 나약하게 하는 건 뭔가요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뭔가 어긋나면 그게 마음에 남아 저를 굉장히 괴롭히죠.
인간은 오해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예요. 그러지 않기란 힘들죠 맞아요. 처음 할리우드에 갔을 때 다른 시선으로 저를 보는 분이 많았어요. 의도와 무관하게 오해받는 상황을 견뎌야 했죠. 기댈 사람 없는 낯선 곳이었기에 힘들었어요. 울기도 많이 울었죠. 제가 눈물이 많거든요. 한번은 매니저에게 전화해서 “나, 지금 한국 갈래” 한 적도 있어요. 하하.
어떻게 마음을 다스렸어요 모든 건 다 풀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 사람이 나를 겪으면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강하지 않다지만, 당신은 강해요 도망치면 제가 지는 거니까요.



도브 그레이 컬러의 벨벳 점프수트는 Bottega Veneta. 그레이 컬러의 트렌치코트는 Ports 1961. 퍼가 트리밍된 화이트 슬로퍼는 Bally.



레드 블라우스와 랩스커트는 Valentino. 레드 레오퍼드 송치 부티는 Roser Vivier.



최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서치> 등의 흥행으로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들이 재조명받고 있어요. 당신이 느끼는 감정도 남다를 것 같아요 너무 축하할 일이에요. 개인적인 바람은 ‘아시안-아메리칸’ 혹은 ‘아메리칸’만이 아닌, ‘아시안’도 지금의 흐름에 큰 힘을 불어넣어줬으면 좋겠어요.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피부로 와닿지 않을 수 있거든요. 이 흐름에 기여하는 보이스를 가진 배우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존 조나 산드라 오처럼요. 참 멋진 분들이에요.
이런 고민을 나누는 친구들이 있나요 드라마 <마르코 폴로>를 함께한 배우들요. 아무래도 아시안 배우들이 많다 보니 서로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요. 분명 아시안 역할인데 다른 배우가 들어가는 경우, 우리끼리 서로 위로하고 기분을 풀곤 하죠.
배우가 내 길이 맞나 고민한 시간도 있었나요 있었죠. 배우 활동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그런 고민을 했어요.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면 안 돼요. 하는 일에 대해 ‘좋다’는 마음이 없으면 집중하지 못하고요.
연기는 본인이 원해서 시작한 게 아닌 줄 알아요 네, 모델대회에 입상하면서 너무 많은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어요. 얼떨결에 연기를 시작했는데 재미는 있었어요. 그런데 재미만 가지고 하기엔 만만한 곳이 아니잖아요? ‘이게 맞나’라는 고민이 컸어요. 결국 일을 중단했고, ‘다시 시작하자’고 결심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땐 ‘그래, 하다가 죽으면 죽는 거지, 뭐!’라고 강하게 마음먹었던 것 같아요.
자신을 빨리 돌아봤네요 어릴 때부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내 인생은 어디로 가고 있지? 내가 왜 태어났지? 이런 걸 항상 생각했거든요.
이유는 찾았나요 답은 없지만, 내가 해야 할 분량이 있으니까 이런 것들이 나를 찾아온 게 아닐까 생각해요.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할 거예요. ‘그건 팔자야!’라고 하하, 다들 저보고 역마살이 있다고 그래요. 유년기를 외국에서 보내기도 했고, 방송을 해도 해외 촬영이 많았어요.
언젠가 정착해서 사는 삶을 상상해 보면 어때요 솔직히 정착해서 사는 삶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답답하면 공항 갈 궁리를 하거든요.
데뷔작 <게임의 여왕>부터 지금과 같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 당신의 삶은 달라졌을까요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이 일을 하는 건 아니니까요. 배우가 뭔가 했을 때 주목받아야 하는 게 이쪽 생리이긴 하지만, 그걸 의식하고 일한다면 너무 불행할 것 같아요.
힘들어서 많이 울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어때요 최근에도 그런 순간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에요. 이전처럼 무섭거나 그러진 않아요. 오히려 지금은 외국에 나가면 자유를 느껴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기대되고요.
당신의 다음이 궁금해요. 혹시 DC에서 보는 건 아니에요 하하. 그래도 마블에서 보면 더 좋지 않을까요.

CREDIT

에디터 김영재
사진 안주영
스타일리스트 신지혜
헤어 이선영
메이크업 서희영(제니하우스)
디자인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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