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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7. MON

IS YOUR HAIR OKAY?

머릿결이 실크네

두 달간 관리에 박차를 가한 에디터의 헤어 고군분투기



“아, 또 엉켰네.” 아침에 눈뜨자마자 혼잣말로 푸념하기 시작한다. 이럴까 봐 머리를 한없이 추켜올리고 잤는데. 베개와 치열한 전투라도 벌인 건지 오늘도 어김없이 뒤통수 부근의 모발들은 실타래처럼 꼬여 있다. 숱은 많지만 가는 머리카락. 주기적인 염색과 펌으로 상할 대로 상한 모발에 히피 펌을 감행한 게 화근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오늘따라 헤어가 엉망이네’라고 느낀 날은 없었다. 1년 내내 좋은 적은 없었으니까. 원래도 ‘촤르르’ 비단결 같은 샴푸 광고 스타일보다 적당히 푸석해 무심한 듯 시크한 에포트리스(Effortless) 헤어를 선호하긴 했다. 친구들이 찰랑이는 헤어를 갈망할 때도 대충 말린 듯 부스스하고 헝클어져야 파리지엔처럼 시크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 정도면 명을 다한 머리카락 시체를 두피에 대롱대롱 달고 다니는 것과 진배없다. ‘맞네. 히피 펌을 했던 설리랑 정유미 둘 다 단발로 머리를 잘랐지. 모르긴 몰라도 수습 불가 상태여서 그랬을 거야. 암. 그렇고 말고헤어 트리트먼트를 하지만 효과는 1주일 남짓. 그렇다고 몇 년간 기른 머리를 자르고 싶진 않은데. 트리트먼트를 1주일에 한 번씩 받으면 복구가 되려나? 대체 방법이 있기는 한 건지…. “모발이 많이 상했네요. 클리닉 펌을 하는 건 어때요?” 몇 년간 에디터의 헤어를 보듬으며 지난번에 히피 펌을 만류했던 준오헤어 압구정로데오 1호점 태현 부원장이 말했다. 이 머리에 또 펌을 하라니, 농담이 심하시네요. 펌을 잘만 하면 머릿결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의외의 제안. “펌의 기본 원리는 큐티클을 열어 모발 안쪽의 결합 구조를 바꾸는 것. 일반적인 트리트먼트도 큐티클을 열어 영양 성분을 침투시키는 건 마찬가지라, 비슷한 원리의 펌과 동시에 진행하면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죠.” 트리트먼트보다 유지력도 길어지고, 원하는 컬도 살릴 수 있다니! 밑져야 본전. 어차피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머리를 맡겼다. 가만히 샴푸실에 누우니 또 궁금증이 발동. 샴푸를 매일 하면 모발이 상하는지 물었다. 샴푸하지 않은 날은 컨디셔너 역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더욱 건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감지도 않은 머리에 리브인 트리트먼트를 바르자니 찝찝하고. “특히 요즘처럼 미세 먼지가 심할 땐 클렌징이 정말 중요해요. 지금 하고 있는 것도 디톡스 샴푸인데 미세 먼지와 샴푸의 화학 성분, 수돗물 속 석회 등을 제거해 주죠. 속을 깨끗이 비워야 영양 성분도 많이 채워지지 않겠어요? 이왕이면 아침보다 먼지가 쌓인 밤에 감고, 베개에 머리를 베기 전에 완벽하게 머리칼을 건조시키세요.” 머리를 매일 감지 말라는 흔한 뷰티 상식이 무참히 깨지는 순간. 심지어 3년째 1주일에 한 번꼴로 샴푸를 하러 오는 열혈 손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단백질 샴푸와 수분 케어, 샴푸실에서 나와 C컬 펌 로트를 말고, 중화 후 다시 샴푸하기까지 세 시간에 걸친 관리가 마무리됐다. 결과는 대만족. 단, 펌이나 염색 시술 후 최소 3주 안에 유실될 수 있는 수분과 단백질을 한 번 더 채워줘야 효과가 길어진다는 조언에 따라 재방문, 트리트먼트를 보강했다. 시세이도 프로페셔널 살롱 솔루션의 순서는 이렇다. 디톡스 샴푸와 스프레이로 화학 성분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모발 가장 안쪽인 모수질에는 친수성 수분 단백질을, 그 위의 모피질에는 친유성 콜텍스 성분을, 마지막으로 모표피의 큐티클을 코팅한다. 중간에 따뜻한 스티머로 흡수를 돕고, 차가운 아이스 아이론으로 열었던 큐티클을 닫는 과정과 함께. 헤어숍에서 트리트먼트를 자주 하면 좋겠지만, 금액이 부담스럽다고? 헤어케어 브랜드의 스파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르네 휘테르의 경우 삼성동 파르나스몰 매장에서 제품 구매 실적에 따라 누적 마일리지 형태의 스파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디터가 직접 체험해 본 바, 현미경 촬영으로 문제점을 진단하는 퍼스널 컨설팅을 시작으로 브러싱, 스케일링, 이중 샴푸, 두피 & 어깨 마사지, 보습 마스크, 세럼 도포까지 살롱 못지않은 맞춤형 스파를 경험할 수 있었다. 헤어 살롱과 브랜드 매장을 부지런히 종횡무진한 결과. 머릿결은 놀랄 만큼 복원됐지만 평생 남의 손에만 맡길 수는 없는 일. “집에서 1주일에 두 번씩 트리트먼트를 하고, 헤어 로션을 떡 지게 발라 묶어둔 채 생활하거나 잠을 청해요.” <엘르> 화보 촬영장에서 만난 유니콘 염색의 대표주자, 모델 아이린도 홈 케어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가장 먼저 매일 쓰는 빗을 바꾸기로 결심. 프랑스에서는 30종 이상, 국내에서는 15종의 헤어 브러시를 판매하는 불리 1803 매장을 찾았다. 모발 상태와 굵기, 스타일에 적합한 빗을 검색, 두피와 큐티클에 스크래치를 덜 내고, 펌이 풀리지 않도록 살도 넓은 레이크 콤브를 선택한 것(왕년에 긴 머리 휘날리며 최고의 샴푸 광고 모델로 활동한 여배우 J도 구입했다고!). 머리가 엉키기 쉬운 가느다란 고무줄은 쓰레기통 행. 욕실의 헤어 케어 제품들도 갈아치웠다. ‘헤어 케어는 새로운 스킨케어다(Hair care is the new skincare)’ 슬로건으로 헤어와 두피 케어 제품을 선보인 시슬리의 신제품과, 좋은 성분까지 닦아내는 화학적 계면활성제 대신 천연 사포닌이 풍부한 시카카이 열매를 담은 미쟝센의 신상 보태니컬 라인, 가늘고 쉽게 끊어지는 모발에 힘을 주는 보태니컬즈의 코리앤더 스트렝스닝 라인도 아낌없이 썼다. 순서는 샴푸(클렌징), 트리트먼트 마스크(영양 공급), 컨디셔너(코팅). 시간 여유가 있는 날은 두피 스케일링도 꼼꼼히 하고 애벌 샴푸와 본 샴푸로 샴푸 두 번, 서로 다른 브랜드의 헤어 팩을 바르고 헹구기를 2회 반복하는 등 집중 관리도 잊지 않았다. 샴푸와 헤어 드라이는 아기 다루듯 살살, 드라이 전에 씻어낼 필요 없는 리브인 트리트먼트로 수분과 단백질을 채우는 것도 빼놓지 않은 채. “먹는 헤어 영양제요? 비오틴이든 약용 효모든 모두 비타민 B군이 농축된 제품으로 역할은 동일해요. 가는 모발을 굵고 튼튼하게 만드는! 약국의 일반의약품과 드럭스토어 의외약품의 차이는 임상 실험을 통해 입증됐는지, 아닌지에 달렸죠. 의약품에는 모발 성장을 표기할 수 있지만 의외약품은 그렇지 않은 이유랄까.” 영양제 선택 장애에 빠진 에디터가 방문한 바른약국 이현지 약사의 명쾌한 설명이다. 2주에 1번꼴로 헤어 살롱을 방문해 영양을 주고, 빗질로 먼지를 수시로 털어내며, 샴푸부터 헤어팩, 헤어 자외선차단제로 모발을 보호하기까지. 어쩌면 스킨케어보다 더 많은 단계로 두 달간 공들인 지금. 더 이상 머리를 묶어 손상을 감출 필요가 없게 됐다. 건강한 모발을 만드는 ‘습관’은 평생 계속돼야 한다는, 지루하지만 분명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쉽진 않았지만. 어쩐담, 꾸준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것을. 그러니 오늘밤 당장 시간을 들여보자. 혹시 아나, ‘머릿결 쓰레기’에서 ‘잘생긴 머릿결’로 거듭날지!



SPECIALISTS’ TIPS

1 두피 케어를 간과하지 마세요. 아무리 열심히 모발에 영양을 주어도 각질이 모공을 막으면 모발이 가늘게 자라니까. 혈액 속 영양분이 모발에 원활히 공급되도록 두피와 어깨 마사지도 수시로 해주고요. 르네 휘테르 신혜림 


2 테라피스트 모발이 젖었을 때 빗질하면 안 되는 건 맞지만, 헤어 팩이나 세럼을 바른 상태에서는 예외죠. 굵은 빗이나 손가락으로 충분히 빗어줘야 영양을 고루 도포할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세요. 이희헤어 & 스파 서래마을점 준섭 실장 


3 비오틴은 수용성인 비타민 B군이라 많이 먹어도 괜찮아요. 흡수되고 남은 양은 소변으로 배출되거든요. 영양제 섭취와 함께 탈모 치료제를 발라주면 더욱 좋죠. 바른약국 이현지 약사 손상모를 슬쩍 감추는 비결. 헤어드라이어 방향에 있죠. 모발에 텐션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손가락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살살 돌리며 건조해 보세요. 손상이 심한 바깥쪽 모발은 안으로, 비교적 건강한 안쪽 모발은 밖으로 스타일링이 될 테니. 준오헤어 압구정로데오 1호점 태현 부원장 


4 어쩔 수 없이 고데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딱 5초만 열을 주고, 5초는 식혀주세요. 모발은 열을 줄 때 세팅되는 것이 아니라, 식힐 때 고정되거든요. 이렇게만 해도 충분히 멋진 컬이 완성될 걸요? 헤어 스타일리스트 건희


에센셜 오일 성분이 향과 영양을 공급할 뿐 아니라 이를 모낭에 전달하는 특허기술을 담았다. 리바이탈라이징 스무딩 샴푸, 8만5천원, Sisley.


세 가지 자연 유래 오일 성분으로 거친 모발을 부드럽게 코팅해 주는 슈퍼 보태니컬 리페어 & 릴랙싱 컨디셔너, 1만5천원, Mise en Scene.


단백질 대사에 도움을 주는 비오틴이 가득! 채워줘, 비오틴 10000, 60정 4만2천원, GRN+.


정전기를 다스리고 두피와 모발에 손상을 주지 않는 아세테이트 소재.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레이크 콤브, 5만2천원, Buly 1803.

CREDIT

에디터 천나리
사진 KATARINA SIMOVIC/STOCKSY.COM, JEON SUNG KON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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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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