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 스타 인터뷰

2017.12.20. WED

ALONE TOGETHER

그 여자 그 남자

장윤주와 주윤하가 크리스마스에 함께 공연한다


함께 사진을 찍는 건 처음이다. 서로 어떤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설지 전혀 모른 채 스튜디오로 들어선 장윤주와 주윤하.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온 장윤주는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것처럼 조금 달라진 마음으로 새 앨범을 냈다. 주윤하는 보드카 레인으로 시작해 솔로 뮤지션으로 여러 음악적 시도를 거치며 묵직한 여유를 발산하는 싱어송라이터다. 한 프레임에 담기 충분할 만큼 친밀하면서도 시선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 촬영을 마치고 조명이 꺼진 스튜디오에 마주 앉아 서로 처음 연결된 한 전화 통화부터 곧 열릴 공연의 작은 디테일까지 두런두런 나누는 이야기를 옆에서 조용히 경청했다.


#첫만남

장윤주 내가 보드카 레인 음반에 피처링한 게 언제지? 주윤하 2010년이었지. 장윤주 주위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을 통해 윤하라는 보드카 레인 멤버가 있는데 내 목소리를 좋아한다고 해서, 난 여자로 좋아한다는 줄 알고…. 주윤하 (폭소) 처음 전화했을 때 나한테 되게 면박 줬어. 낯가리지 말고 자신 있게 얘기하라고. 장윤주 노래 부르러 간 날, (조)원선 언니도 와 있었고, 아주 편하게 녹음했었지. 어렵지 않을까 하는 부담이 있었는데, 막상 진행은 수월하고 자연스러웠어. 보드카 레인 마지막 공연 때도 내가 공연장 가서 노래했잖아. 그 이후에도 드문드문 보게 되고, 어딜 가면 항상 있고. 은근히 패션에도 관심 있잖아? 주윤하 (한)상혁이 형 패션쇼에서도 봤지. 장윤주 내가 라디오를 토마스 쿡하고 오래 같이했잖아. 주윤하×토마스 쿡 공연도 처음엔 솔직히 토마스 쿡 보러 갔지. 그때 예전 남자친구 하고 헤어졌나 싸웠나, 아무튼 안 좋을 때였는데 혼자 택시를 타고 그 공연에 간 거야. 솔직히 말해 무대를 보고 깜짝 놀랐어. 내가 아는 그 주윤하가 아니네? 모델도 무대에서 빛이 나는 게 중요하듯, 뮤지션도 라이브가 진짜인 사람이 있잖아. 그때 느낀 감정이 아직도 생생해. 그때부터 솔로 앨범을 찾아 듣기 시작했어. 주윤하 그런 인연이 쭉 이어진 덕분에 지난해 2집 앨범 <Kind>가 나왔을 때 소개 글을 써달라고 한 거야. 장윤주 밴드 베이시스트로서의 모습, 또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습 속에 무게가 있고 울림이 크면서도 음악이 참 예뻤어. 그때 생각했던 게, 아, 예쁜 거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최근에 공연 준비하며 보니까 에코백 들고 다니더라? 은근히 색감이나 취향이 섬세해.




#장윤주3집 #리사

장윤주 사실 난 더 이상 앨범을 낼 마음은 없었어. 1집과 2집을 발매하면서 내가 음악 하는 걸 들어주는 사람이 있나 하는 생각도 했어. 수영복 촬영하는 게 더 이슈가 되고 사람들은 그걸 기억하는데, 내가 내면의 이야기를 쏟은들 알아줄까 하는. 실력에 대한 한계도 있었지. 열정과 애정으로 2집 정도는 낼 수 있지만 3집부터는 실력이 없으면 안되겠더라. 주위 뮤지션들의 앨범을 모니터하면서도 느꼈어. 1집은 다들 순수하고 훌륭한 앨범을 내고, 2집은 다들 헤매는 것 같고, 3집부터는 그가 진정성 있게 계속 갈 것인가 아닌가 판가름이 나는 것 같았어. 주윤하 맞아. 많은 뮤지션이 3집의 중압감을 견디기 힘들어해. 그런데 여러 가지 수사를 동원한다 해도 음악은 결국 소리거든. 음악이 왜 좋냐고 물을 때 대부분의 대답은 ‘그 소리가 마음에 든다’는 뜻일 거야. 난 윤주 목소리가 좋고 그 감정선이 좋다고 생각해. 음반을 내려 할 때의 고민, 음악을 바라보는 태도까지도. 장윤주 ‘앨범은 안 낼 거야’ 하면서도 쓰고 싶을 때마다 스케치해 둔 곡이 두 곡 정도 있었어. 그걸 꺼내기로 한 건데 <신혼일기> 방송 일정 등등 때문에 시간이 2주밖에 없었어. 촉박한 와중에 내가 쓴 것을 사운드 면에서 편곡하고 매만지는 작업을 동업해 줄 파트너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지. 사실은 (정)준일이가 제일 편해서 먼저 전화했는데 해외에 있대서 그 다음에 연락한 거야. 주윤하 처음 듣는 얘긴데(웃음)? 장윤주 일이라는 게 다 하늘의 뜻일 때가 있어. 하지만 주윤하라면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또 예쁘게 만들어줄 거란 믿음은 있었어. ‘리사’란 곡이 편곡돼 왔을 때 처음 듣자마자 그냥 좋았어.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 같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친구일 때와 달리 같이 일을 하면 예민함이나 트러블을 감당해야 할 때가 있잖아. 그런데 워낙 잘 배려해 주고 딱 내 생각을 읽어주니까 우리 둘이 팀워크가 참 좋다고 생각했어. 나뿐 아니라 남편을 포함한 내 주위 모든 사람이. 그게 공연까지 해보자는 결심을 이끌어줬어. 주윤하 장윤주가 모델로는 워낙 유명하지만 난 처음부터 뮤지션으로 좋아했고, 멜로디가 내게 왔을 때 ‘리사’라는 곡 자체가 좋았어. 편곡 과정에서도 음악적인 ‘결’이 맞다고 해야 할까? 그러니 순조로울 수밖에 없었지.




#AloneTogether

주윤하 네가 두 시간에 이르는 공연을 혼자 끌고 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세션 뮤지션들을 핸들링하는 것에 대해 힘들다고 토로했을 때, 내가 연주나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재미있게 해줄 수 있을 거란 얘길 했지. 장윤주 우리가 같이 공연장에 갔을 때 되게 마음에 들었고, 심지어 공연장 관계자분과도  이야기가 잘 풀렸잖아. 오늘 촬영도 마찬가지인 게, 공연을 계기로 <엘르>랑 인터뷰까지 한다는 게 처음엔 너무 거창한 거 아닌가 했어. 그런데 좋아하는 스태프들도 희한하게 잘 모이고, 또 이렇게 사진도 잘 나오고! 지금까지 모든 게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네. 주윤하 이제 크루는 모두 세팅됐으니 반 이상 온 거지. 보통 컬래버레이션 공연이라 하면 한 사람 무대 하고 내려가고 또 다음 사람 올라오고. 난 그게 좀 재미가 없을 때가 있어. 이번엔 우리 타이틀에 맞게 내 무대를 하고 윤주가 노래할 때는 연주하는 친구로서 무대에 함께할 거야. 내가 연주자 출신이라 그런지 일할 때 일만 하는 건 싫어. 좀 더 재미있게,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속에서 나오는 시너지가 있을 거야. 장윤주 이 공연이 잘돼서 우리가 부산에서도 하고 제주까지 가면 참 좋겠다. (정)재형 오빠랑 일렉트로닉 앨범을 내자는 말을 한 1999년부터 했는데도 그게 아직도 성사 안됐거든(웃음). 이렇게 착착 되는 거 보면 공연도 그렇겠다 싶어.




#크리스마스

장윤주 크리스마스마다 항상 어딘가에 있긴 했는데, 막상 기억에는 남지 않는 것 같아. 어릴 때 교회에서 문학의 밤이라고, 왜 두어 달 전부터 매일 연극 준비하잖아. 교회에서 상 받고 크레파스 선물받았던 게 제일 풍성했어(웃음). 앞으론 가장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가 올해가 되지 않을까? 남편이 포스터 디자인부터 무대 설치 작업까지 참여하는 덕분에 가족과 함께라는 의미에서도 내겐 특별해. 주윤하 난 솔로로는 지난해에 연말 공연을 처음 해봤거든. 연말에 공연 참 많잖아? 갈 데가 얼마나 많아. 그런데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고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소란스럽지 않게 나누며 보낸 게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아. 많은 선택 속에서 우리를 찾아와주고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마음을 본다는 게 고요한 설렘이었어. 올해는 더 귀하고 특별하게 고마운 경험일 거야.


#주윤하솔로 #보컬리스트

주윤하 워낙 다양한 음악을 해서였을까, 이번 공연이 어떤 그림일지 사람들이 쉽게 상상이 안된다고 하더라. 시작은 모던 록 밴드 출신이지만, 밴드에 강제 휴지기가 생길 당시 다른 밴드를 또 만들고 싶진 않았어. 나는 노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니까 나만의 멜로디와 목소리가 담긴 앨범이면 충분했지. 여전히 나만의 색깔을 찾으려 노력 중이야. 음악 인생의 대부분을 연주자로 보냈는데, 최근에 낸 2집에 와서야 조금은 보컬로서도 눈을 뜬 것 같아. 처음엔 할 줄 아는 게 음악밖에 없으니 그냥 했다면, 이젠 ‘내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무엇으로든 남았으면 좋겠다’는 낯간지러운 문장이 마음속에 생긴 거야. 원래 내 사이클대로라면 이미 다음 앨범이 나왔어야 할 만큼의 시간이 흘렀는데, 앞으로 끝까지 할 수 있는 음악 색을 제대로 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 그게 3집에 담기겠지. 장윤주 사람들이 별 뜻 없이 하는 질문 중에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냐고 하잖아? 난 연주자로 살고 싶다고 그래. 어떤 면에서는 외로울 수도 있지만, 내게 음악이 쉼 없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지. 그런 면에서 주윤하라는 뮤지션은 좋은 연주자야. 오래 해온 악기, 베이스를 닮아 있기도 해. 묵직한 울림이 있어. 그게 지금처럼 앞으로의 앨범에도 담기리라 믿어. 주윤하 다음 앨범에 윤주가 피처링을 하는 것도 상상하며 음악을 만드는 중이야. 요즘 식으로 ‘샤랄라한’ 가벼움이 아니라 소녀 같으면서도 담담하고 고독이 담겨 있는 방식으로. 윤주가 평소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지만 음악에서만큼은 쓸쓸함이나 진심을 표현하고, 마음이 있잖아. 그걸 작업으로 풀어볼까 해.


#그남자그여자의BGM

주윤하 여전히 난 윤주의 결정체는 1집 타이틀곡이었던 ‘파리에 부친 편지’라고 생각해. 마냥 신나지도 않고 마냥 쓸쓸하지도 않고. 장윤주 난 아까 촬영 중에 라이브로 불러준 ‘집으로’를 너무 좋아해. 다른 뮤지션 곡을 꼽아볼까? 아니야. 주윤하는 그냥 주윤하 노래가 가장 어울려. 자, 이제 모두 집으로 가시죠!



<2017 장윤주×주윤하 Alone Together>는 12월 23일(오후 7시)과 24일(오후 5시·9시) 이틀에 걸쳐 총 3회 공연한다. 장소는 논현동 플랫폼-엘.



CREDIT

사진 목정욱
글 이경은
에디터 김아름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2월호
참고하세요!

저작권법에 의거, 엘르온라인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타 홈페이지와 타 블로그 및 게시판 등에 불법 게재시 불이익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