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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5. TUE

BEGIN AGAIN

여배우의 힘

10년 넘게 샤넬 코코 마드모아젤의 뮤즈로서 전 세계를 매혹시킨 키이라 나이틀리



런던 북부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만난 키이라 나이틀리. 오른쪽 귀에 염증이 생겨 잘 들리지 않는다며 미리 사과하며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목소리를 크게 낼 필요가 전혀 없었다. 아니, 조근조근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 수다쟁이에 가까웠다! 할리우드부터 브로드웨이를 종횡무진하며 스타의 자리를 지켰고, 골든글로브에 여러 차례 노미네이트된 배우란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였다. 곧 워시 웨스트모어랜드(Wash West moreland) 감독의 새 영화 <콜레트>에서 프랑스 여류 작가 콜레트 역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고, 가을엔 디즈니가 영화화한 <호두까기 인형>에서 사탕 요정 역을 연기하게 됐다며 대화의 포문을 연 그녀. 간단히 말해, 키이라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잘 알고 또 그것을 주장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영민한 여성이다.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요즘 나오는 영화 중에선 흥미로운 역할이 없다’고 유감을 표한 적 있는데, 여전히 이 생각은 유효한가 그건 어디까지나 ‘제 자신’에 대해 말한 것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옛날 영화 속의 캐릭터들이 흥미롭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모든 여배우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니까요. 확실한 건, 여성이 주연인 경우는 항상, 매우, 적다는 거죠. 영국과 미국 프로덕션의 경우 남성 역에 세 명 정도가 거론될 때, 여성은 한 명밖에 필요하지 않죠. 만약 이 여성들이 소수민족 출신이라면 격차는 더 커질테고요.  

미국 배우인 엘렌 폼페오(Ellen Pompeo)는 최근 ‘여배우로서 나는 무대 위에서 힘이 없다’고 한탄했다. 당신도 같은 느낌일까 당연하죠. 촬영하는 동안 모든 결정사항은 연출가와 제작자 손에 달려 있어요. 물론 내 연기는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지만 영화 전체에선 그저 미미할 뿐이니까요. 

그간의 경험이 당신에게 어떤 힘을 주나 저는 제 커리어에서 많은 행운이 뒤따른 걸 잘 알고 있어요. 저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었고, 원하는 대로 삶을 이끌었죠. <캐러비안의 해적> 이후 좀 더 독립적인 영화에서 연기하고 싶었어요. 돈은 적게 벌지언정, 작은 팀과 친근한 제작 환경이 또 다른 경험을 쌓게 해주니까요. 이렇게 나름 탄탄하게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제가 온전히 결정할 수 있는 건 여전히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네, 이것 또한 ‘힘’의 한 종류라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힘을 가진다’는 것은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걸 의미하나 그럼요. 매년 저는 20편 정도 제안받는데, 그중 한두 개만 선택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아주 명확하거든요. 이게 30대의 장점이죠. 당당하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섹스나 누드 신의 경우, 수락하는 것보다 거절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대역을 쓰거나 혹은 아예 삭제를 요구하기도 하고요. 이럴 경우, 가능하면 솔직하고 정직하게 의견을 표현하죠. 

많은 여배우들이 성폭력이나 임금 불평등, 환경 문제까지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런 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여배우의 역할일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여성들이 말한다는 점이죠. 침묵은 위험하니까요. 상대적으로 미디어와 접촉이 많은 여배우들이 목소리를 내고, 그 소리를 사회가 듣도록 해야죠. 사실 여배우들이 ‘#MeToo’ 운동을 통해 권리만 주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니에요. 국적과 나이에 상관없는, 모든 여성의 불평등에 관한 얘기죠.
딸이 배우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한 적 있는데, 이유는 저는 물론 연기를 좋아해요. 덕분에 돈도 많이 벌고, 여행도 많이 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죠. 하지만 견뎌내야 할 부분도 많아요. 어떤 직업이든 양면성을 갖고 있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모든 게 대중에게 보여진다는 점이에요. 제 딸이 저처럼 대중의 판단 속에 살지 않았으면 하거든요. 하지만 딸이 배우가 되길 원한다면 100% 지원할 테지만요. 딸 에디는 이제 두 살 반이 됐다. 엄마가 된 후 삶이 어떻게 달라졌나 모든 것이요. 일상, 애정, 사회생활 그리고 제 몸의 컨디션, 생활방식, 먹는 것…. 정말 놀랍죠. 새로운 삶을 만들기 위해 과거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 같았어요. 가장 큰 파괴는 에디가 매일 밤마다 깬다는 것. 늘 약간의 졸림과 함께 일상을 보내야 한다니…. 하하. 

작지만 사치스러운 생활 습관이 있나? 가령 잠들기 전이라든지 잠이 쉽게 들진 않죠! 하지만 와인이 있잖아요. 가끔 제 재산의 대부분을 좋은 음식과 와인에 쏟아 부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요. 다행히 집 근처에 단골 마트가 있죠.
스스로 뷰티 케어도 하나? 과거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톰보이’로 표현한 적 있는데 제 직업은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제 얼굴과 몸을 만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스케줄이 없을 땐 최대한 내버려둬요. 머리 빗질도 하지 않죠. 10년 전부터 샤넬과 일하고 있는데 매 순간 놀랍고 기쁘죠. 처음 모델을 제안받았을 때, 1년 정도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벌써 10년이라니! 매 작업마다 가브리엘 샤넬의 이야기를 듣는 게 정말 좋아요. 잘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세계를 알아가는 건 행운이고, 특권이죠. 

벌써 몇 편째 샤넬 코코 마드모아젤 광고를 촬영했는데. 당신은 언제나 와일드한 밤을 보낸 뒤 남자를 남기고 ‘쿨’하게 떠나지 않나. 일종의 페미니스트 관점으로 보이기도 하고 그러니까요. 전 모든 걸 남겨두고 완전 도망가 버리죠! 하하. 코코 마드모아젤 광고를 촬영할 땐 늘 즐거워요. 광고 속의 저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다음을 향해 유유하게 떠나죠. 

당신은 다양한 향수를 진열하는 ‘향수광’인가 아니면 시그너처 향을 고집하는 편인가 ‘향수광’이라고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걸요! 전 삶의 일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야 제가 모든 것의 중심에 있다는 안정감이 느껴지거든요. 

가브리엘 샤넬의 어떤 점이 끌리나 자신의 삶을 개척했다는 점. 곧 개봉할 영화 <콜레트>의 콜레트와도 닮은 점이 많아요.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었죠. 도덕적인 잣대에서는 썩 유쾌하진 않지만 솔직히 무슨 상관인가요? 현재의 우리 시선에서는 멋진 선구자일 뿐!



BEAUTY NOTE 키이라 나이틀리의 고전적인 얼굴을 돋보이게 하는 메이크업. 눈매에 깊고 우아한 음영감을 주었다. 핑크 베이지, 누드 베이지, 샌드, 레드가 가미된 브라운으로 구성된 아이섀도, 레 꺄트르 옹브르, 266 띠쎄 에쌍씨엘 팔레트를 사용했다. 여기에 디멘션 드 샤넬 마스카라로 눈매를 또렷하게 연출. 그녀의 강단 있는 매력을 살려주는 눈썹은 스틸로 쑤르씰 워터프루프, 808로 그려준 것. 입술엔 따뜻한 피치 컬러인 루쥬 알뤼르 벨벳, 65 라리스토크라티카를 발라 마무리했다. 사용 제품은 모두 Chanel. 화이트 스트라이프 셔츠는 Chanel.



가브리엘 샤넬이 환생한 듯 당차고 우아한 여성을 표현했다. 화이트 재킷과 팬츠, 액세서리와 가방은 모두 Chanel.



스트라이프 니트는 Barrie. 데님 팬츠는 Mother Denim.



자유분방하고 대담한 여성, 그러니까 키이라 그녀 자체를 표현한 향. 코코 마드모아젤 오 드 빠르펭 엥땅스, 50ml 16만1천원.



우아한 피치 컬러. 루쥬 알뤼르 벨벳 65 라리스토크라티카, 4만5천원.



누디한 스모키 아이 연출에 제격. 레 꺄트르 옹브르, 266 띠쎄 에쌍씨엘, 7만7천원. 모두 Chanel.

CREDIT

에디터 김미구
글쓴이 VALENTINE PETRY
사진 JAN WELTERS
디자인 황동미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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