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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9. SUN

PUMP UP

오늘의 현아

지독하게 관리하고, 덤덤하게 성장하며, 노련하게 무대를 이끄는 오늘의 현아

비대칭 숄더 라인이 유니크한 레드 스트라이프 패턴의 보디수트는 Pushbutton. 꼬임이 구조적인 골드 싱글 이어링은 Monday Edition.



러플 디테일이 우아한 시스루 롱 드레스와 블랙 와이드 벨트, 브라톱과 브리프는 모두 Dior. 크리스털 장식의 드롭 이어링은 Mzuu. 하이톱 스니커즈는 Convers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로고로 도배된 광택 소재의 트렌치코트와 웨스턴 무드의 옐로 부츠는 모두 Fendi. 스트리트 감성 가득한 버킷 햇은 Ports V.



레오퍼드 패턴의 티셔츠는 N°21. 스트랩 디테일로 앵클 라인에 포인트를 준 트랙 팬츠는 YCH. 메시 소재의 슬링백 키튼 힐 슈즈는 Dior. 장갑처럼 손가락을 낄 수 있는 머플러는 COS. 화사한 비즈 장식의 이어링은 Fruta by Pairs Shop.



데뷔 11년 차인데, 지금까지 활동을 쉬어본 적 없는 ‘워커홀릭’이라면서요 그동안 그런 생각을 못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바쁘게 살아왔다는 걸 인정하게 됐어요. 그러고 보니 1년에 앨범을 여러 장씩 냈더라고요(웃음). 물론 신인 때는 한 해에 아홉 장의 앨범을 낸 적도 있지만요. 저에게 활동 시기는 곧 기회였거든요. 감사함이 컸던 터라 쉬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다음 앨범,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한 번 쉰 적은 있어요. 2년 전에 베를린과 파리로 첫 해외여행을 갔었는데 ‘와! 쉬는 게 이런 거구나’ ‘굉장히 어려운 거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됐죠.

어떤 게 제일 어려웠어요 인생 스물다섯에 처음으로 여행 앱을 깔고 어디를 가야 할지 정해야 했던 때였으니까요. 일 때문에 비행기를 그렇게 많이 타고, 항공사 마일리지가 이렇게 많이 쌓였는데 여행 앱은 처음 사용해 보는구나 하는 나름의 충격이 있었어요. 물론 여행 계획이라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하지만 걷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만큼은 좋았어요. 

생각을 정리하는 건 잘되던가요 자고 일어나면 또 마음이 달라지니까 결론에 이르지 못했어요. 다만 그동안 나는 무슨 말,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싶은지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은 있었죠.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자각요. 덕분에 스스로 좀 더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필름 카메라로 사진도 찍으면서.

찍히는 것 외에 찍는 것도 좋아하나요 둘 다 좋아하는데 좀 더 마음이 가는 건 찍는 거예요. 취향이라고 한다면 아날로그적인 것, 주로 옛것에 끌려요. 필름 카메라도 자동보단 수동이 좋고요. 필름을 넣고, 한 번 감아주고, 커버를 덮고, 다시 한 번 필름을 감아주고, 찍고, 다시 필름을 감는 행위가 무척 매력적이거든요. 빈티지 패션에도 늘 매료돼요. 최근 레트로 무드에 기반한 컬렉션이 많은데, 사람들은 다들 옛것에 대한 향수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유행이 돌고 돌아 지금이 그 트렌드일 수도 있지만요. 유럽 도시들을 다니면서 옛날 그림들, 옛 건물들을 어쩜 저렇게 시간이 묻어나는 모습으로 보존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자주 일었어요.

현아 씨의 커리어도 시간이 묻어나는 모습으로 보존되는 동시에 또 새롭게 쓰이고 있지 않나요 맞아요. 건물을 무너뜨리고 다시 세운다는 느낌보다는 제가 해온 모든 것들이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언밸런스한 디자인의 그래픽 패턴 랩 드레스는 Colville by Matchesfashion.com. 경쾌한 스트라이프 패턴의 브라톱은 Recto. 글로시한 블루 컬러로 청량감을 주는 부츠는 Stuart Weitzman. 네온 컬러의 볼 캡은 Tommy Jeans. 볼 참 장식의 뱅글은 Monday Edition.



드레이프 디테일로 화려함을 더한 드레스는 Isabel Marant. 볼드한 크리스털 이어링은 Vintage Hollywood. 블랙 선글라스와 글리터가 믹스된 레드 컬러 삭스는 모두 Off-White™. 로고 패턴의 패브릭 스니커즈는 Fendi.



스포티한 무드의 집업 디테일 톱은 Off-White™. 옐로 컬러의 오버올 드레스는 Ports 1961. 플라스틱 참 장식의 이어링은 Fruta by Pairs Shop.


섹시미를 해석하는 시선과 강도에서도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게 섹시미란 자존감과 연동되는 개념이에요. 저를 잘 아는 지인이 예뻐졌다고 하면 정말 예뻐진 것 같아요. 그럼 자신감이 생기고, 섹시한 모습을 자신 있게 선보이는 힘의 원천이 돼요. 저는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섹시하고 싶은 욕심이 큰데, 커리어가 쌓이면서 더 덤덤하고 더 노련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안무 연습은 열심히 했지만 운동하는 건 지독하게 싫어했거든요. 이러면 안 되겠다, 더 노력해야겠다 싶어서 반년 정도는 주 7회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그 이후부터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 온 지 2년이 좀 넘었어요. 몸의 선들이 다듬어지고 예뻐지는 것 같아서 좋아요. 먹고 싶은 걸 참느라 곤욕스러울 때도 있지만요. 상대적으로 유산소운동은 자연스럽게 하고 있어요.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걷고, 계속 몸을 쓰는 편인데 사실 제가 잘 앉아 있질 못해요.

지금도 앉아 있는 게 불편하나요 조금요. 전 집에서도 서 있어요(웃음). 집에 가면 뭐 그리 할 게 많은지 빨래랑 청소도 하고, 향도 피우고, 손톱에 매니큐어도 바르고, 괜히 욕실 청소도 했다가…. 아무튼 일을 만들어서 하는 편이에요. 몸에 밴 습관들이 그래요.

좋은 습관인데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건 환경을 생각해서인가요 꼭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지인이 빨대를 쓰면 안 된다고, 우리끼리라도 텀블러를 쓰자고 제안해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꼭 써야 한다면 하루에 한 번만 쓰자, 그래요. 내년부터 스타벅스에 빨대가 없어진대요. 거대한 체인을 가진 브랜드에서 먼저 모범을 보이는 건 좋은 일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당신도 해라, 그런 건 아니고 어떤 문제를 자각하게 됐으니 나부터라도 시작하자, 그런 거예요.

지금의 삶을 이끌어가는 가장 강한 동기부여가 있다면 아무래도 첫 시작이죠. 그때가 지금의 삶을 유지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이면서 커리어를 마무리할 때까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요소가 될 거예요. 부모님이 그러세요. 내일 당장 이 커리어를 내려놓더라도 가장 멋진 모습으로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네가 있어서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있기에 네가 있는 거라는 이야기를 무려 여섯 살 때부터 들어왔어요. 살다 보니 부모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는 시점이 오더라고요. 제 팬클럽 이름이 ‘아잉’이에요. 저랑 좀 안 어울리죠(웃음)? 이유 없이 저를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팬들도 당연히 동기부여가 돼요. 제가 아프면 저보다 더 아파하니까 몸 관리를 안 할 수 없어요. 언젠가 서로 친한 팬들 틈에 껴서 전시회도 가보고 싶고, 같이 놀아봤으면 좋겠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그때 그랬지’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팬들과의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꿈이 있어요.

현아 하면 레드 컬러가 생각나요. 그 새빨간 입술의 계보와 함께요 빨간색을 보면 욕심나지 않나요? 사람을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데다, 어느 곳에서나 포인트가 되는 컬러잖아요. 생각해 보면 어디에서든 포인트가 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 있던 것 같아요. 그보다 레드 립은 정말 포기할 수가 없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레드 컬러가 50가지 정도 되는데 팬들에게 추천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하지만 레드를 좋아하는 현아는 레드 같은 삶을 살진 않아요.



CREDIT

에디터 김영재
사진 김선혜
스타일리스트 원세영
글 채은미
헤어 효정
메이크업 박민아
디자인 황동미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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