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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3. MON

ELLE STYLE AWARDS 2017 II

엘르 스타일 어워즈 2017

11월 2일, 창간 25주년을 맞은 <엘르>가 준비한 아주 특별한 시상식! 자신만의 커리어와 당당한 스타일을 뽐내며 우리에게 무한한 영감을 선사하는 빛나는 수상자들을 발표합니다

Outstanding Artist

YANG HAE GUE

전 세계를 누비며 미술계를 사로잡은 이름, 양혜규. 전방위적 창작 활동으로 강렬한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아티스트이자 새로운 시각을 일깨우는 이 시대의 지성인. ‘엘르 스타일 어워즈’ 수상 소식을 알리기 위해 베를린 킨들 현대미술센터의 거대한 작품 앞에서 그녀와 마주했다.

 

루미 코트와 니트 풀오버, 레더 팬츠, 앵클부츠는 모두 Hermes.

 

지난 9월 10일부터 2018년 5월 13일까지 독일 베를린 킨들 현대미술센터에서 전시되고 있는 양혜규의 작품 ‘Silo of Silence- Clicked Core(침묵의 저장고-클릭된 속심)’. 맥주 제조 공장 보일러 하우스를 개조해서 만든 킨들 현대미술센터의 프로젝트 전시를 위해 작가는 20m에 달하는 층고의 공간에 푸른빛의 블라인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현대인의 일상 소재인 블라인드로 수년간 작품을 제작해 왔다. 그의 블라인드 작품은 빛과 시선, 안과 밖이 부드럽게 교차하며 사유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블랙에 가까운 다크 블루 니트 풀오버와 레더 팬츠, 네크리스는 모두 Hermes.

 

전 세계의 낯선 공간마다 자신의 작품을 세운다는 것은 작가로서 어떤 의미인가 원래 작가에겐 장돌뱅이 기질이 있다. 장 서는 데 내가 가야지, 장이 날 따라다니는 건 아니니까. 작업 경향이 물질적이고 조각적이다 보니 재질은 기본이고,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 등등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까지 파악해야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그 도시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읽어내야 한다. 에너지가 많을 때는 열린 상태로 이것저것 모든 인풋을 다 받아보는 게 너무 좋은데, 에너지가 적을 때는 그것처럼 괴로운 것도 없다.

독일을 기반으로 한 디아스포라의 삶이 양혜규라는 작가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실제라는 것 안에서 어떤 한 사람의 ‘보여지는 아이덴티티’라는 것. 거기에 얼마나 많은 외연(facet)이 있는지! 인간적으로 행복하거나 인간적으로 이해받는 것보다 작가로서 외연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층위, 즉 어떤 빛이 프리즘을 통과해 아주 많은 빛을 반사하면서 여러 색을 내고 영롱해지기도 하는…. 그런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는 것. 인생에서 얻게 되는 지혜, 그 안에서 용해되는 것. 작가들에게 아이덴티티라는 건 재료이기도 하고 대상이기도 하고 최종 목표이기도 하고 연민의 대상이기도 하다.

세계적 권위의 미술상인 '볼프강 한 미술상' 수상자로,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로 선정됐다. 스스로에게 주고 싶은 또 다른 상이 있다면 은퇴상(웃음). 작가는 은퇴를 잘 못 한다. 현역 작가의 가장 존재론적인 래디컬함은 은퇴일 거다. 한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고도의 상상력은 통일이고, 그건 개인을 넘어 시대와 지역이란 관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고도의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일일 텐데, 작가에겐 은퇴가 상상력의 끝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상상이거든. 인간에게 죽음이 가져다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한다. 그걸 실제로 하는 것보다 그걸 상상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동반자이자 목격자인 관람객과의 소통에서 진정성이 담겨 있음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사실 ‘진정성’은 잘 모르겠다. 작가는 광대 비슷한 직업이라…. 과학자나 학자 같은 사람들은 진실이나 사실 같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인데, 실험미술 하는 사람들은 현상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꼭 그게 진실이 아니어도 된다. 아주 소박한 그림자든 아주 화려한 빛이든 간에 눈에 들어오는 걸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 그게 작가의 툴이고 문법이고 언어이기 때문에 나머지 것으로 뭔가 하려고 하면 그건 반칙이고 비겁한 거거든. 그래서 일종의 자격지심이 있는데, 자격지심씩이나 가질 정도의 연약함이 있다면 그 연약함을 감당할 수 있을 용기도 필요하다. 사람들이 미술과 문화가 다른 점을 자꾸 헷갈려 하는 것 같더라. 미술은 솔직히 기만적이기도 하고 옳지 않을 때도 많다. 교과서적이거나 사람들에게 살갑게 다가갈 수 없는 게 맞다.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 너무 힘들 땐 다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다. 그것도 작가적 욕망인 것 같다. 작가들은 잘되면 회의가 심하게 온다. 객관적으로 잘한다고 했을 때 가장 그만두고 싶고, 뭔가 잘못된 것 같다. 회의를 잘하는 거, 그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 본인도 헷갈리니까. 자유롭고 싶어서 작가 생활을 선택했는데, 일이 잘된다는 건 덜 자유롭다는 거거든. 자유를 표현해야 하고 자유를 임보디(Embody)해야 하는데, 자유를 구현하기 위해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
요즘 스스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기는지 나는 90년대적인 작가다. 내가 데뷔한 90년대는 세상이 막 글로벌화되던 때였고, 영국 미술 신에는 영국 작가만, 독일 신에는 독일 작가만 있었으니까. 물론 교류전 같은 게 있긴 했지만 소위 ‘인터내셔널 신’이라는 게 없었다. 작가가 어떤 세대에 속하든 그 세대 작가들은 그 시대의 표출이고, 거기에 충실하게 임한다. 지금은 2017년. 시대가 바뀌는 게 느껴진다. 이 시대를 읽고 싶고, 이해하고 싶다. 그 파도를 완전히 잘 탈 수는 없다. 다만 어느 정도는 리스폰드를 하고 싶은 거다. ‘동시대’라는 건 안개 같은 거라서, 너무 가깝기 때문에 포커스가 안 맞춰지는 것과 같다. 역사적인 것이 되면 클리어해지지만 동시대 작가들은 너무 가까워서 포커스가 안 맞는데 공기 중에 있는 것들을 잡아서, 이미 다 느끼고 알고 있는 것들을 아주 엄연하게 보여주는 거거든. 동시대를 살면서, 다가오는 시대가 막 달라지는 게 느껴지는데 어떻게 관심이 없을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집중해서 시대를 읽고 싶다.

최근 오감을 작동시키는 ‘사유 공간’이라 할 만한 곳이 있다면 최근 유라시아에 관심 있어서 실크로드 트립을 갔다. 유라시아라는 개념이 고대엔 굉장히 중요했는데, 근대라는 걸 겪으면서 유라시아라는 개념이 유명무실해졌던 것. 그런데 지금 고대와 현대가 부딪치면서 신비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다. 시대를 꿰뚫고 싶고. 예술가들은 시대를 꿰뚫지 않으면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그 욕심이 안 날 수가 없었다. 누구는 어떤 책에서 이렇게 말하더라. “이런 새로운 경향들은 새로운 경향들이 아니라 정상화에 가깝다." 지금 나로서는 그런 감각을 느껴보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전시나 미술, 이런 칸막이적인 생각보다….

2018, 2019년 대규모 회고전이 있는데 이들 전시에 기대감이 있다면 회고전의 경우 한 전시에 적어도 100점 이상 들어간다. 1994년부터 2017년까지를 망라하는 거니까 전 세계에서 작품을 다 빌려와야 되고. 예를 들면 이번 킨들 전시는 프로젝트 성격이니까 한 점의 작품으로 한 전시를 구성함으로써 현재 내가 와 있는 위치라든지 어떤 한 토픽 같은 걸 보여준다면, 2018년과 2019년에 예정된 두 개의 회고전은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리서치나 서베이의 강도가 굉장히 높다. ‘끼’를 보여주는 식의 전시가 아니다. 25년 동안 작가가 했던 작업을 다 보여주고, 어떻게 보면 좀 딱딱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모노그래프가 나와야 되는 것. 블록버스터같이 클래식하고 좀 보수적으로 보일지라도, 안 해본 작업이라 그것도 재미있더라. 계속 생각하는 작업이기도 하고.

국제 무대를 누비는 동안 ‘여성’이란 정체성은 본인에게 어떻게 작용했을까 아마 오기 같은 게 없지 않아 작용했을 것이다. 전시 스케일이 커지다 보면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자 작가라면 얕잡아보거든. 몇 마디에 기선을 잡지 않으면 일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더 많이 알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20년을 하다 보니 실제로 잘 알게 되더라. 항상 난 부족하다고, 꼴등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경험치라는 게 사람을 이렇게 바꾸어놓을 수 있는 거구나!’ 하고 놀랐다. 여태까지 겪어오고 전시했던 모든 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90년대 한국 출신 여성 작가로서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가졌던 약한 자의식. 그건 분명 다치기 쉬운 것이었지만, 그 때문에 또 다른 감성과 시각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그 모든 것이 오히려 값졌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20대, ‘이건 해볼걸’ 하며 후회하는 게 있는지 20대를 무력하게 보낸 것 같다. 23세 때 독일에 유학 와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는데, 뒤늦게 하면서 부끄러웠거든. ‘좀 더 일찍 할걸’ 하고. 얘네들이 가진 인생 경험이 너무 많은 반면, 난 너무 어린애같이 보이더라. 자존심이 정말 상했던 기억이 난다. 좀 더 긍정적으로 ‘인생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젊은 사람들 스스로 자신의 일이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지금의 스물다섯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좀 로맨틱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걸 어떻게 회복할지 방법론은 모르겠는데, 어떤 것이든 직업에 관련된 일이든 아니든 간에 로맨틱하게 생각하는 것,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의 나도 그걸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지금 20대는 모든 것이 더 자유롭고, 주눅도 훨씬 덜 들어 보이는데도 몰입이라든지 어떤 프로젝션에 있어서 로맨틱해지는 걸 나보다 더 어려워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Super K-pop Group

EXO KAI

트렌디한 음악부터 강렬한 퍼포먼스까지 K팝을 이끄는 가장 진화한 아이돌이자 글로벌한 팬덤을 기반으로 놀라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그룹 엑소. 최고의 퍼포머이자 가장 스타일리시한 멤버로 꼽히는 카이는 언제든 새롭게 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오버사이즈 모헤어 니트 톱은 Loewe by Mue.

 

하운즈투스 체크 블루종과 와이드 팬츠, 패브릭 소재의 레이스업 로퍼는 모두 Munn.

 

 

체크 블루종과 버건디 코듀로이 팬츠는 모두 Valentino.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러플 장식의 셔츠는 Wooyoungmi. 와이드 팬츠와 검은색 베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길이가 짧은 트렌치코트는 Loewe by Mue. 화이트 셔츠와 와이드 팬츠, 로퍼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촬영을 앞두고 기대가 많았다고 화보 촬영을 좋아한다. 가능하다면 매달 찍고 싶다. 사진가마다 다른 색으로 담긴,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게 재미있다.
첫 주연작 <안단테>가 방영 중이다 촬영 도중에 가편집본을 봤는데, 그땐 문제점밖에 안 보였다. 요즘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나름 재미있다(웃음). 물론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연기의 매력 캐릭터를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더라. 춤출 때도 몰입하기 위해 컨셉트를 잡는 경우가 많아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무대에서는 3~4분 정도 호흡을 가져가는 편이라면, 드라마 촬영은 매 컷마다 연기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았다. 그러면서 작품 전체로 보면 길게 호흡을 이어가는 거라 그게 또 매력적이고. 뭐든 만들어가는 게 재미있다.

엄청난 앨범 판매량을 비롯해 ‘5년 연속 대상 수상’ 등 엑소가 세운 기록 중 가장 값지게 생각하는 것은 교과서에도 실렸다! 모든 기록이 기쁘고 소중하지만 목적으로 삼진 않는다.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 선보인 <The War>는 정상의 그룹으로서 새로운 시도가 드러나는 앨범이었다 타이틀곡 ‘코코밥’이 레게 장르인데,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다들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가사나 컨셉트, 춤에 있어서도 멤버끼리 얘기도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한 앨범이다. 대상을 탄다거나 대중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보다 우리 스스로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충분히 즐긴 것 같다.

팀에서 내가 ‘독보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 쉽게 답하면, 제일 까맣다. 멤버 중에 까무잡잡한 사람이 없다. 마이너 취향의 노래도 많이 듣고, 옛날 영화처럼 고전적인 것도 좋아한다. 그런 데서 나오는 저만의 분위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니크’한 사람이고 싶다.

소녀시대 윤아와 함께 2016년 2월호 커버를 장식했다. 다시 <엘르> 커버에 등장할 기회가 있다면 예전부터 생각해 둔 컨셉트가 하나 있다! 스튜디오 말고 어딘가에서 로케이션으로 춤추는 걸 그대로 화보로 옮기면 어떨지. 사진뿐 아니라 영상 작업도 함께. 언제든 준비할 수 있으니 연락해 달라.
내년이면 <엘르>처럼 스물다섯 살을 맞는데 이제 겨우 스물다섯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다. 다시 25년이 지나 쉰 살이 됐을 때 ‘많은 걸 경험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K-style icon

YOONA

글로벌 무대에서 한류를 이끌어온 소녀시대 멤버이자 대한민국 대표 20대 배우로 성장한 윤아. K-팝, K-드라마를 필두로 한국의 대중문화와 뷰티, 패션 트렌드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커다란 포켓 디테일의 화이트 재킷은 Off-White. 면 티셔츠는 Sacai.

부드러운 컬러의 더블브레스티드 수트와 울 터틀넥 니트 톱은 모두 Stella McCartney. 레더 소재의 스니커즈는 Vans.

 

오버사이즈 화이트 셔츠와 미니스커트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롱부츠는 Off-White.

컷아웃 디테일의 니트 톱과 화이트 셔츠는 모두 Nina Ricci. 울 팬츠는 Rochas. 앵클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펜슬 스트라이프 패턴의 울 재킷은 Vetements by 10 Corso Como Seoul. 셔츠 원피스는 YCH. 드롭 이어링은 Vintage Hollywood.

 

글렌 체크 패턴의 맥시 코트는 Stella McCartney. 블랙 드레스는 Nina Ricci. 앵클부츠는 Jimmy Choo.

 

인스타그램을 보니 여행 갔다 왔던데 2주 정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부다페스트와 비엔나, 프라하, 잘츠부르크에서. 세 편의 작품을 연달아 했기 때문에 휴식이 절실했거든. 너무 쉼 없이 달려와서 작품이 끝나자마자 가족들과 훅 떠나버렸다.

윤아만의 K스타일 무대에서는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무장하지만 평소 모습은 그렇지 않다. 다른 가수에 비해 비교적 웨어러블하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스타일이 대중에게 친근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공항 패션이나 드라마 스타일링도 마찬가지다.

변화를 느끼는 순간 화제가 됐던 ‘윤아 립스틱’이 생각나서 하는 말인데, 예전엔 진한 립스틱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몰래 엄마 립스틱을 바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지금은 ‘분위기 있는’ 아이템도 제법 어울리는 것 같다.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 같은! 이전에 없던 성숙함이 좀 생겼기 때문일까? 아까 촬영 도중 사진작가님도 못 본 사이에 여유로워진 것 같다고 하더라. 최근에 자른 단발도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10년 동안 같은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걸 해낸 게 뿌듯하고 멋지게 느껴진다.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을 만큼! 어릴 땐 눈치도 많이 보고 소심한 면도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부심과 자존감이 높아졌다. 덕분에 자신을 좀 더 사랑하게 됐고.

열여덟 살에 데뷔한 사회 선배로서 또래 여성에게 당당한 애티튜드를 갖기를! 특히 여자들은 더욱 그렇다. 잘못 비춰지면 자칫 거만하거나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어 조절이 필요하지만, 너무 위축되기보다 자신 있게 의사를 표현하기 바란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은 이런 자신감이 애티튜드에 절로 묻어나더라.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해보길 바란다. 나중에 돌아보면 분명 남는 게 있을 테니.

 

 

 

Legendary Actress

YOUN YUH JUNG

한국영화계의 전설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 온 윤여정은 여전히 도전적 변신을 이어가고 있는 독보적인 여배우다. 나이와 편견에 갇힌 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행보와 스타일로 여전히 수많은 이에게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

 

소매의 매듭 장식이 특징인 니트 터틀넥 톱은 Lebeige.

 

루스 핏의 톱과 팬츠, 퍼 머플러는 모두 Lebeige. 펌프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보리 톱과 스티치 디테일의 팬츠, 구조적 디자인의 브로치, 편안한 뮬은 모두 Lebeige. 주얼리는 본인 소장품.

 

드레시한 스카프 디테일의 블루 톱과 주얼 디테일의 드롭형 브로치는 모두 Lebeige. 주얼리는 본인 소장품.

 

‘Legendary Actress’ 부문에 선정된 소감은 일단 ‘전설적인 여배우’라는 것이 뭔가 거대한 느낌이라 ‘사후’에 받는 게 맞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상은 받으면 기분 좋은 거 아니겠나.

지금까지 작품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나간 건 다 아름다운 것 같은데, 하나를 꼽으라면 데뷔작 <화녀>를 꼽겠다.

자신을 표현하는 수식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윤여정은 ‘까다롭다’.

나에게 ‘스타일’이란 본인에게 편하면 잘 맞는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특별한 스타일을 추구한다기보다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한테 편하게 맞는 것을 찾아서 즐기는 것, 그게 내 스타일인 것 같다. 일단 형식적인 것은 딱 싫다.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했는데 그 외에 또 해보고 싶은 분야나 일이 있다면 ‘인생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가 내 생각이다. 특별히 차기작에 대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지금 하는 것들을 더 잘하고 싶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도전하기엔 조금 올드하지 않나. 그래도 내 나이에 하던 일을 꾸준히 하면서 지치지 않는 것도 도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가장 열중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지난 일, 다가올 일에 비중을 두기보다 오늘에 충실한 편이다. 직접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고장 난 지붕 수리가 무사히 끝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90세가 돼도 내가 좋아하는 이들과 화이트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싶다. 물론 그러기 위에선 건강은 꼭 지켜야 할 것 같다.

<엘르>를 읽는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메시지라는 건 요즘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거 아닌가? 내가 교황님도 아니고 특별히 전할 메시지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인생을 살아보니 누구의 메시지를 듣고 따르기보다 자신의 인생이니 스스로 판단해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그래도 말한다면 ‘노력’은 해야 할 것 같다. 자기 인생에 노력도 안 해본다면 진짜 후회가 되지 않겠나.

CREDIT

에디터 엘르 편집팀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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