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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8. MON

A NEW PRINCESS STORY

이 시대의 헤로인, 박신혜

라푼젤처럼 윤기 나는 긴 머리를 늘어뜨린 박신혜는 동화 속 주인공 같았다. 그러나 스물 일곱 박신혜는 높은 성에 갇혀있거나 마냥 왕자님을 기다리는 연약한 공주님들과는 다르다. 담장 너머 세상에 호기심을 품고 슬기롭게 모험을 헤쳐나가는 새로운 시대의 헤로인이다.

화이트 플라워 자수 디테일의 드레스는 Giambattista Valli. 펄 드롭 이어링은 Chanel Fine Jewelry.



데뷔 14년차, 필모그래피가 여느 중견배우 못지않아요. 지금까지 커리어 중 특별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나요 스무 살 이후에 만난 작품들은 모두 의미가 남달라요. 물론 데뷔작인 <천국의 계단>은 제 얼굴을 알린 작품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이루 말할 수 없고요. 스무 살이 되면서 내 주장이 조금씩 생겨나고, 내 의견이 반영되면서 전과 다른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현장에 있을 때 내가 ‘즐겁구나’ ‘살아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는 것, ‘나’라는 사람의 노력을 증명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현장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어느 한 작품도 빠짐 없이 소중해요. 


겉보기에는 계속 주연을 맡으면서 순조롭게 활동해 온 것 같지만, 남 모를 고민이나 마음고생도 있었겠죠 허전함? 저는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새로운 걸 찾아서 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데 한동안 하고 싶은 게 없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뭘 해야 하지? 뭘 해야 의미가 있을까? 뭔가 다 똑같기만 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에서 벗어나려고 아둥바둥거렸죠. 

  
오늘 촬영 모티프가 ‘라푼젤’이었어요. 어린 시절 좋아했던 동화 속 공주님은 글쎄요, 물총이나 미니카를 더 좋아했던 아이라서(웃음). 아직도 치마보다 바지를 즐겨 입고요. 드레스 입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이상하게 좀 쑥스럽더라고요. 간질간질해요. 


오랜 시간 연예계에 있다 보면 평범한 삶과 괴리감이 생기거나 소위 ‘스타병’ ‘공주병’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신혜 씨를 보면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어요 고등학교 친구들 덕분이에요. 친구들이 다 저 같아요. 제가 그 친구들을 닮아간 것도 있고요. 예쁜 척도 유쾌하게 하는, 그런 친구들이에요. 서로 하도 웃겨서 10m 거리를 30분 동안 기어서 간 적도 있어요. 



러플 디테일의 백리스 드레스는 Seop. 드롭 이어링은 Bulgari.


beauty note
바람에 나풀거리는 건강한 모발은 건강한 두피에서 시작된다는 게 박신혜의 얘기. 평소 튼튼한 두피 관리를 위해 집에서는 물론 촬영장에서도 Ryo 자양윤모 두피 쿨링 에센스를 수시로 발라준다고. 두피의 피지 흡착과 수분 공급, 혈액 순환에 효과적이다.



오리엔탈 디테일의 언밸런스 드레스는 Sacai. 수국을 모티프로 한 핑크골드 후프 이어링은 Chaumet.



주로 어떤 사람들을 옆에 두나요 대체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만족감이 크고, 미래지향적인 사람들이 많아요. 앞을 바라보고 꿈꾸면서 사는 사람들. 요새 경기가 어렵다 보니까 낙담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 주변 친구들은 ‘이때 아니면 또 언제 고생해 보나. 그래도 난 지금이 좋아.’ 그런 타입이에요. 회사 분들이나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도 그렇고, 주변에 좋은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제가 자연스레 동화돼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연기해 온 캐릭터들처럼 늘 반듯하고 어른스러울 것 같은데. 큰 일탈이나 반항 같은 건 한 적 없죠 아니에요, 저 되게 불 같아요. ‘욱’ 하는 성질이 있어요. 부모님과도 많이 다투는 걸요. 뭔가 문제가 있으면, 바로 해결을 봐야 하는 성격이에요. 가끔 시간을 두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해요. 기도 세고, 눈물도 많고, 다혈질이고…. 제 안에 진짜 다중이가 있어요(웃음). 그런데 전 다중이가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좋은 다중이가 되고 싶어요.


본인의 다양한 면모 중 어떤 점이 가장 맘에 들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는 거예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누군가와 함께하는 걸 좋아해요. 그만큼 혼자 있는 걸 잘 못 견뎌요. 다들 제가 씩씩한 줄 아는데, 친한 사람들은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인 걸 알죠. 혼자 있으면 잡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차라리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게 밖으로 나오려고 해요. 드라이브를 하든, 운동을 하거나 서점에 가든가. 

  
최근에 어떤 이유로든 눈물 흘린 일이 있나요 제 성질에 못이겨서…. 내가 하고 싶은 배려만 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배려를 하지 못한 자신이 너무 싫은 거예요. 그러면서도 성질 같아서는 이걸 빨리 해결해야겠고. 골목대장처럼 주변 사람들을 다 끌고 가려는 면이 있는데, 가끔 그게 너무 일방적이지 않았나 싶어요. 


나이가 든다는 건 어때요 좋아요.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게 계속 많아지니까. 여행도 더 많이 하고 싶고, 전에 봉사활동 갔던 곳들을 다시 찾아서 결연 맺었던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부모님과 시간을 더 보내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화이트 플라워 자수의 드레스는 Giambattista Valli. 펄 드롭 이어링과 플룸 디테일의 링은 모두 Chanel Fine Jewelry.





레드컬러의 튜브 슬릿 드레스는 J.Mendel by Soyoo Bridal. 다이아몬드 세팅의 브레이슬릿은 Bulgari.



스물일곱, 생각도 또렷해지고 자신감도 더 생길 만한 나이죠 맞아요.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이 “넌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해 줘도 그저 나를 위로해 주려고 하는 말처럼 들렸어요. 그런데 어제 대본 리딩을 마치고 회식을 하는데, 엄효섭 선배님께서 “신혜야, 너는 진짜 괜찮은 애다. 그동안 너를 TV에서만 봤는데, 오늘 내가 직접 만나본 너는 너무 괜찮은 여자야”라고 얘기해 주시는 거예요.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그래, 나란 사람도 괜찮은 사람이야, 왜 내가 이걸 잊고 있었을까? 내 욕심에 나를 돌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새 의도치 않게 조금 철학적이에요(웃음). 


현재를 사는 다른 20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 다들 스펙 쌓고 취업하느라 바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두면 좋겠어요. ‘힘들지만 그래도 이걸 할 때는 조금 살 것 같아’ 하는 것들. 


신혜 씨는 그런 재미를 많이 만들면서 살아왔나요 네, 저는 궁금하면 다 찔러보고 다니거든요. 내가 잘하든 못하든. 예를 들어 탁구를 배운다면, 처음에는 어려워도 공이 한두 번 맞기 시작하면 재미있잖아요. “오, 공이 맞네, 이 정도면 됐어. 클리어!” 하는 거예요. 고수가 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시간 날 때마다 승마도 배우고, 1주일에 한 번씩 꽃꽂이도 하러 다녔어요. 서핑을 배워보고 싶은데, 환태평양 지진 때문에 잠시 접어뒀죠. 경제 사정을 배제할 순 없겠지만, 내가 행복해지는 일에 투자하는 걸 아까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를 위해서 한 번쯤 내가 선물을 주는 거예요. 맘에 드는 컬러의 립스틱을 발견했을 때 ‘필요하니까 사야겠다’라기보다 ‘내일 더 예뻐 보이기 위해서 나한테 주는 선물이야’라고 생각하는 게 더 기분 좋지 않을까요?


오늘 찍은 화보가 <엘르> 중국 8월호에도 실릴 예정이에요. 아시아에서 사랑받는 한류 스타로서의 마음가짐은 진짜 신기하긴 해요. 유럽이라든지, 되게 생뚱맞은 곳에서도 알아보시니까. 해외에 있는 팬들을 자주 만나러 가지 못해서 죄송스러운 마음도 들고, 뭘 어떻게 해야 하나 싶기도 한데…. 언제까지 제가 그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니, 매 순간 감사하면서 소중히 여기려고요.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걸 좋아해 주는 분들이니까, 앞으로도 건강하게 열심히 ‘지금’을 산다면 계속 좋아해 주지 않을는지. 

 
가끔 자신의 먼 미래를 가늠해 보나요 엄청 자주 하는 걸요. 생각이 너무 많아서 문제예요. ‘내일 뭐하지?’를 왜 오늘 고민하고 있는 건지! 아, 너무 피곤해요(웃음). 크게 생각하고 있는 건 너무 욕심 내지 말자는 것. 어리고 예쁜 친구들이 얼마나 많아요. 언젠가 저도 주연에서 내려올 때가 있을 것이고, 그걸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그리고 언젠가 멋진 아내, 훌륭한 엄마도 되고 싶고요.



CREDIT

PHOTOGRAPHER 신선혜
STYLIST 차주연
BEAUTY EDITOR 김미구
FEATURES EDITOR 김아름
HAIR STYLIST 김정한
MAKEUP ARTIST 류현정
BEAUTY ASSISTANT 오신영
LOCATION 초은당
DIGITAL DESIGNER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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