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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5. SUN

ELLE COVERSTORY

I am 권지용 Ⅲ

무대에서 지드래곤을 연기하는 서른 살 남자. 이제야 그를 언뜻 알게 됐다

캐시미어와 실크가 믹스된 블루종은 Chanel. 버킷 햇과 이어링, 팬츠, 하이톱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드래곤으로 계속해서 달려온 꿈 같은 시간일 텐데, 그 꿈에서 깨어나고 싶을 때가 있나요 일단 그게 꿈이 아니어서 다행인데요. 꿈이라면 긴 꿈이겠죠. 대중이 기억하는 지드래곤은 2006년부터 존재했지만 저는 열세 살 때부터 지드래곤으로 살아왔어요. 연예계는 여섯 살 때부터 활동해 왔고요. 24년이란 시간을 이 바닥에서 지내면서 한 번도 어디에 소속이 안 돼 있었던 적도 없었어요. 물론 학생은 학교가 있고 직장인은 회사가 있지만 저는 워낙 어릴 때부터 기획사라든가 다른 예명에 속했어요. 아무래도 일을 오래 해오다 보니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요. 멘탈은 워낙 단련이 됐는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니까 심리적으로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무슨 운명인지 제일 무거운 주제를 이렇게 체력이 고갈됐을 때 작업해서…. 물론 나중에 보면 값진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여태까지 겪었던 일을 다 안다고 가정하고 과거로 돌아가서 지금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 건가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면 다시 살겠죠. 좋은 일은 더 좋게 만들고, 안 좋은 일은 피해가면서. 그건 쉬워요. 반대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면 고민이 되겠죠. 살면서 실수도 했고, 주위에서 일어난 큰일들을 너무 많이 겪기도 했어요. 20대 중반부터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다 보니 이제 웬만한 일은 아무렇지 않아요. 만약 제 또래 친구들이 하는 고민을 똑같이 한다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솔로 앨범 작업을 하면서 딜레마가 있었어요. 뭐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다는 말은 저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솔직한 감정일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 <트루먼 쇼>를 보면 누구나 상상해 볼 수 있는 사건이 벌어지잖아요. 그런 신기한 일이 아니더라도 연예인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살면서 적어도 한 번은 꿈이 맞는다거나 말이 안 되는 상황을 겪게 돼요. 저는 그 무대가 좀 더 크고 대중과 함께 공유해야 하는 입장일 뿐이지, 제게 일어나는 일들이 사실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들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공유되고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면서 감정을 더 크게 느끼게 돼요. 이런 이야기를 솔로 앨범을 통해 전달을… 솔직히 전달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저에게 주는 선물의 느낌이 커요. 앞서 말했듯이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제가 이 앨범을 보면서 내가 서른 살 때 괜찮은 작업을 했구나, 인생의 어떤 지점에 점 하나는 찍었구나,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 주인공이 지드래곤이고 싶지는 않았어요.






울 트위드 소재의 재킷과 브랜드 로고 장식의 벨벳 초커, 열쇠 모티프의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이어링과 팬츠,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시퀸을 장식한 클러치백과 울 트위드 소재의 재킷, 쿠션 모티프의 클러치백은 모두 Chanel. 화려한 다이아몬드 세팅 링은 Chanel Fine Jewelry. 비니와 팬츠, 스니커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까요 모르죠. 그건 진짜 모르겠어요. 저는 권지용으로서의 모습을 처음으로 소개했을 뿐이에요. 지드래곤, 권지용, 피스마이너스원은 상황에 맞는 제 모습을 이름으로 구분한 거예요. 새로운 이름이 생길 수도 있겠죠. 책을 쓰든 영화 작업을 하든 어떤 새로운 형태의 작업에 있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럴 수 있어요. 지금 느끼는 건 권지용에 대해 적어도 한 번은 대중에게 정식으로 소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지드래곤이란 가수의 본명이 권지용이 아니라, 권지용이란 사람의 활동명이 지드래곤이란 걸 말이죠. 왜냐면 저한테 지드래곤보다 권지용이 갖는 의미가 더 크거든요. 지금까지는 권지용이 무대에서 지드래곤을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지드래곤이 권지용을 연기하는 거죠. 그래서 되게 힘들고 어색하고 조심스러워요.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줘서 고마워요. 마무리 인사로 이런 말 해도 되나요? 서른 살이 된 거 축하해요 당연히 축하받아야 할 일이죠. 저 나이 먹는 거 좋아해요.


CREDIT

사진 김희준
의상 지은
패션에디터 정장조
피처에디터 김영재
헤어 김태현(MIZANGWON BY TAEHYUN)
메이크업 임혜경
세트 송정민
패션 어시스턴트 이주이
디자이너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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