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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0. WED

Solid Homme, Solid Soul

박서준의 크레센도

방황의 언어는 사라지고, 오직 갈 곳을 가늠하는 예민한 눈과 거침없는 주파만이 남아 있다.
박서준은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너무도 잘 안다.

 

블랙 컬러 반팔 티셔츠는 James Perse by Beaker. 블랙 시퀸 블루종은 Kimseoryong. 블랙 팬츠는 Nudie Jeans. 묵직함이 느껴지는 모토 바이크는 ‘뉴 R 1200 R’로 BMW.

 

 

 

 

그레이 컬러 블라우스는 Solid Homme.

 

 

 

 

 

블랙 티셔츠는 James Perse by Beaker. 네이비 더블 롱 재킷은 Burberry. 네이비 광택 블루종은 Lanvin Sport. 아이보리 컬러의 카브라 팬츠는 Kimseoryong.

 

 

 

 

트롱프뢰유 패턴 셔츠와 슬랙스는 Lanvin. 블루 스웨이드 로퍼는 Coach.

 

 

 

 

세로 스트라이프 셔츠와 슬랙스는 Dolce & Gabbana. 서스펜더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매년 한 번씩, 벌써 세 번째 만나네 맨 처음 내가 잘해야 <엘르>랑 또 만난다고 했는데 정말 그 말처럼 됐다! 세 번이나 인터뷰한 매체는 나 역시 <엘르>가 유일하다. 오늘은 생애 첫 영화로 만나니 더 뜻깊네.

<악의 연대기> 시사회에 다녀왔다. 결말에 다다르니 절로 ‘헉’ 소리가 나오던데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 아무래도 걱정이다. 영화는 세트장에서 촬영하는 신만 빼고 거의 흐름대로 찍었다. 결정적 한 방이라고 할 수 있는 뒷부분 촬영을 마지막으로 남겨놓은 입장이었으니까, 꼭 방학 숙제가 잔뜩 밀려 있는 기분이었다. 개학이 얼마 안 남았는데 할 일이 산더미같이 남아 있는 느낌? 서둘러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진짜 그랬다.

와 닿는 표현이다. 그만큼 압박감이 컸다는 거지 아무래도 그랬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찍으면서 내내 관객이 우리 영화를 두 번씩 봤음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두 번째로 영화를 볼 땐 이미 이야기를 다 알고 보는 거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내가 연기하는 ‘동재’를 봤을 때와 사뭇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잖아. 처음의 동재 그리고 마지막에 모든 사실을 다 알게 된 동재. 내가 연기하는 동재의 눈빛이 처음과 끝이 다른데, 그 조절을 어떻게 했는지 꼭 보여주고 싶었다. 알고 봤더니 얘가 이런 사정이 있었고,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걸 이해받고 싶었지.

처음엔 어쩌다 살인을 저지르고 사건을 은폐하려는 형사(손현주)와 사실을 알게 된 후배(박서준) 간의 갈등을 그리는 단순한 플롯인 줄 알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다양한 사건이 뒤엉킨 액자식 구성인데, 스크린 데뷔작으로 선택하기엔 다소 무겁지 않았나 사실 내 입장, 20대 연기자가 맡아서 할 수 있는 영화가 생각보다 적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야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 대부분이라 선택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돼 있다. <악의 연대기>는 영화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을 때 시나리오를 읽고 완전 매료됐다. ‘와, 시나리오대로만 영화가 나오면 정말 재미있겠다’ 싶었지. 작품이 잘될 거란 기대감보다 내가 동재를 맡으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더 궁금했다. 그동안 내가 했던 드라마엔 사랑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잖아. 살인과 추적이라는 무거운 주제지만 신선했다. 도전해보고 싶었다. 내가 동재 역할에 잘 어울릴 것이란 자신감도 있었고.

영화가 처음이라는 점, 현장에서 막내라는 점, 심리 상태가 남다르다(!)는 점에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게 어렵진 않았나 영화 속에서 동재가 살인사건과 관계 있다는 게 알려지고 난 뒤의 연기는 차라리 쉬웠다. 그 사실이 밝혀지기 전인 영화의 전반부, 그러니까 이 부분에서 동재는 시치미를 떼야 하는 걸까. 너무 일반적인 연기는 아닐까. 팀의 막내니까 숫기가 없는 느낌이 맞나. 연기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들이 빠르게 머릿속을 오갔다. 아무리 나쁜 사람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쁘게 대하진 않을 것 같더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겐 되게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관계에 따라서 표현 수위가 다를 것이란 결론을 내리고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는 게 힘들었다.

<악의 연대기>라는 제목도 그렇고, 영화 전반에서 모든 인간의 삶이 애처롭게 여겨지더라 동재를 연기할 땐 그저 내가 피해자란 마음으로 임한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이후에 관객 시점으로 영화를 보니까 우리 모두가 피해자 같았다.

백운학 감독이 박서준을 몰라서 오디션을 여러 차례 봤다면서? 이제 좀 알만한 배우인데 자존심이 상하진 않았나 나를 모른다고 해서 자존심까지 상할 필요가 뭐 있나. 그냥 모두가 알 때까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지(웃음). 오디션을 많이 봤던 것도 당연하다 싶은 게 내가 이전에 영화를 촬영해 본 적이 없잖아. 나도 작품 욕심이 났고, 동재라는 배역을 따내고 싶었으니 당연히 감독님이 내게서 보고 싶어 하는 모습에 맞춰야겠다 싶었지. 다만 매일같이 밤새우면서 드라마 <마녀의 연애>를 촬영하고 있어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또 드라마 내용은 밝은데, 영화 내용은 무거웠고. 원래 작품 하고 있을 땐 다른 작품 대본을 못 보는 스타일인데 그땐 오디션 일정상 꼭 봐야만 했다. 감독님도 동재 역할을 위해 다른 배우를 여럿 만난 눈치였는데 다행스럽게 여기까지 흘러 왔네(웃음).

첫 영화, 그간 경험한 드라마 촬영 때와는 다르지 드라마는 템포가 훨씬 더 빠르다. 거의 한두 번 만에 한 신 촬영을 끝내고 바로 다음 신으로 넘어가는데, 영화는 매 신을 길게 찍더라.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도 될 것 같은데, 허투루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처음엔 여러 방면으로 촬영하는 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어려웠다. 하지만 모든 신을 힘줘서 찍기 때문에 그만큼 영화의 완성도가 드라마보다 좋을 수밖에 없겠더라.

손현주, 마동석의 ‘기’에 전혀 눌리지 않았다 나는 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일원이고, 내가 선배들의 기에 눌려 제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면 나 때문에 작품을 망칠 수도 있다. 항상 마음속으로는 ‘프로’라고 생각하고 산다. 이젠 책임감도 훨씬 커졌고 지켜보는 눈도 많이 생겼잖아. 어쨌든 영화에 참여하면서 받는 출연료도 있고. 기에 눌리지 않는다기보단 책임감을 느낀다는 게 더 맞는 표현 같다.

연차가 쌓여갈수록 중압감, 스트레스도 비례해서 커지진 않나 나는 늘 선택 직전이 힘들다. 일단 선택의 배에 오르면 그때부터 항해가 시작되는 거니까 그저 순조롭게 지나갈 수 있도록 즐겁게 한다. 현장에선 오히려 재미있다. 내 역할이 있으니까 눈치볼 필요가 없다. 인간관계 같은 연기 외적인 부분이 어려워서 촬영장 밖이 더 복잡하고 힘들게 느껴진다.

한결 표정이 여유로워졌다 지금이 활동 비수기라서 살이 좀 쪘다(웃음). 아니, 부었다! 실은 어제 과음했다.

자주 가는 술집이 있나 언제부턴가 집이 편해지더라. 내가 보통 사람보다 시야가 좀 많이 열려 있다. 앞을 보고 있어도 양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다 보인다. 가만히 있다가 뭔가 느낌이 와서 보면 누가 날 카메라로 찍고 있다.

원래 오감이 발달한 편인가 그것보다는 남이 보든 말든 신경 안 쓰는 성격인데, 예민해진 것 같다. 알려지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사생활까지 알려지는 건 또 싫은 거다. 이중적이지? 그렇다고 개의치 않고 풀어져 있어도 안 될 것 같아서 그 경계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 평생 숙제다.

직전 작품인 드라마 <킬미, 힐미>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그러고 보면 <금 나와라, 뚝딱>에서부터 <악의 연대기>까지 자신의 매력이 도드라져 보이는 작품을 잘 알고 고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매 순간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연기자 입장에서 작품 선택은 중요한 문제다. 그렇게 신중하게 작품을 골라도 어느 측면에서는 내가 연기하는 각각의 캐릭터가 전부 다 비슷비슷해 보일 수 있다. 박서준이라는 동일 인물이 다른 역할을 연기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설정이 조금이라도 달리 들어가면 신선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킬미, 힐미>의 ‘오리온’은 내가 부담 없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타입의 캐릭터였다.

감정이 폭발하는 쪽보다 오리온처럼 일상 친화적인 쪽이 좀 더 노련한 연기를 요할 것 같은데 배우마다 다르니까 편하게 느끼는 역할이 다른데 내 경우엔 오리온 같은 성격의 연기가 쉬운 편이다.

아들 셋인 집의 맏이인데 오리온 같은 넉살, 애교에 능한 게 참 신기하다 그건 오직 카메라가 돌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웃음)! 평소엔 조금 무뚝뚝하다. 하지만 대화는 먼저 청하는 편이다. 내가 다가가야 상대도 마음을 연다는 이치를 깨닫고 난 뒤부터 몸에 밴 습성이다. 그래야 좋은 사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걸 경험했거든. 오히려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말수가 적다.

배우 최우식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면서? ‘패밀리’라 부를 만한 친구들은 우식이와 연기자가 아닌 친구 몇 명 정도다. 연기하면서 코드가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게 꽤 힘들더라. 일단 우식이는 비슷한 연배인 데다, 닮은 구석이 많아 쉽게 가까워졌다. 둘이 같이 얘기하고 있으면 엄청 웃긴다. 내가 형이라는 이유로 선택을 강요당하는 경향이 있는데, 만날 “형이 알아서 해요.” “형이 하라는 대로 할게요.” 이런 식이다. 귀엽다.

대체로 자기 목소리를 잘 내는 똑똑한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평가의 근거가 뭘까 나는 늘 내 몫을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대중이 나보다 몇 배 더 똑똑하니까. 배우는 그보다 한 발 앞서 나가야 간신히 이해받을 수 있는 존재라고 믿는다. 어쨌든 내가 연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건 나를 좋게 봐주는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이잖아.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그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어찌 보면 누구보다 내 역할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아마 내 몫을 충실히 하려는 자세를 ‘똑똑하다’는 칭찬으로 되돌려 받는 것 같다.

일상에서도 딱 부러지는 성격인가 빈틈 많은 사람이다. 지금이야 일하러 온 거니까 뭐든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혼자일 땐 허술하다. 그리고 사람의 얼굴은 잘 기억하는데 이름을 정말 못 외운다. 건망증이 있다.

카메라 밖에서 박서준의 모습은 어떤가 나를 많이 놓는다. 그리고 시간을 흥청망청 쓴다! 예전엔 시간을 계획적으로 딱딱 맞춰 살았다. 근데 어느 정도 놓아버리니 얻는 것들이 있더라. 너무 심하게 게을러지는 건 경계해야겠지만 가만히 있을 때 감정적으로 와 닿는 부분들이 있어 대체로 풀려 있다.

풀려 있을 땐 주로 뭐하나 특별히 하는 일도 없다. 가끔 친구들과 술 마시는 게 전부다.

늘 당당한 느낌이다. 이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에 최적화된 상태랄까. 박서준이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식은 자격지심이 아닌 자존감으로 산다. 남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느 순간 그게 다 자기 얼굴에 침 뱉기처럼 들리더라. 나 역시 어릴 땐 자격지심이 가득했다. 그러다 보니 불만만 쌓이고, 결과적으론 나한테 손해더라. 자존감이 삐뚤어져 생긴 게 자격지심 같다. 한편으론 내 색깔을 갖는 것도 배우로선 필수인 것 같다. 지금 필드에 나와 있는 연기자들이 어찌 보면 전부 달라서 캐스팅이 되고 연기를 할 수 있는 거잖아. 나 역시 그 사람들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작품을 이어가는 거다. 그렇지만 비슷한 사람이 생기면 아무래도 더 좋은, 더 잘하는 사람이 하게 될 테니까 꾸준히 내 자존감과 색깔을 가꿔야겠더라.

타인과 차별되는 박서준만의 뚜렷한 매력 한 가지는 내 얼굴을 매력적으로 봐주는 분들도 있지만 내 눈엔 되게 평범해 보인다. 대신 이런 평범함 덕분에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처음 내 얼굴이 등장하는 장면 보고 “와, 되게 못생겼다”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연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굳게 마음먹었지(웃음).

그간 해보지 않았는데, 해보고 싶다거나 해야 할 것 같아서 멋대로 상상해 본 일이 있나 여행을 더 많이 다니고 싶다. 워낙 사람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나라마다 문화와 가치관이 다르고 사람들의 외양도 다르잖아. 멋진 풍경을 보는 것만큼이나 재미있다. 그래서 어딜 가더라도 번화가엔 꼭 들른다. 점점 더 사람 구경을 못하다 보니 여행지에서 오래오래 멍하니 앉아 사람 구경이나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

사람에 대한 감이 빠른 편인가 몇 마디만 해도 알 수 있다. 상대가 진심을 얘기하는지 거짓을 얘기하는지. 연기자에겐 관찰이 되게 필요한 것 같다.

지금껏 다닌 여행지 중 마음에 들었던 곳은 일본이 재미있었다. 유난히 사람들의 매너가 좋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 그리고 유행을 별로 안 타는 나라 같더라.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어서 다양성이 풍부하다고 할까. 보는 재미가 있어서 시간이 잘 흐르더라. 빨리 유럽에도 가보고 싶다. 아직 한 번도 못 가봤다.

혹시 내게 생겼으면 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시간을 멈추고 싶다! 누구나 그럴 때 있지 않나? 정말 행복해서 이 순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 요즘엔 시간이 그냥 훅훅 지나가는 기분이다. 놓치고 가는 게 많은 것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나이가 들면 아마도 젊은 날의 욕망까지도 전부 그리워할 것 같다.

가장 최근에 시간을 멈추고 싶다고 느낀 적 있었나 얼마 전 <뮤직뱅크> MC를 하차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갑자기 울컥하더라. 눈물이 났다. 약간 ‘돌아이’ 같긴 하지만 바로 그 순간에 시간이 멈춰서 내 의식만 또렷하게 깨어 있으면 기분이 어떨지 궁금했다. 가능하지 않겠지만 이런 상상을 해볼 때가 간혹 있다.

냉동 인간도 생기는데 뭐든 장담할 수 없는 세상이다. 그럼 다른 질문 하나! 박서준에게 숨겨진 능력이 있다면 얘기를 잘 들어주는 것. 상대를 나와 다르다고 다그치지 않고 이해해 주는 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 내 가치관과 잣대에 따라 쉽게 평가하지 않는다. 그 부분에선 유연하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나한테 불만을 잘 얘기하나 보다.

몇 개의 연대기로 인생을 쪼개면 일단 태어나서 초등학교 때까지. 원래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 아빠가 야구를 못하게 말린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잠시 꿈이 사라졌다가 중학교 때 연극 무대에 서면서 다시 새로운 연대기가 시작된 것 같다. 이후엔 서울예대 연기과에 입학한 20세, 입대를 한 21세, 제대 후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간 23세로 각각 시기를 나눠볼 수 있겠네. 아, 그리고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현태’를 연기했을 때가 내 연기 인생 최고의 ‘터닝 포인트’다. 그때 이후 지금껏 배우로 잘 흘러왔으니까.

27세의 박서준은 좀 더 나은 28세의 박서준을 꿈꿨다. 29세의 박서준은 또 어떨까 사실 앞으로의 계획은 질문받을 때마다 생각해 보는데 잘 떠오르지 않는다. 배우로 정식으로 데뷔하고 난 뒤부턴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데만 충실했다. 위태위태한 직업이잖아. 앞날이 투명하게 잘 안 보인다. 아마 결혼정보 업체에 들어가면 꼴찌일걸. 배우든, 가수든 연예인이 연애하기엔 좋은데, 결혼 상대로는 아니라고 하더라. 그런 얘기 들으면 슬프다.

지금 박서준이라면 미래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여자와 남자가 느끼는 책임감은 조금 다르다고 본다. 보장된 건 없으니 항상 외줄 타는 느낌이다. 뭐 하나라도 실수하면 안 되니까.

배우는 멘탈 관리가 정말 만만치 않겠다 보통 멘탈이 아니고서야 현장에서 오래 버티기 힘들다. 그런 면에서 여배우들이 존경스럽다. 우리나라에 여배우가 남자배우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것만 봐도 살아남기 위한 소리 없는 아우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나 역시 오래 일할 수 있길 바란다. 지금까진 잘 쌓아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무너지는 순간도 있을 거니까 그때마다 유연하게 잘 대처했으면 한다.

 

 

CREDIT

EDITOR 김나래
PHOTO 김도원
STYLISTS 정혜진, 김정미(EUPHORIA SEOUL)
HAIR 정미(순수)
MAKE-UP 강미(순수)
ASSISTANT 김지윤
DESIGN 최인아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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