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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31. WED

THANK YOU PMS

나는 가끔 눈물을 흘린다

생리 전, 툭하면 눈물이 쏟아지는 익명의 에디터는 호르몬에 휘둘리는 게 싫었다. 결국 정신과 전문의를 찾았다


‘아, 또 시작이군.’ 사촌 동생의 별것 아닌 안부 연락에 눈물이 핑 돈 순간, 때가 되었음을 짐작했다. 이 죽일 놈의 생리전증후군. 그렇다. 내 생리전증후군은 눈물이다. 짜증도, 화도, 불안도 아닌 눈물. 학창시절 드라마를 보다 눈물을 흘리면 엄마는 “너 생리 시기이구나?”라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때론 찔끔, 때론 펑펑. 정도는 다르지만 어김없이 감정 조절에 실패했으니까. 그리고 몇 달 전 독립을 감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엄마를 포함한 가족들에게 난 그저 눈물 많은 감성 부자였으니까. 문제는 독립 이후였다. 남자친구와 통화하던 중 사촌 동생 이야기를 하며 참았던 눈물을 터트린 것. 다소 놀란 남자친구는 이튿날 조심스럽게 혹시 몸이 아프거나 회사생활이 힘든 건 아닌지 물었다. 차마 생리전증후군이라고 말할 수 없었던 나는 대충 얼버무리고 동료 여직원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우는 게 어때서? 난 그냥 울어버리는데. 남친도 내 증상을 알고 있어.”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잖아. 너무 자신에게 혹독한 거 아니야?” 쿵!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 이상하게도 남에게 별것 아닌 일이 내겐 별것이었다. 뇌가 자궁에 달려 있는 것도 아니고. 호르몬이 감정을 뒤흔드는 걸 원치 않았다. 내가 이상한 걸까? “호르몬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상상 이상의 생리전증후군도 많아요. 폭식을 해서 생리 전주마다 2~3kg씩 살이 찌거나 충동적으로 물건을 훔치는 사람도 있는걸요. 혹시 자신의 기분이나 행동이 컨트롤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은 아닌가요? 당뇨병 환자도 인슐린 조절이 되지 않아 당이 떨어지고 쓰러지는 걸로 자책하지는 않거든요. 본인에게 조금 더 관대해도 될 것 같아요.” 에피소드를 들은 서초좋은의원 한혜성 원장이 말했다. 맞는 말이다. 술에 취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고, 자려고 누웠다가도 할 일이 생각나면 일어나 적어두는 습관. 대학 시절엔 교수님의 한마디 한마디를 노트에 빼곡히 적는 메모왕이었고 지인들에겐 “그런 건 좀 두루뭉술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듣곤 했다. 또 이것이 365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외출할 때면 늘 완벽한 양복 차림인 아버지의 영향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감정까지 컨트롤하려 한다니. 상담 전 손목에 단자를 끼워 심장박동수를 측정한 자율신경검사 결과 역시 긴장하는 교감신경이 이완을 해주는 부교감신경보다 다섯 배나 활성화된 상태라고 했다. 약간 긴장하는 체질이기 때문에 평소 잠을 잘 못 자고(맞다!), 소화가 잘 안 될 거라고(또 맞다!) 덧붙이면서. 우울증은 주변에 알리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 그렇다면 내 생리전증후군이 ‘눈물’이라는 걸 남자친구를 포함한 주변에 알리는 게 도움이 될까? “그건 개인마다 달라요. 배란 이후의 황체기, 특히 월경 시작 1주일 전에 나타나는 생리전증후군(PMS)은 생리주기에 따라 기분이나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뜻하고, 생리전불쾌장애(PMDD)는 그로 인해 고통받는 정도가 사회 활동과 대인 관계를 저해하는 수준일 때를 말합니다. PMDD라면 기분과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테두리에 있는 사람에게 알리는 것은 추천하나, 그 정도 수준은 절대 아니에요. 물론 남에게 알릴지 말지는 자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나를 잘 돌보고 있는가’ 하는 겁니다.” 한혜성 원장은 신체적(Biological)·심리적(Psychological)·사회적(Social)·영적(Spiritual) 측면을 모두 다루는 다차원적 접근법을 일컫는 BPSS 모델을 그리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하는 건강 요인으로, 이 네 가지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몸살이 있거나 생리 기간인지(신체적), 우울하거나 화가 나는지(심리적), 이사·독립·결혼·이직 등으로 주변 환경이 바뀌었는지(사회적), 삶에 대한 태도는 어떤지(영적)까지. 다시 말해 건강이란 한 가지 측면이 아닌 종합적 접근이 이뤄져야 온전히 챙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전달받은 생리일지(PMS Symptom Tracker)를 적기 시작했다. 한 달 기준으로 여드름, 두통, 복부 팽만, 불안감, 우울감 등 스무 가지 증상을 매일매일 진단하는 체크리스트로 구성돼 있었다. 그리고 며칠 후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생리전증후군을 털어놓았다. 꽤 놀랄 줄 알았던 남자친구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심지어 혹시나 생리 전에 여자들의 기분을 들쭉날쭉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아닌지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통화가 끝난 후 결심했다. 몸과 마음이 주는 사인(Sign)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고. 생리전증후군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나를 세심히 살피는 하나의 연습이 된 셈이다! 스스로에게 공감하고, 그게 희로애락 중 무엇이든 마음껏 표현해야지. 어떤 부분은 조금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당히 할 줄도 알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내려놓기도 하고. 그 첫 번째 실천으로 밤을 새우면 좀 더 퀄리티 있는 원고가 나올 것 같지만 이쯤에서 마치려 한다. 독자들도 건강을 위해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이런 방법도 있어요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세로토닌 치료와 피임약 처방, 소염진통제, 건강보조식품이 PMS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감마리놀렌산과 비타민 C·D·E가 들어 있어 피부와 뼈 형성에도 굿. 프레쉬즈 데이, 30일분 4만4천원, Grn+.


보라지종자유에서 추출한 100% 식물성 제품으로 월경 전 변화에 의한 불편한 상태를 개선한다. 감마리놀렌산, 30일분 1만9천원, DHC.



보라지종자유와 달맞이꽃 송자유의 감마리놀렌산이 혈행을 원활히 하고 생리 활성에 도움을 준다. 프림로즈, 30일분 5만원대, Vital Beautie.

CREDIT

에디터 천나리
사진 KINGA CICHEWICZ ON UNSPLASH, 전성곤
디자인 황동미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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