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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5. WED

The League of His Own

배우 김민재표 리그

순수하고 솔직한, 본능적인 얼굴로 살고 싶다는 김민재의 결심

바이올렛 컬러의 셔츠는 Munn.



어쩌면 아직 김민재라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낭만닥터 김사부>의 남자 간호사 박은탁, <도깨비>의 어린 왕여란 설명이 따라붙으면 “아, 그 잘생긴 남자 배우!”라고 자동 반응하게 될지도. 스물두 살, 이 사회 초년생은 대중의 눈엔 설익게 보일지언정 고등학생 시절부터 시작한 연습생 생활로 단련돼 어느덧 속까지 탄탄하게 여물었다. 무엇보다 생각을 전달하는 데 있어 말을 고를 줄 아는, 나이보다 신중하고 나이만큼 근사하게 진화 중이다. 3월의 어느 푸릇푸릇한 봄날, 그와 만났다.



머스터드 컬러의 톱과 셀비지드 와이드 팬츠는 모두 Munn.



최근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냈죠? 일생 일대의 사건 5개만 꼽는다면 음, 프로그램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MC를 봤던 <쇼! 음악중심>이 있고요. 드라마 <마이 리틀 베이비> <낭만닥터 김사부> <도깨비> 그리고 <꽃미남 브로맨스> 같은 몇 가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네요. <쇼!음악중심> MC는 어릴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도전해 보니 어려웠어요. 일단 목소리 톤이 너무 낮은 데다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성격이 무겁다고 할까요? 애교도 피우고 콩트도 하면서 저를 좀 풀어놓았죠. 오글거리는 연기에도 자신이 생겼어요. 


인생 중대사가 온통 일 얘기네요 어쩌다 보니 그러네요. 작품 말고 얘기할 수 있는 건 제 ‘패밀리’가 정확하게 결성된 거요. 패밀리의 제일 맏형은 연습생 시절에 만난 형인데, 그 형의 친동생과 친구 무리까지 다 함께 여행 가고 운동하면서 친해졌어요. 


김민재의 얼굴을 알린 드라마 <두 번째 스무 살>을 비롯해 <낭만닥터 김사부>와 <도깨비>까지 연배 높은 선배들과 작업 경험이 많아요 그간 제가 몰랐던 것과 하지 못했던 일을 여러 면에서 경험할 수 있었죠. 저를 성장하게 해준 시간이었어요. 선배들이 들려준 조언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고 종합적으로 연기에 반영하면서 좀 더 풍부한 김민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어요. 


4년간 혹독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접고 연기자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는데 버렸다, 아깝다, 이런 생각은 없어요. 연기라는 새로운 길이 열렸으니까요. 하면 할수록 더 마음 설레고 미래가 기대되는 일이에요.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요. 


배우 최지우의 아들 역할로 출연한 <두 번째 스무 살>에선 여진구와 송중기를 절반씩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됐어요 정말 많이 듣는 얘긴데, 솔직히 집에 가서 그 말을 곱씹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죠. 제가 원래 감정 기복이 적어요. 제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감정 연기할 때도 전 분명히 슬픈데, 티가 안 날 때가 있거든요. 



슬리브리스 터틀넥 톱은 Prada.



‘김민재다운 모습이 뭐냐’는 질문에 답한다면 원래 태생은 낙천적인 성격이었어요. 처음 연습생을 시작했던 게 열일곱 살이었거든요.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행동에 제약이 많았고 그러면서 점점 보이지 않는 틀에 갇히는 느낌이었죠. 지금의 저는 ‘쾌락주의자’예요.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이죠. 


재미를 좇아 시작한 일도 시간이 흐르면 책임감이 더해지죠.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요 물론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제가 말하려는 바는 남부러울 것 없는 만수르 씨도 아침에 뭐 먹을지 고민할 수 있다는 거죠.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거든요. 힘들어도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 내게 쾌락을 주는 존재를 찾아야 한다는 거예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 역시 일이 조금만 안 풀려도 꽁해 있었어요. 이제부턴 설렘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긴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앞서 말한 패밀리를 만나면서부터! 작품으로 보자면 <마이 리틀 베이비> 끝낸 후네요. 결정적으로 <낭만닥터 김사부>를 촬영하면서 한석규 선배님과 얘기를 나누는데, 조금 더 어린아이가 돼야겠다 싶더라고요. 아이들은 감정에 즉각 반응하잖아요.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내려놓고 제 감정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낭만닥터 김사부>와 <도깨비> 두 작품 모두 결과가 좋았죠 실은 2주가량 촬영이 겹쳤어요. 간호사가 되었다 왕이 되었다 정신없이 촬영장을 오갔죠. 잠 못 이루는 날도 많았지만, 두 작품 모두 반응이나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즐거웠어요. 특히 한석규 선배님을 만날 수 있어 감사했죠. 선배님은 정말 멋있는 사부 그 자체였어요. 평소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허허” 하면서 밥 사주시고 손에 귤 하나 쥐여주고 홀연히 사라지는데, 카메라가 돌아가면서 연기에 돌입하실 땐 ‘반전’이란 말밖엔 못하겠어요. 눈빛이 달라지면서 한순간 촬영장 공기가 바뀌어요. ‘나도 저렇게 연기하는 날이 찾아올까?’란 생각도 들고 언젠가 한번쯤 선배님과 제대로 연기해 보고 싶단 욕심이 생겼죠. 


학생 시절의 김민재 모습도 궁금해요 걸어 다니면서도 노래하는 것만 빼곤 평범했어요. 안경을 끼고 젖살 통통하게 오른, 길 가다 보면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키 작은 중학생이었어요. 앞에 나서는 스타일도 아니었고요. 그러다 사회생활을 경험한 뒤부턴 학교생활이 심드렁해졌죠. 애들이랑 얘기하는데, 저는 친구들이 웃는 포인트에 공감하지 못하는 거예요. 심각하게 상담을 고려할 정도였죠. 어서 빨리 자라서 대학에 들어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싶었어요. 



슬리브리스 스웨터와 와이드 팬츠는 모두 Wooyoungmi.



<쇼미더머니 4>에 래퍼 ‘리얼 비(Real.be)’로 참가했어요. 어떤 의미가 담겼나요 제가 평소에 “진짜? 정말로?” 이런 말을 많이 해요. 생각 없이 “리얼 비?” 했는데, 어감이 좋아서 계속 쓰게 됐죠. ‘음악이 좋아서 한다. 진짜 내 얘기를 한다’는 복합적인 의미도 담겨 있고요. 


연기 외에 꽂혀 있는 걸 고르라면 역시 음악 그렇죠. 근래엔 특히나 더 음악을 찾아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듣고 싶은 음악, 샤워했을 때 듣고 싶은 음악, 심심할 때 듣는 음악 리스트가 따로 있어요. 옛날엔 힙합을 좋아했는데, 요사인 피아노 치면서 쓰다 보면 완성한 곡이 꼭 발라드더라고요. 저를 춤추게 하는 노래도 좋아요. 가끔 클럽에 가는데, “오늘은 여기 한번 가보자” 해서 들어가서 음악 듣고 맥주 한 잔 마시고 나와요. 이태원 가면 정말 재미있는 데 많거든요. 해방촌에 있는 ‘리빙룸 서울’을 추천해요. 


대체로 몸 쓰는 일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요 가만히 있을 땐 한없이 잠잠해져 있는데, 일단 시작하고 흥미가 생기면 ‘이상한 놈’ 취급받을 정도로 몰입해요. 운동을 좋아해서 가끔 친구들이랑 체육관 빌려서 종일 놀아요. 농구 했다, 배드민턴 쳤다, 족구 했다 한 번에 다 몰아서 해치우죠. 그걸로 내기해서 밥 사먹고 음료수 사 먹는 게 제 낙이에요(웃음). 아, 지난여름엔 패밀리들과 가평에 있는 펜션으로 놀러가서 신나게 놀았어요. 낮엔 ‘빠지(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지칭)’에서 놀고 저녁엔 체육관 빌려서 밤늦게까지 농구했어요. 안 해보면 이 재미를 모를걸요. 


형들과 잘 지내는 스타일인가 봐요 실제로 친형이 있고요. 어릴 때부터 형들과 지내서인지 형들이 편해요. 남동생은 챙겨줘야 하니까 힘들어요. 연습생 땐 저보다 나이 어린 동생들이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써줘야 했거든요. 제가 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몰라서 덜컥 겁이 났죠(웃음). 


김민재를 행복하게 해주는 존재 ‘행복이’죠. 1년 2개월 된 말티즈인데, 먹는 걸 좋아해서 사료를 많이 줬더니 지금은 딱 안기 편할 만큼 살이 쪘어요. 저는 사람들보다는 강아지에게 느끼는 감정이 더 커요. 아픈 마음도 그렇고 행복한 마음도 그렇고요. 보고 있으면 그냥 웃음이 나거든요. 


머릿속으로 꿈꾸는 완성형 배우의 모습은요 믿고 보는 배우요. 김민재 나왔다 하면 이번 작품 무조건 봐야지, 그런 마음이 들게끔요.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늘 대답은 같아요. 

CREDIT

PHOTOGRAPHER 김선혜
STYLIST 엄지훈
EDITOR 김나래
HAIR STYLIST HAN KYUL
MAKEUP ARTIST 홍현정
DIGITAL DESIGNER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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