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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2. MON

WE ARE THE FUTURE

위대한 탄생

올해로 제13회를 맞이한 삼성패션디자인펀드 주인공으로 레지나 표의 표지영과 프라이스의 이승준이 선정됐다


플라이스와 레지나 표가 생소한 이들을 위해 간단한 브랜드 소개를 부탁한다 이승준 니트 웨어를 주조로 한 플라이스는 섬유 한 가닥, 한 올을 뜻하는 ply를 모티프로 ‘PLYS’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대량생산되는 니트웨어와 차별화된 정교한 테크놀로지를 선보이는 플라이스는 미묘한 차이를 지닌 고급 원단과 컬러가 특징이다. 매 시즌 컬렉션 테마 역시 뇌파 치료, 정신분석학, 장난감에 대한 페티시 등 새롭고 재미있는 주제를 택한다. 표지영 내 세례명과 이름을 조합해 론칭한 레지나 표는 억지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한다. 예기치 못한 실루엣과 색이 만들어낸 의외의 아름다움이라고 할까?
SFDF와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개인적인 소감도 과거 수상자 중 친구들이 몇 명 있다. 삼성에서 지원하는 어마어마한 스폰서십이기에 언젠간 꼭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수상자가 될 줄은 몰랐다. 지금도 꿈같고 감사하다. 다른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SFDF에 지원했다. 한국 패션 시장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도 컸고.
패션 디자이너로서 출발점은 언제였나? 세인트 마틴 졸업 후 아트 매니지먼트를 공부하기 위해 베를린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대체로 쌀쌀한 베를린 날씨를 견디기 위해 늘 니트를 허리에 묶고 다녔는데, 문득 좋은 품질의 니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더 크고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딛고 싶어졌다. 이왕 할 거면 최고에 도전해 보고 싶어 선택한 곳이 바로 세인트 마틴이었고, ‘H&M Weekday’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디자이너와 ‘Han Nefkens Fashion Award’ 위너로 선정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선보였다.






패션 디자이너로 살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셀프리지에서의 첫 바잉. 그리고 이번 SFDF 수상. 레지나 표 고객들의 생생한 리뷰와 칭찬을 접할 때. 내 옷을 입을 때 가장 예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말을 들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다.
브랜드를 정의할 수 있는 특정한 태도나 스타일 혹은 사물이 있다면 로보틱, 테크놀로지, 스포티즘, 팬톤 컬러 칩. 에포트리스(Effortless), 엘레강스(Elegant), 플레이플(Playful).
2018 S/S 컬렉션은 평소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즐겨 보는데,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개체 수가 급증한 해파리 스토리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구체적인 ‘사건’을 주제로 웨어러블한 니트 컬렉션을 완성했으니 기대해도 좋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니 현실적인 문제에 눈뜨게 됐다. 여성이 ‘엄마’가 되고 성장하는 과정을 무시할 수 없더라. 미디어에 등장하는 인형처럼 완벽한 여성이 아닌,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여성들을 생각했다. 룩의 사이즈도 한층 여유로워졌고, 런웨이에 오른 모델들도 일반인 모델이 많다.
지금까지 선보인 컬렉션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룩은 데뷔 시즌에 만든 울 소재 피케 셔츠와 탱크톱의 조합이 가장 좋다. 플라이스의 아이덴티티를 대변하는 아이코닉한 룩이고, 유행과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새로운 시즌의 핑크 컬러 수트. 다양한 키워드가 세련되고 모던한 조화를 이뤄 맘에 든다.
요즘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제약회사의 알록달록한 패키지는 늘 나에게 영감을 준다. ‘자신’을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신분석학, 위험하면서도 신비로운 북극과 북극곰에 대한 이야기도. 태어난 지 9개월을 갓 넘은 아들. 좋은 엄마와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지금, 오랜 시간 단단하고 견고하게 ‘살아남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은 첫 컬렉션을 공개했을 때의 초심. 사실 브랜드를 전개하다 보면 생산과 세일즈에 치여 초심을 잃기 쉽다. 언제나 처음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신념과 소통. 디자이너로서 신념을 지키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확장시켜 나간다면 그게 바로 변화무쌍한 시대를 ‘잘’ 살아남는 디자이너가 아닐까.

CREDIT

에디터 김미강
사진 차혜경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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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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