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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8. SAT

BREAKFAST MYSTERY

아침식사 먹어, 말아?

여태껏 당신이 알던 아침밥에 대한 관념은 버려라. 모든 것은 당신에게 달려있으니


“한 숟갈이라도 먹고 가!”
허겁지겁 교복을 입고 신발을 구겨 신으며 문밖을 나섰던 학창 시절이 있다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한 마디. 돌이켜보면 한 수저를 뜰 때마다 “아침 안 먹으면 뇌가 깨어나질 않아 공부가 안 돼!”라는 말을 함께 삼켰다. 이렇게 주입된 습관은 강박적으로 어둑한 새벽에도 몸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하루는 게걸스럽게 점심을 해치우던 내가 “아침을 안 먹어서 배고프다”고 했더니, 한 선배가 “요즘 농경사회도 아니고 누가 하루에 세 끼씩 챙겨 먹어”라고 말했다. 띠용? 아침을 건너뛴 날엔 몸이 호시탐탐 에너지를 갈구하며 각종 ‘짠단’ 간식을 달라고 아우성인데? 그러고 보니 #헬스타그램, #몸짱 해시태그를 달며 SNS를 살색으로 물들이는 친구도 12시에 첫 끼를 시작하곤 했다. 이쯤 되자 아침 식사란 녀석의 정체가 무엇인지 의문스러워졌고, 우연히 <ELLE> 호주에 실린 ‘The No Breakfast Club’이라는 기사를 읽게 됐다. 아침 식사는 그저 우리가 효능을 맹신할 뿐이며, 전문가들의 의견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아침 식사 없이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 그렇다면 그동안 내가 굳게 믿고 먹어온 아침 식사들은? 각종 미디어의 ‘아점’과 ‘간헐적 단식’들은? 더 많은 물음표들이 뇌를 잠식해 왔고, 끝내 린클리닉의 이경연 원장을 찾아가기에 이르렀다.


안 먹느니만 못한 아침밥?!
이상적인 아침 식사는 무엇일까? 회사 선배의 다음 고민처럼 아침부터 고칼로리 식사를 한 뒤 점점 소식하는 건 어떨까? “나는 아침을 많이 먹고 점심을 적당히 먹고 저녁을 엄청 소식하는 편인데, 밤에 너무 허기가 져. 그러면 다음 날 아침에 그걸 참은 보상심리가 발동해서 엄청 대식하게 돼. 밥에, 빵에, 과일까지 챙겨 먹는다니까.” 린클리닉의 이경연 원장은 이런 사람들을 아주 늦은 시간까지 TV를 보거나 업무를 처리하는 등 저녁 식사 후 육체적·정신적 활동을 하는 시간이 길게 남아 있는 사람으로 분류한다. “실제로 저녁 식사는 기나긴 시간 동안 잠을 자면서 소모하는 에너지를 보충하는 의미가 있어요. 그런데 새벽 1~2시까지 깨서 다른 활동을 한다면 당연히 에너지 부족 현상으로 이어지고, 아침에 지나치게 허기질 수밖에 없죠”라고 말한다.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는 격언이 있지만 아침이라고 해도 고지방, 고칼로리 식사는 지양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설탕이 가득 든 시리얼이나 영양가 없는 정제된 빵, 당분 그 자체인 도넛 그리고 나름 잘 챙겼다고 생각하는 흰 쌀밥, 된장찌개, 짭짤한 밑반찬들까지. 결국 이런 염분과 당분이 많은 아침 식사를 ‘대식가’처럼 먹는다면, 아침을 건너뛰고 간식을 먹거나 저녁을 과식하는 일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싼 가격에 먹을 수 있어 현대인들의 아침 식사 대용으로 자리 잡은 과일 스무디는 어떤가? 이경연 원장은 “당과 염분은 인체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적정량을 섭취해야 하지만, 과일 안에 있는 당 함유랑이 높기 때문에 과일을 섭취할 때는 갈아 마시기보다 씹어서 약간만 섭취해야 해요. 실제로 과일을 갈아 마실 경우 종이컵 한 잔 정도의 양이 넘으면 혈당 수치가 높아져요”라고 말한다. 순수 과일만 들어가는가? 당분까지 아낌없이 들어간 스무디를 과일이라 괜찮다며 특대 사이즈로 ‘호로록’ 마셨던 게 원망스러울 지경! 심지어 액체인 스무디는 씹어서 소화시킬 필요가 없어 두뇌가 ‘먹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 덕분에 바나나 3개와 우유 반 리터를 갈아 넣은 스무디를 먹은 지 오래되지 않아 허기를 느끼게 되니 이것이야말로 허울 좋은 ‘독’인 셈이다.


아침 식사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 종종 누군가의 권유로 아침을 챙겨 먹었을 때 하루가 엉망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식습관은 장기적으로 형성된 생활 패턴이다. 우리가 정상적인 소화를 하기 위해서는 대략 22가지의 소화 효소가 작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분비되는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시간에 음식을 억지로 밀어넣을 경우, 소화 불량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본인이 노력한다고 해도 이미 형성된 식습관을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에 주변의 누군가가 “난 아침을 먹으면 속이 안 좋아”라고 말한다면 “그래도 아침은 먹어야지”라고 조언하는 것은 금물이다. 화장실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드는 그를 지켜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결국 아침은 ‘선택적’이다
이쯤이면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아침 식사’에 대한 논쟁의 포인트는 결국 먹거나 먹지 않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멜버른의 영양학자 클레어 파거(Clare Fargher)는 ‘무엇보다 우리 몸이 보내는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침 식사가 모두에게 효과적인 건 아니에요. 누군가에게는 건강의 신호탄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망치는 부담일 수 있어요. 건강한 사람 중에는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들은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하루의 나머지를 아주 잘 보내는 사람들이죠. 실제로 아침 자체가 건강을 좌우하는 건 아니고, 1주일이라는 기간을 놓고 볼 때 무엇을 어떻게 먹고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요. 체중 관리 측면에서도 에너지가 오르거나 내리는 하루의 곡선이 규칙적이라면 아무 상관없어요.” 내 몸이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때가 아니라면 굳이 원치 않는 아침을 ‘필수적’으로 챙겨 먹을 필요도, 타인에게 강요할 필요도 없다. 영양학자 캐시 애시턴(Kathy Ashton)도 “굳이 이른 시간에 아침 식사를 챙겨 먹어야 한다는 부담은 가질 필요가 없어요. 우린 각자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몸이 필요로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해요. 만일 점심 때가 됐더라도 여전히 배가 고프지 않다면, 의무적으로 먹어야 할 필요는 없는 거죠!”라고 동의한다. 이경연 원장도 이 의견에 힘을 보탠다.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에너지는 정해져 있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눠 섭취하든 저녁 한 끼만 섭취하든 필요한 에너지를 끌어오는 건 불가능하지 않아요. 적절히 분배해서 가장 필요한 시점에 식사하는 것이 이상적이죠.” 아침 식사가 좋고, 습관이 돼 있다면 계속 먹으면 된다. 불편하다면? 안 먹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전체 칼로리에 맞춘 균형 있는 식단 그리고 이에 맞는 운동이지 반드시 아침을 먹는 것이 능사는 아니란 얘기다.

CREDIT

WRITER MEG MASON
CONTRIBUTING EDITOR 오신영
PHOTO SEVAK BABAKHANL
DIGITAL DESIGNER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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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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