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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7. WED

MILD RISE

요즘 끌리는 이 남자, 양세종

따뜻하고 부드러운 오후의 바람보다 양세종이 더 다정했다


니트는 Time. 팬츠는 Wooyoungmi. 슈즈는 Dr. Martens.



데뷔 2년 차잖아요. 평범한 학생에서 연예계 데뷔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뭐예요 시간을 쪼개 쓰는 법을 알게 됐어요. 드라마 촬영을 하다 보면 개인적인 시간이 넉넉지 않잖아요. 하루에 한두 시간이라도 나만의 시간이 주어지면 그게 너무 소중하고 감사해서 허투루 쓸 수가 없어요.


지금 한예종 휴학 중이죠 네. 두 학기 남았네요. 실질적 데뷔작인 <사임당 빛의 일기> 이전의 경력이 궁금해요 학교에서 영상원 분들과 단편영화 한두 편 찍은 게 전부예요.


학교 다닐 때 가장 집중했던 일은 뭐였어요 장면 발표라는 수업이 있는데 거기에 완전히 몰두했어요. 파트너와 함께 희곡의 한 장면을 발췌해 15분 정도 발표하는 거예요. 그 15분을 위해 학교에서 거의 매일 밤을 새우다시피 했어요. 아침까지 연습하고 수업에 들어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왜 그렇게 재미있었을까요 자유를 느꼈어요. 마음껏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도 희열을 느꼈죠. 밤새워 연습하고 새벽에 동기들과 옥상에 올라가서 텐트 쳐놓고 막걸리 마시고 통기타 치다 다시 수업 들어가고. 다들 열정이 넘쳤어요.


몰입의 즐거움에 푹 빠진 사람 같아요. 어느 기사에서 드라마 종방연 때 어떤 감정이 드냐고 물으니까 고기 굽느라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본 적 있어요 맞아요(웃음).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눈앞에 있는 일이에요. 그날도 눈앞에서 고기가 타고 있는데, 다들 열심히 대화 중인 거예요. 그러니 나는 고기를 열심히 굽자, 온전히 거기에 집중한 거죠.


스트레스를 별로 안 받을 것 같아요 혼자 있을 때 많이 받아요. 촬영 끝나고 집에 갔을 때.


하루 일을 복기하나요 정확히 말하면 안 하려고 해요. 새벽에 혼자 걷는 시간이 있거든요. 그때 싹 정리해 버려요. 20분이 됐든 30분이 됐든 걸으면서 생각과 감정을 처리하고 나면 집에 가거나 카페에 가서 오직 대본만 읽어요.


잠은 언제 자요 요새는 2시간 30분 정도 자고 촬영장에 가요. 촬영이 끝나면 저에게 쓸 수 있는 시간이 대여섯 시간밖에 없거든요. 이 시간의 반은 대본에 충실한 게 맞잖아요. 대신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좋지 않은 생각이 들면 단 10분이라도 걸어요.


원칙이 분명하네요 원래는 안 그랬는데 이 일을 시작하면서 생긴 습관이에요. ‘이런 시간이 없으면 도저히 안 되겠다. 몸과 마음이 빨리 지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 수업과 현장은 다르잖아요. 현장을 경험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꼈나요 이건 스스로 터득한 건 아니고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 실제로 경험해 보면서 알게 된 거예요. 사람 양세종이 생각하는 것보다 항상 더 깊고 더 넓게 상상해야겠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어딘가에 머물게 될까 봐 두려워요.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건 장면마다 진심을 생각하는 거예요. 정재영 선배님에게 많이 배웠어요. 이 순간 캐릭터의 진심은 뭘까, 진심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그걸 위해 어떤 방법을 쓰나요 일단 제 일상부터 바꾸려고 해요. <듀얼> 때는 줄곧 어두운 음악만 들었어요. 저항적이고 격렬한 힙합 같은 거요. 집 안 조명도 항상 어둡게 유지했어요. 피폐해졌던 것 같아요.


요즘은 어때요 <사랑의 온도>에서 연기하는 온정선은 반대예요. 늘 맑고 자신감 있고 선하게 사람을 봐요. 그래서 요새 저희 집은 밝고 깨끗해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정선이는 엄청 신나는 음악을 들어요. 덕분에 정화되는 기분이 들어요.



브이넥 니트는 Prada. 화이트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포켓 장식의 셔츠는 Haleine. 이너 웨어로 착용한 풀오버는 Louis Club. 체크 팬츠는 Wooyoungmi.



온정선은 어떤 사람이에요 밝지만 깊게 들어가면 아픔이 있는 사람이에요.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이라 자세히 말하면 안 될 것 같은데(웃음). 아무튼 그 부분이 크게 공감됐어요. 사람 양세종이 겪은 경험과 유사한 지점이 있거든요. 그 대목을 읽으며 ‘어, 뭐지? 작가님 대단하시다’ 싶었죠. 그런 정선이 이현수(서현진)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변해요.


현수는 어떤가요 정말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사람인데, 사실 그런 사람이 드물잖아요.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돼요. 현수 앞에서만큼은 예상 밖의 말이 툭툭 튀어나와요. 정선은 현수 외의 사람에게는 약간 무뚝뚝한 편이죠. 현수한테만 달라요.


<따뜻한 말 한마디> <상류사회> <닥터스> 등을 쓴 하명희 작가가 쓴 대본의 매력은 뭔가요 너무 많아요. 일단 캐릭터 각각의 온도가 분명해요. 심지어 그 온도가 몇 도라고 정해진 것도 아니에요. 복합적이에요. 그런데 그 안에서 일관성이 느껴져요. 엄청 디테일한 거죠. 대사도 재미있고 일상에서 쓸 법한 살아 있는 말이 많아요. 캐릭터의 결핍과 상처를 다루는 깊이도 탁월하고요.


서현진 씨와의 호흡은 어때요 <낭만닥터 김사부> 때와는 또 달라요. 캐릭터의 관계가 달라졌으니까요. 여기서는 연인이잖아요. 서현진 선배님은 빠져들 것 같은 눈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촬영할 때 집중이 잘돼 너무 행복해요.
작품 복도 있지만 인복도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선배님을 많이 만나는 거 같아요. 정재영,  이영애, 한석규 선배님 등등. 제가 복이 정말 많은 거죠. 감사해요.


브래들리 쿠퍼를 좋아한다면서요 최고예요! 배우 본연의 기운이 너무 좋아요. 사람 자체가 섹시해 보이지 않나요? 어떻게 사람이 그런 눈동자를 가질  수 있죠? 게다가 어두운 섹시함이 아니라 밝은 섹시함이라 더욱 끌려요. 매 작품마다 자신이 가진 고유의 색을 지우고 다른 캐릭터를 입고 나타나는 것도 놀라워요.


아직 브래들리 쿠퍼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에게 영화 한 편을 추천한다면요 한 편은 너무 어려우니 두 편을 고를게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과 <아메리칸 스나이퍼>. 상반된 매력을 만끽할 수 있을 거예요.


어릴 때부터 영화를 많이 봤나요 중학교 때 매일 대여점에 가서 만화책만 봤거든요. 사장님이 그렇게 매일 올 거면 부모님에게 허락받고 와서 차라리 일을 하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시작한 일이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이어졌어요. 2년 넘는 시간 동안 거기 있는 만화책과 영화를 몰아서 봤죠. 배우의 길은 생각조차 못할 때였는데, 그 어린 나이에 다양한 손님에게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주고 그랬어요.


특별한 경험이네요 정말 재미있었죠. 그러다 고2 때 학교에서 단체 공연을 보러 갔어요. 제 생애 첫 공연이었죠. 당시 저는 약 5년간 태권도를 하고 있었고 사회체육학과에 가려고 했는데, 그날 바로 운동을 접었어요.
그 엄청난 작품이 뭐였어요 <스노우드롭>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노래하고 춤추고 코믹한데 감동도 있었어요. 키득키득 웃다가 어느 순간 눈물이 맺히는 거예요.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글썽이고 있더라고요. 이거다 싶었어요. 배우의 행동을 보며 우리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는 게 신기했어요.


배우가 되기 위해 뭐부터 시작했어요 연기학원이 너무 비싸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꼭 필요한 데 쓰고 나면 10만 원 정도 남더라고요. 처음 본 연극에서도 춤이 있었으니까 동네 댄스학원에 등록했어요. 제가 스승 복도 좀 있어요. 그때 선생님은 모든 장르의 춤을 섭렵한 분이었죠. 레슨 끝나고 혼자 연습하는데 저도 끼워달라고 해서 6개월을 같이 연습했어요. 
그때 뭘 얻은 것 같아요 춤은 진짜 열심히 췄고요(웃음).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예술계에서 어떤 일을 하든 이 세 가지만 갖춰지면 잘될 거라고. 좋은 스승, 네가 온전히 빠져서 연습할 수 있는 너만의 공간 그리고 열정. 아직도 되새기는 말이에요.


멀고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않는 편이라 들었어요. 현재 목표는 뭐예요 당장 주어진 것을 잘해내자. 요즘 행복한가요 행복의 기준은 각자 다르잖아요. 전 주어진 것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편이에요. 어릴 때 그걸 빨리 깨친 것 같아요. 있는 만큼 맞춰서 살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CREDIT

사진 김선혜
글 김현민
에디터 김영재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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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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