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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MON

HERE I STAND

정유미의 호흡

은은하면서도 또렷하게 빛나는 존재감. 자연스럽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호흡하는 배우 정유미

우아하고 강인한 현대 여성을 상징하는 티파니 하드웨어 컬렉션. 옐로골드 소재의 티파니 하드웨어 트리플 드롭 이어링, 레이어드한 티파니 하드웨어 볼 링은 모두 Tiffany & Co. 도트 무늬 드레스는 Self Portrait.



오픈 다이얼을 열면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티파니 T 커프 워치. 티파니 블루 가죽 스트랩과 스털링 실버 다이얼이 조화를 이룬다.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티파니 T 투 링과 티파니 T 투 와이어 PC 링 모두 Tiffany & Co. 스카이 블루 컬러의 랩 블라우스는 Vleeda.



알파벳 T의 수직적인 디자인, 뉴욕의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티파니 T 컬렉션. 실버와 로즈골드 소재의 티파니 T 스퀘어 랩 브레이슬렛을 레이어드해 스타일을 완성했다. 다이아몬드 세팅 링은 화이트골드와 로즈골드를 착용했다. 모두 Tiffany & Co. 스트라이프 셔츠는 Celine. 와이드 팬츠는 Eenk.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라이브> 종영 후 바로 배우, 스태프들과 휴가를 다녀왔죠? 치열했던 여정의 끝을 즐겁게 마무리했나요 아직 안 끝난 것 같아요.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아니라 다른 작품보다 촬영 기간도 길었던 편이고, 어제 아침까지 다들 함께 있었으니까. 오롯이 제 시간을 가져봐야 실감 날 것 같아요. 여러 작품을 해왔지만 이번엔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에요.

<라이브>를 선택한 건 아무래도 노희경 작가 때문이었을까요 그렇죠. 작가님을 처음 만났을 때 아직 대본은 없었고 시놉시스만 봤는데, 다른 드라마 ‘시놉’들과 달리 많은 것이 담겨 있었어요. 제 대사를 보지 않았음에도 캐릭터의 마음 같은 게 구체적으로 느껴졌어요. 그게 바로 노 작가님의 힘이겠죠.

시보 경찰 ‘한정오’를 연기하는 건 어땠어요? 상처 있고 녹록하지 않은 삶을 사는 캐릭터라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써주시는 대로 열심히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이 역할을 내게 맡겨준 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글 속에 이미 많은 게 있었기 때문에 거기 나와 있는 대로 최대한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죠. 겨울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그런 추위 속에 촬영해 본 적이 없어서 고생하긴 했어요. 더욱이 사건 사고는 늘 바깥에서 일어나니까.

<라이브> 18회 동안 다양한 인간 관계들과 촉법소년, 가정폭력, 존엄사 등 여러 사회 이슈를 다뤘어요. 한정오의 사연 외에 개인적으로 관심 가거나 공감했던 이슈는 많은 사건이 있지만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어요. 인간이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 과연 나는 그것들을 잘 지키며 살고 있는지. 이런 이야기를 만난 게  행운이란 생각도 들었고요. 현장에서 스태프와 배우들이 진짜 유대하고 연대하면서 찍었거든요. 이 사람들과 이런 이야기를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올 초에는 영화 <염력>에서 짧지만 강렬한 역할을 선보였어요. ‘홍상무’는 어떤 여자인지, 어쩌다 저런 괴물이 됐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워낙 짧게 찍어서 따로 그녀의 서사를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제가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많은 생각을 가지고 들어가면 안 되니까. 그냥 감독님을 믿고 그 시간에 저를 던져버리고 찍었던 것 같아요. 그런 연기를 해본 적 없어서 재미있었는데, 영화를 보고 많은 분이 그 이상의 의미 부여를 하더라고요. 저희가 한 건 요거밖에 없는데, 더 많은 생각을 해주니 신기하기도 했어요.  

임신부로 나왔던 <부산행>도 그렇고, 새로운 역할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어떤 배우가 만날 똑같은 것만 하고 싶겠어요. 특별한 욕심이 있거나 변신을 원했다기보다 그냥 그 시기에 자연스럽게 제안이 왔고, 대본을 읽었을 때 그 이야기가 좀 더 재미있게 느껴졌을 뿐이에요. 다른 시기에 비슷한 게 왔는데 재미있게 느껴진다면 또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굳이 피하고 그러진 않아요. 

공식 데뷔작은 2005년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영화예요 이제 와서 감히 말하자면, 시대를 앞서가는 영화였죠. 

당시에 그 영화, 그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고 촬영했나요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냥 했어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많이 하긴 했는데, 지금은 가물가물하죠. 다만 너무 좋아하고 사랑했던 기억은 있어요. <사랑니>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작품도 소중하지만 제 마음속에 가장 크게 자리한 작품이에요.  



직사각형 케이스의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인 티파니 이스트 웨스트 미니 워치와 화이트골드 티파니 T 스퀘어 브레이슬렛,
다른 손에는 얇은 라운드 디자인의 티파니 T 투 힌지드 브레이슬렛을 착용했다. 모두 Tiffany & Co. 네이비 재킷은 Derek Lam by Boontheshop. 팬츠는 Lavin Collection.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뉴욕에서 볼 수 있는 게이지 링크 디자인이 특징이다. 옐로골드 소재의 티파니 하드웨어 그래듀에이티드 링크 네크리스와 링크 이어링, 라지 링크 브레이슬렛은 모두 Tiffany & Co. 벨티드 디테일의 팬츠 수트는 Michael Kors Collection.



다양하게 레이어드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티파니 T 컬렉션. 왼손에는 티파니 T 스퀘어 브레이슬렛과 티파니 T 와이어 브레이슬렛을 레이어드하고, 티파니 T 투 내로우 링을 착용했다. 오른속에 매칭한 티파니 T 투 내로우 링과 티파니 T 와이어 PC 링, 큐트한 사이즈의 티파니 T 스마일 이어링은 모두 Tiffany & Co. 화이트 셔츠는 Celine. 팬츠는 Studio Tomboy.



그간 마니아 팬이 많은 배우로 소문났는데 <윤식당>을 통해 어느 때보다 친근하고 대중적인 스타가 됐어요 한 명이 좋아해주는 것보다 열 명이 좋아해 주면 더 좋죠(웃음). 인기나 인지도란 것도 이 일을 10년 넘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가온 것이지, 그걸 바라고 뭘 해본 적은 없어요.

<윤식당>의 경험은 어땠나요? 전과 달라졌거나 새로운 변화가 있었나요 너무 좋았어요. 그 시간을 통해 스스로 변화된 부분도 있고요.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알아본다고 해서 갇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자유로워진 느낌이에요. 대중의 평가나 오가는 얘기들을 들으면서 ‘아, 이런 건 정말 신경 쓸 필요 없겠구나’라고 느낀 게 많아요. 이렇게 보이면 어쩌나, 저렇게 보이면 어쩌나 신경 쓰던 것들 있잖아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양해진 걸 느꼈는데, 그중에는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많아요. 다 너무 다르더라고요. 그런 거에 얽매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 선택이나 누군가를 만나는 일에 있어서도 좀 더 편해진 것 같아요. 굉장히 고마운 경험이죠. 

처음에 방송 속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던가요 웃겼어요(웃음). 내가 저렇게 보이는구나, 저런 말을 하는구나. 사실 많이 놀랐어요. 평소 제가 어떻게 말하고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직접 볼 일이 없잖아요. 그걸 보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고쳐야 할 부분도 많다고 느꼈고요.

커리어 초반에는 ‘아트 무비’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했어요. <로맨스가 필요해> <연애의 발견>으로 현실성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됐고 <부산행>부터 다시 정유미의 낯선 모습을 끄집어내고 있는 듯해요.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만족하나요 아쉬운 것도 많고 더 잘됐으면 좋았겠다는 작품도 있지만, 제가 출연한 작품과 시간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느껴요. 늘 즐겁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때 그 시간을 겪었기에 지금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요. 좋은 현장에서 열정적이고 훌륭한 스태프들과 함께했고, 비록 흥행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그 시간이나 그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정유미란 배우를 말할 때 ‘자연스러운, 자신만의 것이 있는’이란 표현을 많이 해요. 본인의 어떤 면모가 그런 느낌을 주는 걸까요 처음에 한 명이 그렇게 쓰니까 계속 그렇게 가게 된 것 아닐까요(웃음). 왜 그럴까 하는 생각 자체를 안 해봤어요. 그냥 그렇게 봐주면 좋은가 보다, 고맙다, 그런 정도?

인스타그램의 상당한 지분을 #친구개 시바견 탁구가 차지하고 있던데. 반려견을 직접 키울 생각은 없나요 가끔 친구 개를 봐주는 것만으로 만족해요. 워낙 개를 좋아해서 키워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제가 일하러 나간 뒤엔 나만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럼 강아지가 너무 외로울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제가 나이 들었을 때, 나이 많은 반려견을 키우려고요. 제가 먼저 가게 돼서 강아지가 나를 찾으면 안 되니까요. 



티파니 T 와이어 후프 이어링과 러블리한 스마일 펜던트, 레이어드한 체인 네크리스가 돋보인다. 왼손에는 티파니 T 스퀘어 브레이슬렛과 얇은 티파니 T 와이어 브레이슬렛, 티파니 T 투 링과 와이어 PC 링을 착용했다. 오른손에는 티파니 T 투 힌지드 브레이슬렛과 화이트골드 소재 티파니 메트로 스리 로우 힌지드 뱅글, 티파니 T 투 내로우 링을 착용했다. 모두 Tiffany & Co. 베스트는 Lemaire. 블랙 팬츠는 Moon Choi. 슈즈는 Just Jinny.



옐로골드 소재의 티파니 하드웨어 볼 후크 이어링과 겹쳐 착용한 볼 바이패스 브레이슬렛, 볼 댕글 링은 모두 움직임에 따라 매력을 배가시킨다. 미니 사이즈의 티파니 모던 키 라운드 키 펜던트는 데일리 주얼리로 그만이다. 모두 Tiffany & Co. 머스터드 컬러 셔츠와 팬츠는 모두 Celine.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혼자 시간을 잘 보내는 타입처럼 보여요 네, 그래요.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 게 재미있긴 하죠. 그런데 혼자 있는 시간도 나름 잘 보내는 편이에요. 특히 일할 때는 어쩌다 쉬는 날이 있으면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좋더라고요. 잘 수 있을 때까지 자고, 집밥 먹고, 설거지하고…. 그런 여유가 주어지는 게 너무 행복한 거예요.

30대의 삶은 잘 흘러가고 있나요 지금만 생각하면 너무 좋아요. 사람이 하루하루 모두 행복할 순 없잖아요. 풀지 못한 숙제로 어려웠던 때도 있지만, 우연히 다가온 작은 것이 큰 기쁨을 준 때도 있고요. 30대는 그런 변화가 많은 시기 같아요. 그 전에는 정말 일만 했거든요. 20대 때는 드라마를 찍을 때 운동조차 안 했어요. 오직 작품만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야만 하는 줄 알았어요. 지금도 모든 강박에서 벗어난 건 아니지만, 전에 비하면 여유가 생겼어요. 일은 여전히 어렵지만, 이걸 대하는 내 태도는 좀 더 편해진 것 같은? 그런 여유를 얻었기에 더 잘해내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요. 주변 친구들의 유연한 태도를 보면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가족과 친구들에겐 어떤 사람인가요 일단 부산에 있는 가족한테는 안쓰러움의 대상이죠. 혼자 떨어져 사니까. 드라마 촬영 때는 절대로 못 올라오게 해요. 잠 못 자는 생활을 보면 가족들이 가슴 아파할까 봐. 친구한테는, 글쎄요,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웃음)? 제가 은근 손이 많이 간다고 하더라고요. 두루두루 다양한 사람을 친구로 두는 타입이에요.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훌륭한 친구들이 제 옆에 많아요.

돌아보면 배우 정유미가 연기한 여자들은 연약하거나 순종적인 여자들이 아니었어요. 여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의식했던 부분이 있을까요 제가 그걸 깊이 생각한 건 아니에요. 그냥 저로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라. 저마다 기본적인 성향은 다르고, 저는 어떤 얘기를 어디 가서 혼자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작품을 통해 그에 담긴 이야기를 최대한 진심으로 표현해 내는 게 제 역할이자 제가 ‘얘기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이다음에 만나고 싶은 이야기는 정해진 건 없어요. 영화도 드라마도 좋아요. 어디서 뭘 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차기작은 지금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라이브>를 다시 한 번 보고 공부해야죠.

인터뷰를 시작할 때, 명함을 요청했잖아요. 인터뷰 기사가 맘에 안 들어서 기자한테 전화한 적 있나요 몇 년 전에 한 번, 진짜 전화할까 했는데…(웃음).

CREDIT

사진 안주영
스타일리스트 최경원
패션에디터 정장조
피처에디터 김아름
헤어 이일중
메이크업 안성희
네일 김은정(DASHING DIVA)
어시스턴트 유지은, 류가영
디자인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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