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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1. SUN

마르지 않는 젊음의 샘

운동하는 여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새해가 밝았다. 또 나이를 먹었구나, 라는 생각에 울적해진다. 나이는 들 지언정, 늙진 않을 순 없을까? 코치 D가 늙지 않는 젊음의 샘의 원천은 '근력' 즉 운동에 있다며 공식적으로 확인된 장수 및 안티 에이징 비법들을 알려준다



젊음의 샘 (Fountain of Youth)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저서 <역사>에는 당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한 지역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무려 120세에 달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대 기준으로도 굉장한 장수 마을인 셈이다. 비결은 그곳에 존재했다는 ‘젊음의 샘’ 덕분이라고. 제비꽃 향이 나고 씻고 나면 몸에 기름칠을 한 것처럼 반들반들해지는 물웅덩이가 있어 그 힘으로 다들 장수할 수 있었다고 믿었다고 한다. 이 기록의 진위 여부를 떠나 젊음의 샘이라는 존재는 몹시 매혹적이라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고 무병장수의 관용적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할리우드영화 소재로 끊임없이 변주되는 젊음의 샘. 실제로 당시에는 젊음의 샘을 찾겠다며 잭 스패로 일행처럼 아프리카로 떠난 탐험가들도 부지기수였다니, 무병장수를 향한 인류의 갈망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젊음의 샘을 찾아라? 이런 목표는 지금도 유효하다. 물론 헤로도토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아프리카로 떠날 탐험가는 없다. 대신 대학 실험실에서, 기업 연구실에서 수명 연장과 노화 방지라는 주제에 많은 연구자들이 끊임없이 데이터를 뽑아내고 있다. 한 가지 희망적인 사실. 일단 수명 연장은 지난 1세기 동안 비약적인 성과를 보였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환갑만 넘으면 장수했다고 성대한 파티를 열던 것이 일상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환갑 잔치’라는 말 자체가 무색해진 지 오래다. 공무원과 기업의 정년 연장 논의가 오가는 사회 분위기는 예순에도 한창 일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과연 우리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 최신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자.
지난해 12월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생명표’에 따르면 말로만 듣던 백세시대가 임박했다. 2015년 출생한 신생아들의 시대수명은 여아 85.2세, 남아 79세. 최대값이 아닌 ‘평균치’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천재지변이나 교통사고가 아니면 남녀 불문하고 80세까지 거뜬히 살아남는 시대가 온 거다. 사람에 따라 90세, 100세를 사는 이들의 수 역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단순한 장수는 반쪽짜리 목표 달성에 불과하다. 120년을 살더라도 병상과 휠체어 위에서 지내야 한다면 그리 달갑지 않을 터. 젊음의 샘을 향하는 목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게 아니다. 젊게 그리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죽음에 이르는 병 


우리의 관심사는 두 번째, 노화 방지로 옮겨간다. 믿기 어렵겠지만 요즘엔 노화도 일종의 병으로 간주된다. 지난 10월 1일부터 국제질병분류체계(ICM-10CM)에 새로운 질환이 추가됐다. 코드명 M62.84, 진단명 ‘사르코페니아(Sarcopenia)’.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한 걸까? 대체 어떤 병일까? 정답은 이름에 나와 있다. ‘사르코페니아’란 그리스어로 ‘근육’을 의미하는 사르스(Sarx)와 소실을 의미하는 페니아(Penia)의 합성어로 ‘근육감소증’이라는 뜻이다. 세균으로 인한 감염성 질환이 아니라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누구나 겪게 되는 노화 현상을 가리킨다. 노화를 자연 현상이 아닌 질병으로 규정하다니! 우려가 지나친 게 아닐까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사정을 들어보면 결코 오버가 아니다. 경우에 따라 근육감소증은 정말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될 수 있다.
사람이 나이 들기 전까지는 과체중(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은 신호로 여겨진다. 그러나 나이를 먹게 되면 도리어 그 반대가 된다. 노인들의 경우 BMI 기준 평균 체중보다 10% 정도 체중이 무거운 (약간) 과체중일 때 기대수명이 가장 높다. 반대로 평균 체중 미달인 경우 오히려 기대수명이 줄어든다. 이 같은 현상은 노인층이 겪는 체중 감소의 대부분이 체지방이 줄어든 다이어트의 결과가 아니라 근육 감소로 인한 ‘근감소증, 근위축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노화학자 피셔 교수는 “근육 없는 노인들의 사망률이 유달리 높다”고 지적한다. 근육이 줄어들수록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이 치명적인 질환의 발병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젊을 땐 대수롭지 않지만 노인들에겐 치명타인 낙상 사고와 후유증, 이것도 근육 감소가 일으키는 사고다. 근육 감소로 근력이 줄어든 노인들의 운동능력 전반이 감소하기 때문에 겨울철에 빙판이나 집 안 화장실 등에서 미끄러져 변을 당하기 쉽다. 이렇듯 별도의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대략 만 40세를 기준으로 인체는 본격적인 노화 단계에 접어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1년에 평균 1%씩 골격근이 줄어든다. 1%라니 작은 숫자라고 무시했다간 큰코다친다. 재테크 용어인 ‘복리의 마술’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1%씩 매년 곱하기 때문에 30년이 지나면 근육 양이 대략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계산대로라면 대략 70세 정도의 나이가 되면 혼자 문지방도 건너 다니기 힘든 위태로운 건강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근육감소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하는 것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말 그대로 사람은 기운이 다하면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의미심장한 생각까지 든다. 실제로 선진국에선 근육과 근력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선행 연구가 이미 진행된 바 있다. 특히 인상적인 건 근육과 근력은 암을 이겨내는 데도 분명 관련이 있다는 사실. 암 연구자인 조너선 루이스 박사(Jonatan R. Ruiz) 팀의 2009년 논문에 따르면 “힘이 센 집단일수록 10만 명당 암 발병률과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다”고 한다. 박사의 연구 팀은 성인 남자 8677명을 상대로 벤치프레스와 레그프레스 최고중량을 측정해 이 같은 결론을 얻어냈다. 그 결과 ‘힘이 셀수록 암을 이겨내고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안 늙기 (Anti-Aging)? 잘 늙기 (Well-Aging)! 


젊음의 샘에 숨어 있는 성분 가운데 하나를 찾아낸 것 같다. 바로 운동을 통한 근육 양의 확보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운동과 근육의 중요성은 커져만 가는데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활동을 줄이고 있으니 그게 바로 문제인 것. 그렇다면 목표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운동해야 할까? 일단 인정해야 할 사실은 우리가 관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노화의 시계를 통째로 회춘이 아니라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수준이라는 것. 해외원정 줄기세포 시술이라도 동원하지 않는 이상 노인을 젊은이로 되돌릴 방법은 없다. 여기서 잠깐,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간혹 해외 토픽이나 SNS에서 꾸준한 운동과 자기관리로 젊은이보다 멋진 몸매를 과시하는 ‘꽃노년’들이 등장하는데 이건 어찌된 걸까? 이런 ‘꽃할매, 꽃할배’들의 사진을 보면 마치 시간을 거꾸로 달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것 같다. 사실 노인의 몸에서 일어나는 근육 노화는 몸을 덜 써서 나타난 퇴화에 가깝다. 따라서 운동으로 근육이 퇴화된 시점으로부터 일정 시점 이전까지 복구하는 것은 가능하다. 즉 80대 노인이 운동을 하면 40~50대처럼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20, 30대로 보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즉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노화 방지 효과는 다음과 같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80대는 운동 안 하는 40대 보다 더 낫다.” 이는 마음대로 지어낸 문장이 아니라 실제 연구를 통해 얻어낸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노인층의 운동과 그 효과를 연구하는 프랭크 마이어(Frank Mayer) 박사 팀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80대의 근력과 유연성은 운동하지 않는 40대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이었다. 심지어 70대의 경우는 20, 30대보다 훨씬 체력적으로 뛰어난 경우도 많았다. 즉, 사람에겐 나이에 따라 도달할 수 있는 유전적 한계점이 존재하고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선 하루라도 젊은 나이에 관리를 시작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아무리 늦었다 해도 일단 시작하면 오늘보다 훨씬 높은 지점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다른 누군가의 젊음을 탐하지 않고, 어제의 나와 비교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마음가짐. 그게 안티에이징을 넘어 웰에이징으로 가는 출발점이 아닐까.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장수 및 안티에이징 비법들


소식(칼로리 제한) 평균 칼로리보다 약 20~30% 식사량을 줄여 먹는 습관으로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이 분야의 고전이 된 실험 ‘칸토와 오웬’은 두 원숭이를 같은 환경에 놓고 식사량만 바꿔가면서 수십 년째 관찰한 실험이다. 그 결과 조금 먹어야 오래 산다는 잠정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중성화 수술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은 중성화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의도하지 않았지만 수명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것을 사람에게도 적용해 조선시대에 거세당한 내시들의 경우 평균 수명이 왕보다 높았다고 한다. 뭐, 그렇다는 사실만 알아두자.


금연 텔로미어 연구자들은 흡연은 피부를 처지고 건강을 나쁘게 만드는 차원이 아니라 DNA 차원에서 세포 분열에 악영향을 미쳐 수명을 줄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메가3와 비타민 섭취 이들을 풍부하게 섭취하는 것은 세포 단위에서 노화를 방지해 준다.


호르몬 요법 갱년기 여성의 경우 의사를 통해 에스트로겐 같은 성호르몬을 처방받는 것이 큰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여성호르몬은 지방 축적을 유도하지만 아예 분비가 끊기면 근육 양 감소와 같은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외부에서 추가 공급받을 필요가 있다.




about him

<이기적인 다이어트 상담소> <강한 것이 아름답다> <다이어트 진화론>의 저자. ‘육체파 글쟁이’라는 별명과 함께 SNS 상에서는 ‘코치D’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유명하다.

CREDIT

WRITER 남세희
EDITOR 김미구
PHOTO GETTY IMAGES/MULTIBITS
<암환자의 근력과 수명의 관계 JONATAN R. RUIZ ET AL,
MUSCULAR STRENGTH AND ADIPOSITY AS PREDICTORS OF ADULTHOOD MEN>(2009, MAY), <노화 속도에 대한 연구 논문
FRANK MAYER ET AL, THE INTENSITY AND EFFECTS OF STRENGTH TRAINING IN THE ELDERLY>(2011, MAY)
DIGITAL DESIGNER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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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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