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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3. SAT

ANGELINA: WHAT SHE'S FIGHTING FOR NOW

안젤리나 졸리와 존 케리의 만남

안젤리나 졸리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뉴욕 리츠?칼튼 센트럴 파크 호텔에서 두 딸 비비언, 실로와 함께한 안젤리나 졸리.
체크 패턴 로브는 Brooks Brothers. 다이아몬드와 골드 스터드가 세팅된 이어링은 Van Cleef & Arpels.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렛은 Tiffany & Co. 다이아몬드와 루벨라이트가 세팅된 핑크골드 워치는 Bulgari. 착용한 반지는 모두 본인 소장품.


안젤리나 졸리는 홍보할 프로젝트가 없다. 3월 개봉 영화 중에 그녀가 출연하거나 연출한 작품은 아무것도 없다. 배우들이 인터뷰하는 흔한 이유들을 제치고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메가 스타가 <엘르> 커버에 등장한 것은 레드 카펫이 없는 한 행사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다. 바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이다. 우리 나이로 마흔넷의 안젤리나 졸리는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의 여성 인권 문제를 조명하는 일에 헌신해 왔다. 유엔난민고등판문관(UNHCR) 홍보대사 겸 외교사절로 일하면서 레바논과 요르단, 이라크 방문 등을 포함해 무려 60건에 달하는 현장 임무를 완수했다. 또 영국 정부가 이끄는 ‘분쟁 지역 성폭력 예방 본부(Preventing Sexual Violence Initiative)’ 공동설립자로서 르완다, 보스니아, 헤르제고비나의 강간 피해자들을 만났다. <엘르> 촬영이 있기 며칠 전 <가디언>지는 졸리가 NATO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크와 공동 집필한 젠더 폭력 반대선언문을 게재했다. 이런 실천적인 행보와 달리, 졸리는 정치에 관한 한 말을 아끼는 편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정치적 행동이 이따금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지름길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인식한 지 오래다.     
그리하여 <엘르>는 안젤리나 졸리와 중견 정치가 존 케리 사이에 오간 사려 깊은 대화를 전하고자 한다. 졸리가 베트남 참전 용사이자 대통령 후보였고 최근에는 국무장관을 역임한 일흔여섯의 상원의원을 처음 만난 건 5년 전 런던 G8 정상회담에서였다. 그리고 아리도록 추운 2017년 12월 아침, 두 사람은 뉴욕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재회했다. 호텔로 오는 길에 우연히 딸 바네사와 마주친 케리는 잠시 딸을 데리고 와서 졸리와 인사를 나눴다. 졸리의 여섯 자녀 중 두 딸 역시 곧 도착할 예정이었다. 졸리는 유엔기자협회(UNCA)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세계시민상(Global Citizen of the Year)을 수상하고 크리스마스 쇼핑을 하기 위해 뉴욕에 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다가오는 2018년을 기대하고 있었다. 졸리는 케리 전 국무장관이 가르치고 있는 예일 대학교의 잭슨국제문제연구소 학생들 앞에서 강연할 예정이었고, 케리 또한 졸리가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연설하기로 약속했다. 여기, 두 사람이 지칠 줄 모르고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대한 이슈들의 작은 예고편에 귀 기울여 보자.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AJ 세계 여성의 날을 기리기 위한 이번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JK 영광입니다. 가족들은 평안하시죠?
AJ 잘 지냅니다. 곧 아이들이 여기로 올 거예요. 이제 슬하에 손주를 두고 계시죠? 
JK 할아버지가 되니 최고로 행복합니다. 아이들이 어찌나 똑똑한지 무서울 정도예요.
AJ 정말 그래요. 얼마나 생각하는 게 명확한지….
JK 방금 파리 기후정상회의에서 돌아오는 길입니다. 세계가 연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실 걸로 압니다.
AJ 의원님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중 하나죠. 말하자면 세계 시민인 동시에 애국자일 수 있을까?  사실 이걸 질문이라고 해서도 안 되겠지만요.
JK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눠야 할 주제입니다. 미국인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말입니다. 어째서 모든 미국인이 우리가 전 세계에 걸쳐 하는 일들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는지 좀 더 설명할 필요가 있어요.
AJ 저는 조국을 몹시 사랑하고, 의원님도 분명 그러실 겁니다. 미국이 상징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과 제가 하는 일은 긴밀하게 이어져 있어요. 예를 들어 저희 집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JK 그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군요.
AJ 미국이 다양한 배경과 신앙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나라이기 때문에 제가 이런 가족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우리 딸들이 누리는 자유는 미국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함께 싸워줄 때 비로소 가장 훌륭한 국민이 되는 겁니다. 특히 다른 여자들을 위해 싸울 때요.


센트럴 파크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돌아와 엄마와 재회한 실로와 비비언.


매듭 장식의 크레이프 블라우스는 Zac Posen. 울 소재의 심플한 스커트는 Akris. 침대 위에 놓여 있는 트렌치코트는 Khaite. 다이아몬드와 골드 스터드가 세팅된 이어링은 Van Cleef & Arpels.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렛은 Tiffany & Co. 다이아몬드와 루벨라이트가 세팅된 핑크골드 워치는 Bulgari.


JK 풀어야 할 난제는 북아프리카나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이 우리 모두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설명하는 데 있지요. 이민과 테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말입니다.
AJ 바로 제가 말하고자 하는 점이죠. 국제 이슈에 무관심한 사람일지라도 이미 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걸요. 퇴보하는 건 위험합니다.
JK 지난해에 예일 대학교의 잭슨국제문제연구소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지요. 청중에게 “지구를 구하자”고 했을 때, 다들 지루한 표정을 짓더군요. 하지만 이는 분명히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특히 일자리에 관련해서 말입니다. 농부인데 특정 지역에서 곡물이 자라지 않게 된다면? 더 자주, 더 파괴적인 슈퍼스톰이 닥쳐온다면(미국 국무장관 역임 시절 존 케리는 2016년 파리협정을 책임지고 서명했다.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2020년 파리기후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AJ 미국이 파리기후조약에서 탈퇴한다니 정말 두려운 시대가 아닐 수 없어요.
JK 현재 뉴욕,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90개 이상의 도시가 파리기후조약을 100% 준수하고 있어요. 미국인들은 탈퇴하지 않았어요. 기후변화는 우리가 노력해 온 모든 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여성과 난민에 대한 폭력까지도요.
AJ 이미 전쟁보다 기후변화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고 있지요. 의원님이 정치에 뛰어든 계기가 환경 문제인가요?
JK 베트남에서 돌아오자마자 즉시 활동을 시작했던 건 아닙니다. 여전히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1970년에 열린 최초의 ‘지구의 날’ 시위에 참가했습니다. 2000만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고, 그로부터 대기오염 방지법, 연방 수질오염 통제법 그리고 미국 환경보호청이 생겨났지요. 누가 환경보호청의 입법화에 서명했는지 아십니까? 리처드 닉슨이에요. 어째서냐고요? 표를 얻을 수 있는 이슈였으니까요.
AJ 저는 어릴 때 정치에 상당한 반감이 있었어요. 인권 이슈에 관심을 갖고 난민과 생존자들을 만나게 된 건 주로 배우고 싶어서였죠. 부츠를 신은 인도주의자가 되고 싶다는 낭만적인 생각도 다소 있었어요. 그러나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 시점이 오더군요.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기 위해 뿌리를 캐다 보면, 결국 법과 정치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전쟁 중에 일어난 체계적 강간으로 고통받은 난민들을 계속 만나게 되는데요, 사실상 유죄 판결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정부 기관 및 법률가들과 협력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은 덜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어요.
JK 부끄러운 일이지요.
AJ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낼지 고민해야 해요. 함께할 정치인들을 찾고 약속을 지키게 하는 거죠.


뉴욕 월 스트리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의 세계시민상’을 수상한 안젤리나 졸리.


JK 그게 민주주의죠. 책임감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싸우고 계속 밀어붙여야 합니다. 그간 성과를 거두었다고 여기시나요?
AJ 많은 곳에서 성폭력에 대한 논의가 이전보단 덜 금기시되고 있다는 걸 느껴요. 지도자들이 행동에 나서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요. 150개 이상의 국가가 전쟁 지역의 강간을 묵과하는 짓을 끝내자는 협약에 서명했어요. 증거를 모으고 기소를 지원하는 새로운 팀도 생겼고요. 지난여름 UN 평화유지군이 새로 훈련받을 때 전 케냐에 있었어요. 평화유지군 또한 문제의 일환이었기 때문이죠. 우리는 NATO와도 협력하며 군대에 더 많은 여성 인력을 끌어들이는 일에 힘쓰고 있어요. 그렇지만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은 너무나 멀죠.
JK 제가 초년 검사였던 시절에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범죄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강간 피해자를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여성 검사를 더 많이 채용하고 승진시켜 낡은 관념을 조금씩 개선하려고 노력했지요.
AJ 바로 그런 거예요. 법뿐 아니라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 현재 우리가 누리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힘겹게 싸웠을까 생각하게 돼요. 모든 게 의미 있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태도,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배우는 방식, 세계의 다른 여성들과 연대하는 것까지요.
JK 이 대담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각자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길 바랍니다.
AJ 그리고 그 목소리가 들리도록 소리 내어 말하는 것도요. 제 딸들에게 말하죠. “너희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그것에 따라 특별한 존재가 된단다. 드레스를 입고 화장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 너를 규정하는 건 네 정신이야. 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또 어떤 가치를 대변하는지 알아야 한단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같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함께 싸워야 해. 봉사의 삶을 사는 건 값진 일이야”라고요.



CREDIT

사진 ANDRES KUDACKI
스타일리스트 SAMIRA NASR
헤어 ADAM CAMPBELL(AT THE WALL GROUP)
메이크업 MATIN
메니큐어 MAR Y SOUL
세트 GILLE MILLS
프로덕션 NATHALIE AKIYA(FOR KRANKY PRODUKTIONS)
에디터 김아름
번역 김선형
디자인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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