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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1. SAT

FOR A BEAUTIFUL WORLD

김태리의 향기로운 활약

김태리가 겐조 플라워바이겐조의 글로벌 뮤즈가 되었다



지난 연말, 겐조 향수 홍보담당자에게 연락이 왔다. 철저한 컨피덴셜을 약속하며 넌지시 말하길 “김태리가 플라워바이겐조 글로벌 뮤즈로 선정됐어요. 곧 한국에서 글로벌 이벤트가 열릴 예정인데, <엘르> 코리아 독점 인터뷰가 가능할까요?”라는 제안. “네?”라고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여자라면 한 번쯤 사용해 봤거나, 맡아봤거나, 선물받아 봤거나, 두 병 이상 구입해 봤을 플라워바이겐조의 역사는 2000년 론칭 후 어느덧 18년이 됐다. 꽃과 파우더가 섞인 순수하면서도 관능적인 향취는 꽤 중독적이라 탄탄한 마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기도 하다. 이 향수의 전부나 다름 없는 포피, 우리 말로 양귀비인 이 꽃은 강렬한 색과 생김새 그리고 ‘본래는 향이 없다’는 특징까지 동서양을 넘나들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주로 아시아계 모델들이 뮤즈로 활약해 왔다(빨간 꽃비가 내리는 파리를 거닐던 배우 '서기'를 기억할는지). 그리고 그 바통을 김태리가 이어받았다니, 어찌 되묻지 않으리!
인터뷰를 앞두고 기존의 광고 사진과 영상, 자료들을 훑어보았다. ‘우중충한 도시에 피어난 아름답고 강인한 포피 한 송이. 그 향기가 도시를 가득 채우며 생명과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스토리, 더 나은 세상을 위해(For a Beautiful World)라는 겐조 퍼퓸의 철학과 김태리가 보여줄 케미스트리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영화 <아가씨> <1987>에 이어 <리틀 포레스트>에서 보여준 강단 있고 개성 있는 캐릭터, 몇몇 인터뷰를 통해 화제가 된 소신 있는 발언까지. 이 아름다운 아가씨가 자신의 영향력에 자각심과 긍지를 갖고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킨다는 콘티는 광고 속이 아닌, 우리가 실제 목격하고 있는 김태리의 행보니까.
직접 만나본 김태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그녀에 대해 궁금해할 팬들을 위해 첫인상을 늘어놓아볼까? 키는 생각보다 컸고 피부는 맑고 깨끗했다. 총기로 가득 찬 눈빛은 검고 풍성한 모발과 어우러져 당찬 아우라를 발산했다. 하지만 어여쁜 외모보다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대하는 진지하고 위트 있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하다. 본인이 갖고 있는 파워에도 불구하고, 따스하고 밝은 기운이 감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대담하면서도 시적인 행동을 실천한다.” 겐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트릭 게이지가 촬영 전 캐릭터 설명을 위해 김태리에게 주었다는 메모의 일부. 우연히 영화 <아가씨>를 보고 홀딱 반해 김태리를 캐스팅했다는 그가 김태리를 묘사한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촬영된 광고. 이 필름에서 김태리가 마주치는 모든 남녀와 어린이들은 모두 샌프란시스코의 현지인들로 전문 배우나 가수는  일체 기용하지 않았다.



높이 솟은 빌딩 속에 핀 포피꽃을 형상화한 보틀은 18년간 한결같이 사랑받아왔다. 플라워바이겐조 오 드 뚜왈렛 50ml 9만7천원, Kenzo



처음 플라워바이겐조의 글로벌 뮤즈를 제안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처음에는 그저 캐주얼한 자리로 생각했어요. 일종의 오디션 개념으로 감독님과 미팅했거든요.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혼자 소박하게, 택시 타고 오셨더라고요. 하하. “이런 영상을 이런 방식으로 찍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한번 걸어볼 수 있겠냐?”고 요청하고…. 그러다 몇 달 동안 연락이 없길래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죠.
당신의 어떤 면이 플라워바이겐조와 부합했다고 생각하나요 음, 이건 제 생각은 아니고 많이들 하시는 말씀이 제가 갖고 있는 양면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해요. 포피는 파워플해 보이지만 햇빛에 비춰보면 매우 연약하기도 하잖아요. 당당하면서도 어린아이 같은 양면성을 제게서 발견하신 것 같아요.
플라워바이겐조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요 우선, 레드 컬러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자연스럽게 ‘여성’이 떠올랐고, ‘아름다운 레드 립 컬러를 바른 여성’으로 이미지가 구체화됐죠. 저 또한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레드 립을 시도해 봤어요.
광고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뮤직비디오 느낌도 나고요 네, 톰 맥레이가 부른 ‘What a Way to Win a War'라는 노래예요. 이국적이면서 신나는 음악인데 아직도 외우고 있다니까요. 하하. 원래 제가 노래를 잘하면 그 노래로 쓰겠다고 했는데 탈락했고요. 촬영 땐 립싱크만 했는데도 힘들더라고요.
향은 여자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이미지 메이커! 전 향수에 늦게 눈떴어요. 대학생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뿌리기 시작했거든요. 어느 날인가, 제가 좋아하는 언니에게서 늘 좋은 향이 나는 거예요. 그 사람의 이미지와 태도까지 장악하는 걸 보며 향의 힘을 절감했죠.
뷰티 케어에 관심이 많은가요 아무래도 일적으로 메이크업을 자주 하다 보니 스케줄이 없을 땐 화장을 피하고요. 보습 철저히 해주고, 짬짬이 팩도 하는 편이죠.
연이은 영화 촬영으로 쉴 틈이 없어 보이던데,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많이 힘들 땐 울거나 잠자요. 깊게 고민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도록 견디죠. 누구에게 얘기한다고 크게 공감받거나 달라지는 건 없으니, 혼자 차분하게 풀어내는 편이에요.
당신이 생각하는 더 아름다운 세상이란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아껴주는 것 아닐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전쟁이나 갈등 없는 시적인 상태를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무관심이 가장 큰 적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의 여러 모습에 관심을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내 위치에서 행동할 수 있는 것이라면 실천하려 하죠. 가령…. 전 길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고 있는데 좁은 공간에 갇혀 사는 동물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 단체에 기부하는 것처럼요.

CREDIT

사진 채대한
에디터 김미구
디자인 전근영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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