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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9. SAT

2018 S/S SEOUL FASHION WEEK

87MM의 프레젠테이션

우리는 원래부터 사기입니다.' 갤러리처럼 꾸민 프레젠테이션장에서 관객은 큐레이터였다

87MM

‘우리는 원래부터 사기입니다.’ 처음으로 쇼가 아닌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인 87MM의 공간에 들어서기 전, 벽면에 쓰인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원래 예술이란 게 반이 사기입니다”라고 이야기한 아티스트 백남준에게 그들만의 젊은 방식으로 던진 재치 있는 대답이었다. 프레젠테이션장은 특별히 제작한 화이트 가운을 입어야 입장이 가능했다. 갤러리처럼 꾸민 프레젠테이션장에서 관객은 큐레이터였다. 모델을 작품처럼 보이게 하려는 디자이너의 숨은 의도가 담겨 있었던 것. 온통 화이트로 뒤덮인 공간에서 밥 로스를 떠올리게 하는 헤어스타일을 한 모델들이 빈티지 카세트 라디오를 들고 서 있었다. 라디오에선 빌 에번스의 재즈 음악이 랜덤으로 흘러나왔다. 스포츠웨어를 베이스로 한 그들의 컬렉션은 전혀 사기가 아니었다. 철없던 사춘기 소년이 말쑥한 청년으로 성장한 듯 한층 절제되고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티셔츠에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트롱프뢰유 기법을 사용하거나 격식 있는 재킷과 코트의 암홀, 어깨선을 캐주얼하게 디자인하는 등 87MM 특유의 위트는 여전했다. 87MM 크루의 치밀한 계획과 준비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CREDIT

에디터 허세련, 이혜미
사진 곽기곤
디자인 박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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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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