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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3. FRI

NO MAKE UP_<엘르>가 찜한 남자 Ⅱ

이이경, 지켜보고 싶은 남자

<엘르>가 찜한 남자 이이경은 <태양의 후예>에서 지진사고의 생존자 강민재를 연기하며 '찡찡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마녀보감>으로 필모그래피를 이어가는 그는 또 어떤 개성으로 다른 별명을 얻을까.

방금 제주도에서 올라왔다면서요 요즘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면서 5월에 JTBC에서 방영될 드라마 <마녀보감>을 촬영하고 있어요. 허준의 <동의보감>을 재해석한 사극인데 김새론이 백발마녀로 변한 공주 서리로 나오고 저는 그녀를 보호하는 도사 요광 역을 맡았어요.


<태양의 후예>에서는 이치훈 역의 배우 온유를 호되게 채찍질하는 ‘지진 사고의 생존자’ 강민재를 연기했죠 그래서 시청자에게 미움 아닌 미움도 받았는데 일부러 더 악하게 했어요. 온유를 더 밀어붙이고 갇혀버리게 해야 나중에 그의 성장이 훨씬 극적으로 전해질 테니까요. 제 캐릭터가 이유 없이 못되게 구는 것도 아니었고요. 철없지만 순수한 캐릭터였고, 그래서 제 목소리가 원래 중저음인데 ‘아 귀찮아!’ 이렇게 톤도 올리고 어린애처럼 찡찡거리듯이 말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결국 ‘찡찡이’라는 별명을 얻었죠.


대중의 엄청난 사랑을 받은 국민 드라마에 출연한 게 첫 경험은 아니죠 <별에서 온 그대>에서 사이코패스 이재경(신성록)의 비서 역이었어요. 어떤 리액션이나 애드리브 없이 과묵하게 분위기로만 표현하는 캐릭터여서 힘들었지만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억에 남아요.


이외에도 웹 드라마, 영화,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많은 활동을 했어요. 그런데 여전히 이이경이라는 배우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아직도 신인이라고 인식되는 부분이 큰 게 사실이에요 저는 아직 신인이에요. 연기를 잘하고 싶고 나만의 색을 찾고 싶다고 생각하는 신인 중 한 명이에요. 크든 작든 저를 필요로 하고 제가 연기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하고 있고요. 스타가 되려고 배우를 하는 게 아니에요. 연기라는 건 제가 선택한 업이니까요. 서울예대를 졸업했는데 예대에서는 매 학기마다 연극, 뮤지컬, 방송, 영화 중에서 원하는 것을 택해서 수업을 들어요. 저는 매번 연극을 택했어요. 카메라를 사람 눈으로 치면 연극 무대에서 나를 바라보는 카메라는 수백 대라 할 수 있어요. 그 앞에서 나를 보여준다는 희열감이 들어 좋았죠. 지금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지만 연극을 하는 게 올해의 목표예요.


이송희일 감독의 퀴어영화 <백야>가 데뷔작인데 평범하지 않은 작품과 역할을 택한 건 배우가 되는 것을 반대한 부모님에 대한 오기였나요 전혀요. 제 길인데, 이건 ‘마이 웨이’잖아요. 그 작품을 택한 건 나를 표현하고 싶어서였어요. 부모님 눈치보고 살았으면 열여덟 살 때부터 혼자 나와 살지도 않았어요.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가고 싶었거든요. 학생 때 가라테를 배웠어요.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다 무릎을 다쳤는데, 대학은 가야 하니까 그대로 체육대학에 진학했죠. 군대에서 내내 뭐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했어요. 제대 후 한 번쯤 배워보고 싶었던 연기를 학원에서 배우다 예술대학으로 편입까지 하게 된 거예요. 그 과정을 거쳐온 나를 표현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으니 오기가 아니라 내가 택한 소중한 작품이죠.


앞서 인터뷰한 두 명의 신인배우들이 공통적으로 말한 게 세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다’예요. 자퇴, 검정고시, 운동, 무릎 부상, 11년째 혼자 사는 삶 등 이이경의 인생에서 뽑게 되는 키워드만 해도 이미 다섯 손가락을 넘어가요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다’에 100% 동의해요. 그게 결국 내 자양분이 되거든요. 열여덟 살 때 청주 집에서 ‘이불만 갖고 가겠다’며 패기 있게 나와서 노량진 옥탑방에 도착한 때가 아직도 기억나요. 주소가 27통 4반이었는데 월세가 9만원이었어요. 편의점부터 고깃집, 주유소 등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도대체 왜 그렇게 사서 고생했는지 모르겠다고 싫어하던 어머니도 지금은 ‘네 연기에 좋은 힘이 될 거다’며 좋아하세요. 여전히 제가 모르는 세계도 많을 테니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싶어요.


노래도 잘해요? 데뷔 전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출연했잖아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못합니다(웃음). 학교 다닐 때 친구들끼리 ‘우리가 평생 오디션을 봐야 할 수도 있는데 시험 삼아 나가보자’ 해서 신청한 거였어요. 보기 좋게 탈락했죠. 가수가 되고 싶어서 나간 건 아니었어요.


무엇이 그렇게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도전하게 만든 걸까요 포기라는 것 자체를 쉽게 하는 성격이 아닌 것 같아요. 조그마한 풋살 경기라도 ‘열심히만 하자’라고 생각하고 엄청 뛰어요.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 쉽게 포기하지 않죠.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잘’하고 싶어요. ‘열심히’만 할 때는 지난 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고, 이젠 제대로 잘하고 싶어요. 그런데 신인배우들이 공통적으로 말했다는 나머지 두 개는 뭐예요?


‘나만의 연기를 찾고 싶다’ 당연하죠. 그건 모든 신인배우들이 마찬가지일 거예요. 저는 그동안 밝은 역, 철없고 순진한 역을 많이 해 왔는데 이제는 그런 캐릭터의 정반대에 서 있는 아주 악하고 표독스러운 역할도 해 보고 싶어요. 연기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 보면서 나만의 개성과 색을 찾아 나가려고요.


그리고 ‘진하게 연애해 보고 싶다’. 절친이라고 알려진 이세영 배우와 출연한 <라디오 스타>를 보니 여자 마음을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여우 과’로 보이던데요 전혀 아니에요. 친구인 세영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보니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간 거고 저는 ‘대포 과’예요. 좋으면 좋다고 솔직하게 말해요. 사실 제가 오래전부터 지켜본 배우가 있는데요, 정인선이라고 <매직키드 마수리>에 나왔던 아역 출신 배우예요. 저보다 세 살 어린 친구인데 어릴 때 TV에 나오는 모습 보면서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마녀보감> 초반에 잠깐 출연해요. 대본 리딩 연습할 때 만났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이성적으로 좋은 감정이 아니라 어릴 때 우상, 뮤즈를 본 기분 있잖아요. 언젠가 꼭 같이 연기해 보고 싶어요.


지난해 점을 봤는데 성공하려면 서른두 살 때까지 여자를 만나지 말라고 했다면서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결혼 얘기더라고요. 일에 대한 욕심이 너무 많아서 아직 결혼하면 안 된대요. 올해의 점괘는 운세가 좋으니 열심히 하래요. 그런데 사주를 떠나서 요즘 제가 되새기는 말은 이거예요. ‘뜨거운 열정보다 중요한 건 지속적인 열정이다’. 지치지 않고 내 열정을 끝까지 끌고 나갈 힘을 기르려고요. 연애는 당연히 해야죠(웃음).

 

 

PROFILE 

독립영화 <백야>로 데뷔, 최근 KBS <태양의 후예>에서 의사 이치훈(온유)과 갈등을 빚는 사고 생존자 강민재를 연기했다. 5월 방영 예정인 JTBC 드라마 <마녀보감>에서 주연 서리(김새론)를 보필하는 도사 요광으로 출연한다.

 

CREDIT

PHOTOGRAPHER 곽기곤
EDITOR 김은희
STYLIST 배보영
HAIR STYLIST, MAKEUP ARTIST 김은주
DIGITAL DESIGNER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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