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 스타 인터뷰

2017.11.29. WED

AMAZING 25

스물다섯, 어디까지 왔니

2년 전, <엘르> 코리아는 '스물셋'이 가진 가치관과 꿈을 서포트하며 23명의 생기 넘치는 커버 걸을 초대했다. 2017년 커리어 우먼의 삶에 한 걸을 들어선 '스물다섯'이 됐다


쓸모를 발휘하다_임수민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쓸모없음을 찾아서 국제학 전공자로 학생회장, 동아리 활동, 스펙을 위한 언어 공부 등으로 늦은 귀가가 일상이었던 어느 날, 막차에 올라 한 승객이 빠져나간 자리에 앉았을 때 ‘지난 6개월간 가장 기쁜 일’이 바로 이것이라는 사실이 비참하게 느껴져 펑펑 울었다. 이후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해 쓸모없는 것만 하고 오자며 삶에 반기를 들었다. 당시 겨우 찾은 게 바로 암실 수업이었고, 덕분에 필름 카메라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필름 카메라와 흑백사진 아날로그 사진 작업은 시작과 끝, 그 모든 과정에 내가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2주간 촬영한 흑백 필름이 백지로 현상되는 실패를 통해 작업 과정에서 내 역할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길거리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수다쟁이가 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길의 이야기를 담는 인물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3년 전의 일이다. 난 조명, 화이트 밸런스 같은 건 잘 모른다. 다만 사진 촬영 과정에서 사람을 맞닥뜨리고 나만의 방식을 찾은 거 같다.


5개월간의 항해 무기항 세계일주를 한 김승진 선장님이 요트를 알리고 싶다는 취지로 일반인을 모집한다는 얘길 듣고 5개월간 항해에 참여했다. 태평양의 보이지 않는 점이 되어 돌풍도 맞고 해적을 만날 수도 있는 위기처럼 눈에 보이는 이유로 힘들어보자 그랬다. 서울에 살면서 사람 때문에 힘들었는데, 항해 역시 사람과 하는 일이라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예전보다 강해졌음을 느낀다.


두 개의 전시 항해 전 전시를 목적으로 기획안을 제출하고 캐논과 라이카에서 각각 후원을 받았다. (10월 29일까지 캐논 전시관)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캐논 사진전은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다양한 세대 남자들의 포트레이트 연작이다. 10월 27일 시작하는 라이카 소포트로 촬영한 전시 는 작은 방을 만들어 폴라로이드 사진과 직접 만든 신문, 읽은 책들, 카펫, 소파 등으로 꾸며놓고 치유의 안식처를 제공할 예정이다.


소울메이트 어릴 적 장래희망을 적는 난에 ‘엄마’라고 적었다가 엄마한테 굉장히 혼난 적 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내 소울메이트이자 애증 관계. 이번 항해를 하며 엄마에게 쓴 일기는 항해 일지를 대변하는데 곧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스물다섯 실패해도 되는 나이, 실패할 게 있어서 행복한 나이인 것 같다. 난 항상 뒤, 과거에 연연해 왔던 사람이고 노스탤지어가 강하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는 힘이 나를 앞으로 밀어줄 것이라 믿는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벨벳 톱은 Lucky Chouette. 데님 팬츠는 VOV. 레드 컬러의 앵클부츠는 Tod’s. 꼬임 디테일의 골드 링은 Monday Edition. 볼드한 골드 참 장식의 링은 1064 Studio. 스프링 모양의 링은 Numbering.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즐거운 비명_232 <연애혁명> 웹툰 작가


이야기의 서막 몇 년 전 그림 그리는 걸 즐기던 동생이 용돈을 모아 태블릿 PC를 샀을 때 내 반응이 제일 안 좋았다. 차라리 옷을 사지, 그랬으니까. 문득 호기심이 발동해 동생 몰래 펜으로 그림을 그려봤는데 와, 신기하더라. 그때부터 낙서 수준의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도전만화’와 ‘베스트도전만화’를 알게 돼 이야기를 다듬어갈 즈음 동생에게 하던 일을 들켰다(웃음).


<연애혁명> 순정만화를 보면 여자 주인공은 남자 때문에 울고, 남자는 과거가 있고 차도남 스타일에다 뒤늦게 여자를 받아주는 전개가 이어지곤 하는데, 남녀의 캐릭터와 느낌을 바꿔보면 재미있겠다는 발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존 순정만화를 뒤집는다는 의미에서 ‘연애혁명’이다. 5화에서 남자 주인공 공주영의 ‘너에게 반했음’이 인기를 얻은 것을 계기로 이후 정식 연재를 하게 됐고, 30화 이후 목요웹툰 1위에 오르며 이야기의 스펙트럼도 내 삶도 바뀌었다.


공주영과 왕자림 <연애혁명>은 스물한 살 때까지 치열하게 놀고 즐긴 내 청춘 에너지를 찬찬히 꺼내어 쓰는 과정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여러 일을 겪으면서 재미있게 살아온 경험이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안경민, 김병훈의 개그 감각과 ‘뻘짓’이 내 성격에 가깝다.(웃음) 어릴 적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고 ‘옷 잘 입는다’는 칭찬을 좋아해서 만화 속 패션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연재의 늪 자료 조사를 통한 스토리텔링, 그림의 완성도를 추구하기 위해 구도나 배경에 공을 들이다 보면 어느새 일주일에 7일을 연재를 위해 쓰고 있는 내 스물다섯의 삶을 발견한다. 에너지 드링크와 커피, 컴퓨터 앞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날들이 별수 없이 존재하는 거다. 덕분에 재미도 크고 스트레스도 많다. 다만 피할 수 없는 순간들을 치열하게 나고 있다.


휴재에 대한 오해 본의 아니게 휴재를 하게 되는 때가 있는데, 사실 그건 작가에게도 위험한 일이다. 드라마 결방이 그렇듯 그 잠깐의 시간으로 작품에 대한 흥을 잃을 수도, 독자들의 이탈률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휴재를 감행하는 건 후회하게 될 결과물을 내놓고 싶지 않다는 작가의 자존심과 보강할 시간을 갖고자 하는 작품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다. 결코 초심을 잃어서가 아니다.


소통에 관하여 내 웹툰의 성장 이면엔 독자들의 피드백이 있었다. 내겐 하나하나 소중해서 웬만한 리뷰는 거의 찾아보는 편이다. 지금 내가 독자들과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소통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 재미있는 사람,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나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다. 때론 직장인들의 퇴근길 ‘치맥’이 부럽지만, 웹툰을 매개로 나도 즐겁고 남도 즐거울 수 있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다.


사이드 커팅 터틀넥 니트는 Ash. 스트라이프 와이드 팬츠는 Lucky Chouette. 스니커즈는 Converse. 레터링 볼 캡은 Supercomma B.





빛나는 스물다섯_유혜운·안윤조·김정아·현서진 유니세프 직원


평범한 직업, 특별한 소명 대학교 1학년 때 필리핀 봉사활동에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유니세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 활동이 아이들을 돕는 것은 물론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내겐 중요했다(유혜운, 인사 팀). 국내에 아동 전문가가 많지 않고, 다른 분야와 접목된 아동 분야는 더 적다. 유니세프에서 일하면서 전문성을 쌓고 싶은 분야를 찾고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깊이 있게 기여하고 싶다(안윤조, 아동관리 팀). 21세기,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개발도상국을 위한 개발협력 쪽으로 진로를 굳혔다. 기부단체의 투명한 재정 운영에 대한 이슈가 있는 만큼 지금은 후원자들이 믿고 기부할 수 있도록 최대한 투명하게 재정 운영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김정아, 재무 팀).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유니세프에서 일하고 싶었다. 현재 후원자 모집과 함께 반지, 배지 등의 캠페인 아이템을 만들면서 유니세프와 후원자들의 브리지 역할도 하고 있다(현서진, 후원 1팀).


꿈꾸는 사람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보면 해리 역을 맡은 콜린 퍼스가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한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고귀한 것이다.” 오늘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유혜운). 아직 젊으니까 뭐든 시도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지금 내가 제너럴리스트로 일을 두루 배우고 있지만 언젠가 아이들을 위한 스페셜리스트를 꿈꾸는 것처럼(안윤조). 후원은 어렵고, 착한 사람들만 할 수 있고, 나와는 거리가 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후원금을 과연 깨끗하게 쓰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역시.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장기적으로 후원 자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다(현서진).


스물다섯 마침표 하나는 찍혔는데, 여전히 물음표는 너무 많은 나이(안윤조). 책임이라는 걸 배우기 시작하는 시기(유혜운). 비행기 티켓이라고 생각한다. 비행기 티켓 사면 기분이 굉장히 들뜬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고 원한다면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시기이고, 지금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은 나이. 그래서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비행기 티켓 같다(김정아).


후원 캠페인 <for [#every child], promise>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생명을 지켜주겠다, 교육을 시켜주겠다 혹은 혼자 있지 않게 하겠다 등 유니세프를 통해 자신과의 약속을 하고 후원하는 캠페인에 함께해 주었으면 좋겠다. 곁에 두고 되새길 수 있도록 약속반지도 준비했다(현서진). 아이들의 권리에 대한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 아이들의 놀 권리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 놀이상자를 배포하거나, 놀이터를 오픈하는 등 관심의 매개체를 만드는 중이다(안윤조).


(왼쪽부터) 스티치 디테일의 사파리 재킷은 VOV. 이너 웨어로 입은 원피스는 Low Classic. 진주 장식의 이어링은 Monday Edition. 클래식한 체크 패턴의 코트는 Clue De Clare. 화이트 터틀넥 니트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캐러멜 컬러의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는 Joseph. 화이트 블라우스는 Low Classic. 더블 진주 링은 Mzuu. 옷핀 모양의 링은 본인 소장품.





가능한 만큼의 성장_조혜영 세트 스타일리스트


경력 5년 차 실내디자인을 전공하고 취업 시기가 다가왔을 때 잡지, 광고, 영화 포스터 작업을 주로 하는 세트 팀에서 딱 한 달만 일하기로 했던 게 벌써 5년 전의 일이다. 그래픽 작업을 할 인원이 필요했는데 마침 내가 잘할 수 있는 일과 딱 맞았다. 3D로 입체적인 공간을 만드는 스케치 작업과 함께 자료 조사, 소품 제작, 세팅 등 공간 구성에 필요한 부수적인 작업을 겸하고 있다.


영화를 볼 때 배우들의 연기보다 미장센에 관심이 많았다. 저 배경, 저 소품을 어떻게 만들었을지 늘 궁금했지만 ‘세트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었다. 요즘에도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이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간단히 말해 미술 팀의 한 구성원으로서 공간을 디자인하고 스타일링하는 작업을 한다고 답한다.


공짜 다이어트 원래 좀 통통한 체격이었는데 일을 하면서 15kg 이상 빠졌다. 그만큼 힘들었다기보다 잘하고 싶고 칭찬받고 싶어서 바쁘게 움직인 결과다.


조금씩 조금씩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는데 그간의 불안이 긍정으로, 자존감도 많이 높아졌다.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작업이다 보니 반응이 바로바로 오는데 열심히 준비한 일에 반응이 좋으면 자신감이나 욕심이 생긴다. 감성적이라고 생각한 내가 이성적인 면을 발휘할 때, 하루의 갈증을 풀기 위해 집에 들어가면 맥주 캔부터 따는 일상 등에서 또 다른 나와 만나고 있다.


늘 새로운 일 항상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야 하는 일은 새로운 역량을 필요로 한다. 한 달 전에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땄는데 3개월간 시간을 쪼개 공들인 결과라 기쁘다. 여전히 나는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기대가 커서 관심 분야를 탐구하기도, 밀란가구박람회 등 유명한 페어 등을 다니며 영감을 얻기도 한다. 확실히 노력한 이후에는 성장이 느껴진다.


스물다섯의 나는 그 옛날 보험회사 면접에 떨어진 게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현재의 팀에 충실하고 있다. 선택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살아가고 싶었는데 다가올 기회도, 만들어갈 기회도 계속 잡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많은 소품 속에서 일하는 작업인 만큼 총기와 배려심을 갖고 가능한 만큼 성장하고 싶다.


플라워 패턴의 원피스는 Erdem × H&M. 리버서블 항공 점퍼는 Ash. 삭스 부츠는 Aldo. 주얼 장식의 드롭 이어링은 1064 Studio.

CREDIT

컨트리뷰팅 에디터 채은미
사진 신선혜
스타일리스트 원세영
헤어 김선희, 조미연
메이크업 유혜수, 정지은
어시스턴트 이지현, 여하은
디자인 박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
참고하세요!

저작권법에 의거, 엘르온라인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타 홈페이지와 타 블로그 및 게시판 등에 불법 게재시 불이익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