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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1. THU

BEAUTY IN REAL LIFE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에 다가가기 위해 오늘부터 노(NO) 필터를 다짐했다

1 다양한 사이즈의 일반인 모델을 기용하고 포토숍을 하지 않는 속옷 브랜드 ‘Aerie’의 광고.
2 기사의 발단이 된 MAC 인스타그램 글로벌 계정에 올라온 인중 털 피드.
3, 4, 5 ‘No Photoshop’을 선언한 젠다야, 케이트 윈슬렛, 루피타 뇽.


얼마 전 MAC의 인스타그램 글로벌 공식 계정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단순히 모델 입술 컷을 클로즈업한 사진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입술 주름과 인중 털이 그대로 살아있는 100% 무보정 사진이었던 것. 이 피드에 달린 댓글만 지금까지 1717개. 댓글 속에는 현실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응원하는 이들과 인중 털을 왜 지우지 않았느냐, 아름답지 않다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었다(대개 보정하지 않은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생각해 보니 에디터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과하게 포토숍 작업이 된 혹은 필터로 보정을 많이 한 피드는 부담스럽게 느껴졌기에 MAC의 이런 행보를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처럼 요즘 소비자들은 이상보다 ‘현실’을 선호한다. 리얼리티 콘텐츠에 열광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 아닐까. 그래서인지 조금씩 변화를 시도 중인 뷰티 브랜드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잘 알려졌지만, 도브는 2004년부터 아름다움의 기준에 새로운 생각을 제시하는 ‘리얼 뷰티(Real Beauty)’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꾸준히 진행한 캠페인 덕에 여성의 자존감을 강화하고,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심었다. 2013년에는 가장 성공적인 광고로 꼽힐 정도로 캠페인의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유튜브에 ‘리얼 뷰티 스케치(Real Beauty Sketch)’를 검색해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약국 체인 업체 CVS는 2018년 1월, 모델의 얼굴에 절대 포토숍을 하지 않기로 선언하면서 무보정 컷에 이를 입증하는 마크를 넣기 시작했다. #Realisbeautiful, #BeautyIRL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뷰티 업계를 위한 큰 도약’이라며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국내에서는 메이크업 포에버가 2012년 모델 장윤주와 함께 ‘HD not retouched’ 캠페인을 벌였다. 당시 표준보다 6배 선명한 고화질 HD 카메라로 촬영한 모델의 얼굴을 리터칭하지 않은 채 그대로 광고로 보여준 것. 100% 무보정 광고라는 포토그래퍼의 인증 서명이 함께 노출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캠페인은 지금까지 메이크업 포에버의 근간이 되고 있는 HD 라인 (현재 UHD 라인)이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한 마케팅 활동이었다고 담당자는 전한다. 바이오더마 역시 2016년부터 모든 비주얼의 포토숍 보정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반사판조차 사용하지 않기로 선언하면서 ‘건강한 피부가 선사하는 아름다움’이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 후부터 브랜드 이미지가 ‘건강한’ ‘맑은’ ‘깨끗한’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보정을 일절 하지 않은 순도 100% <엘르> UK의 뷰티 화보.


기존 매출 대부분이 클렌징 워터가 차지했다면 해당 광고를 시작한 이후 스킨케어 전반적으로 매출이 상승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셈이다. 브랜드뿐 아니라 스타들도 포토숍을 거부하며 진정한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케이트 윈슬렛은 랑콤 모델로 활동할 당시 “나는 내 피부에 주름이 있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주름 이상의 것을 보기를 바란다”는 명언(?)을 남기며 모든 여성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함을 피력했다. 이를 계약 조건으로 받아들인 랑콤과의 광고에서도 포토숍을 하지 않은 그녀의 ‘리얼’한 모습이 화제였으며, 사람들이 브랜드를 더욱 신뢰하는 계기가 됐다. 젠다야 콜맨과 루피타 뇽 역시 ‘No Photoshop’을 선언한 스타다. 한 매체와의 화보 촬영 후 포토숍 보정 전후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젠다야는 “진짜 내가 아닌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런 포토숍 보정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이상화한다”며 비판했다. 사진 속 그녀는 실제보다 훨씬 더 마른 몸에 구릿빛 피부를 가진 여성으로 탈바꿈돼 있었던 것. 루피타 뇽도 마찬가지. 본래 본인의 곱슬머리는 모두 잘린 채 짧은 머리의 모습으로 매거진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기 때문. 긴 말 대신 루피타 뇽은 #dtmh(Don’t touch my hair)라는 해시태그로 입장을 대신했다. 직업상 에디터 역시 후반 작업에 익숙해 있다. 앞서 언급한 포토숍을 거부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보정을 원하는 이도 있기 마련이고 요즘같이 UHD 화면에서 리터칭 없이 누구나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보편적 뷰티’의 기준을 맞추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원하지만 진짜 ‘민낯’을 보여주길 원치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기에 ‘인중 털’ 포스팅에 대한 반응에도 호불호가 갈리는 것 아닐까? 한 브랜드 담당자는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한번 도마 위에 오르면 되돌리기 어려운 디지털 시대에 이런 호불호가 강렬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죠”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전처럼 드라마틱한 포토숍은 매거진도 지양하고 있다. <엘르> UK는 지난 10월호 ‘The New Age is No Age’ 화보를 통해 이를 증명했다. 모델의 눈가 주름과 팔자 주름, 모공을 그대로 둔 100% 진짜 화보를 선보인 것. 개인적으로 완벽한 좌우대칭 생김새와 모공과 잔털 하나 없이 매끈한 피부의 모델 화보보다 동질감이 느껴지는 사진들이 오히려 아름답게 다가왔다. 무엇이 아름다운가를 선택하는 건 자신에게 달렸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들이 판타지보다 현실을 택하는 추세임은 분명해 보인다. 더는 과장 광고에 속지 않겠다는 그들의 목소리에 브랜드는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담은 캠페인으로 응답 중이다. 결국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이니까.1 다양한 사이즈의 일반인 모델을 기용하고 포토숍을 하지 않는 속옷 브랜드 ‘Aerie’의 광고.


CREDIT

에디터 김지혜
사진 GETTYIMAGESKOREA, IMAXTREE.COM
디자인 황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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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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