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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1. TUE

AMAZING 25

빛나는 스물다섯

2년 전, <엘르> 코리아는 '스물셋'이 가진 가치관과 꿈을 서포트하며 23명의 생기 넘치는 커버 걸을 초대했다. 2017년 커리어 우먼의 삶에 한 걸을 들어선 '스물다섯'이 됐다


‘장신’시대_최아라 모델 겸 배우


키 큰 여자와 키 작은 남자의 로맨스 <청춘시대 2>에서 내가 맡은 ‘은’과 ‘장훈’ 커플은 키 큰 여자와 키 작은 남자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한국 드라마 사상 처음이라고 들었다. “케미가 좋다”는 얘길 들을 때마다 정말 재미있게 연기했다. 이렇게 좋아해줄 줄이야. 연기에 흥미를 느껴 연기예술학과에 진학했지만 키 때문에 기회가 없었다. <청춘시대 2> 제작진이 키 큰 여자를 찾는다 해서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 감독님이 나를 보자마자 “쟤가 조은이다”라고 했을 때를 아마 잊지 못하겠지. 그렇게 179cm라는 키는 내 어린 시절의 고민이었다가, 모델로서 장점이었다가, 이번엔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기회가 돼주었다.


나를 춤추게 하는 것 드라마 촬영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지금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 이 시간이 좋다. 스튜디오에 오니까 또 내가 모델이라는 사실과 이 분위기를 느끼며 촬영할 수 있는 상황이 참 행복하다. 평소엔 여행을 좋아한다. 울릉도, 여수, 순천 등지로 떠난 국내 여행도 좋았고, 지난해 혼자서 한 달 반 동안 떠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로 여행의 정점도 찍었다.


순례길 여행자 열여덟 살 때부터 모델로 활동했고, 지난해 대학을 졸업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모델 수명이나 연기를 하고 싶은 바람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을 때 좀처럼 답을 찾을 수 없었는데, 그동안 얘기로만 들어온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나서 생각해 보자, 그랬다. 너무 힘들어 정작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게 이 여행의 핵심(웃음). 대신 두 발이 주는 치유와 가족 같았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경험이 값졌다.


멋있는 여자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되 휘둘리지 않는 사람. “멋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 그 확신이 내면에서 나오는 사람. 그리고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게 멋있는 것 같다. 난 치아 교정은 하지 않으려고.


스물다섯은 혼자 하는 여행이다. 시도하다 보면 충분히 익숙해질 수 있는 일, 습관, 삶…. 그 가능성으로 도전하며 삶을 확장시키고 싶은 바람이 내게 있다. 그런데 키 큰 나에게 또 다른 연기의 기회가 있을까. 여전한 의문과 불안의 시간도 자연스럽게 날 수 있길 바란다.


펑키한 타탄 체크 패턴의 코트는 Burberry. 실버 체인 드롭 이어 커프는 Louis Vuitton.




아직 많은 것에 나이브한_이민지·임진경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아이스하키는 여섯 살 때 두 오빠를 따라 시작했다. 오빠들은 벌써 그만뒀는데 나만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다(임진경, 사진 오른쪽). 아버지가 선수 출신 코치, 오빠도 아이스하키를 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2005년에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았고 올해로 국가대표 12년 차다(이민지, 사진 왼쪽).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캐나다에 사는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 지 4년 정도 됐는데 이번 올림픽 출전은 굉장히 흥분되는 일이지만, 알다시피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 어느 정도 압박이 있다(임진경).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과 별개로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평창올림픽 예선전에서 만날 스위스, 스웨덴 팀과 연습 게임을 해봤다.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거나 크게 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모두 이길 생각으로 연습하고 있다(이민지).


올해 가장 즐거웠던 일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이긴 후,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졌을 때. 한 번도 주목받지 못했던 스포츠 종목인 만큼 얼떨떨하고 즐거웠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은 보통 1년에 11개월가량 훈련하고 매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올해 한국 대표팀은 디비전 1B 그룹에서 우승해 1A 그룹으로 승격됐다(이민지).


아이스하키를 제외하면 지난달까지 주말마다 한국어를 배웠다. 팀원들의 도움이 많았는데 한국어로 대화하면서 더 가까워진 것 같다(임진경). 스물다섯 살 여자로 산다. 미용실도 가고 쇼핑도 하고 친구도 만난다. 선배들에게 “운동선수 맞는데”라는 말을 듣더라도 꾸미는 데 열심이다(이민지).


롤 모델 엄마가 자신의 삶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모두 지켜봤는데, 내가 성인이 된 후 엄마와 유대감이 깊어진 것 같다. 엄마는 내가 발전시키고 싶은 부분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임진경).


스물다섯을 나고 있는 나는 꽤 행복하지만 미래에 확신이 없는 그리고 아직 많은 것에 나이브한(임진경). 현실적인 생각이 많이 드는 시간이자 새로운 시작점. 이미 남과 다른 길을 선택해 그 하나에 올인하며 살아왔고 이젠 새로운 생각들이 피어난다. 하지만 선수로 뛸 시간보다 선수가 아닌 삶을 살아갈 시간이 더 많이 남았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믿음을 갖고 포기하지 않으며 결국 원하는 걸 해내는 사람이고자 한다. 아직 ‘쫄보’라 더 세져야 한다(이민지).


다른 꿈 휴학 중인 대학에서 간호학 전공인데 졸업 후엔 간호사가 되고 싶다. 올림픽 다음의 내 목표다. 간호직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 즐길 수 있으면서 능력과 잘 맞는 분야를 찾고 싶다(임진경). 감독님도 캐나다 분이시고 대표팀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다섯 명이나 된다. 언어에 관심이 많아 일본어를 전공하고 있는데 올림픽 덕분에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이 우연의 기회들이 올림픽 이후 행보의 단서가 될 수 있으면. 아직은 기대와 우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대와 불안, 가능성이 뒤엉켜 있지만(이민지).


하키복과 장비는 모두 본인 소장품.




캐러멜처럼 깊어지고 있다_정지혜 파티시에


손으로 하는 창조적인 일 고교 시절엔 미술을, 대학에서는 요리를 전공했다. 둘 다 손으로 하는 창조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요리와 제과제빵 전반의 지식을 배우고 실습하는 내내 정말 즐거웠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싱가포르로 취업해 2년 반 정도 경험을 쌓은 후 서울로 돌아왔고, 지금은 몽상클레르 구움과자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마카롱이나 겉이 바삭하고 속이 부드러운 다쿠아즈 등을 만든다.


애증의 관계 달걀 흰자. 흰자에 거품을 내서 머랭을 만드는데, 이 녀석이 꽤 예민해서 손이 한 번만 닿아도 풀이 죽고 할 때마다 닿는 느낌도 다르다. 한 100번쯤 같은 작업을 반복했을 때 ‘머랭을 가지고 논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전히 “할 줄 안다”는 말은 조심스럽다. 여전히 탐구하고 싶은 매력이 넘치는 대상이다.


나를 움직이는 것 만족하지 못하는 성격. 난 아직 한참 커야 하는 사람이고, 언제나 성실하며, 또 겸손한 마음으로 일하고 싶다.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는데 매일의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도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먼저 살피고 노력하는 중이다.


스물다섯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시간 같다. 어느 하나에 치우칠 수 없는 중요한 순간인데, 그건 마치 캐러멜을 끓이는 일과 같다. 설탕으로 캐러멜을 만들 때 너무 끓이면 쓰고, 덜 끓이면 맛의 깊이가 없어진다. 지금의 나는 끓고 있는 캐러멜처럼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깊어지고 있다.


맛집보다 아틀리에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는데, 서른이 되기 전에 파리로 유학을 떠나 내가 꿈꾸는 것들을 만들어오고 싶다. 유명한 파티시에가 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을 운영하는 것도 영광이겠지만, 그보다 보편적인 제품을 판매하는 상업 공간인 동시에 사람들이 자주 찾는 아틀리에를 만들고 싶다.


25년 후에는 겉은 돌덩이 같은 당당함이, 속엔 남을 헤아릴 수 있는 배려심 있는 사람이 돼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면을 흡수할 수 있었으면. 결국 리더가 될 테니까 책임감 있는 사람이 돼야겠지.


프릴 디테일의 블라우스와 랩스커트는 모두 Lucky Chouette.

CREDIT

컨트리뷰팅 에디터 채은미
사진 신선혜
스타일리스트 원세영
헤어 김선희, 조미연
메이크업 유혜수, 정지은
어시스턴트 이지현, 여하은
디자인 박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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