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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7. SAT

Award Winner

12번째 수상자

해외를 넘어 한국에서도 인정받았다. 제 12회 SFDF의 상을 거머쥔 고엔제이 정고운


2017 S/S 시즌의 영감이 된 위어 감독의 1975년 영화 <Picnic at Hanging Rock> 속의 한 장면.



SFDF 수상을 기념해 비이커 청담점에서 진행된 고엔제이의 전시. 레드 마네킹과 화이트 룩의 대비를 통해 옷의 실루엣을 극대화했다.



지난해 11월 22일, 고엔제이 디자이너 정고운이 12번째 SFDF(Samsung Fashion & Design Fund) 수상자로 발표됐다.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 2>에서 우승한 후 고엔제이를 론칭한 지 약 5년 만에 영향력 있는 프로필이 추가된 것이다. 이번 수상을 기념해 2016 F/W와 2017 S/S 전시가 열린 비이커 매장에서 그녀를 만났다. “옷을 갈아입고 올게요. 인터뷰가 많아서 여러 벌 챙겨왔어요. 상반신을 찍는다면 디테일 있는 옷이 좋을 것 같아요.” 첫인사 후 그녀가 건넨 말 속에서 완벽한 성향이 묻어났다. 전시도 마찬가지였다. 고엔제이를 상징하는 러플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넘실거리는 패브릭을 설치하고, 화이트 룩을 입고 있는 빨간 마네킹을 배치해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만들지 않겠다는 치밀한 계산과 집념이 낳은 결과물이었다. 부드러움과 강렬함, 여성성과 남성성, 날카로운 직선과 유연한 곡선이 공존하는 차별화된 멋. 상반된 것들의 조합 속에서 답을 찾는 정고운의 감각이 정제된 로맨티시즘과 건축적인 실루엣의 미학으로 선보였다. 트렌드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밀어붙이는 단단한 내공과 함께!


SFDF 수상 소감 고엔제이를 시작하면서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그 노고를 칭찬받은 것 같아 기쁘다. 고엔제이가 추구하는 조형미와 여성미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움직일 때 더 예쁜 옷을 만들기 위해 드레이핑 기술을 활용한다. 러플 장식과 곡선적인 실루엣으로 입체감을 더하는데, 이 모든 디자인의 중심에는 정제된 로맨티시즘이 흐른다.


레이스와 실크도 고엔제이를 상징하는 요소다 여성스러운 소재를 변형시켜 차별화된 여성성을 불어넣는다. 실크는 양면을 부착해 견고한 실루엣을 더하고, 레이스는 2017 S/S의 레이스 트랙수트처럼 과감한 스타일로 재해석한다.


컬렉션을 관통하는 컬러가 온통 무채색이다 블랙과 화이트 컬러를 선호한다. 하지만 레드처럼 강렬한 컬러도 전략적으로 쓴다. 고엔제이와 계약한 밀란의 리카르도 그라시 쇼룸에 N°21이나 지암바티스타 발리처럼 화려한 의상이 걸려 있기 때문에 시선을 끌 수 있는 컬러가 필요했다.


해외 진출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오프닝 세레모니의 바이어가 한국 디자이너 특집 취재로 서울을 방문했을 때 바잉이 이뤄졌고, 비슷한 시기에 하비 니콜스 매장에 입점하게 되면서 이들을 추종하는 바이어들의 바잉을 통해 해외 판매가 커졌다. 홍콩 <아이티 포스트>에 실린 뒤에는 전 세계 바이어가 몰리는 리카르도 그라시 쇼룸과의 계약도 성사됐다.


2017 S/S 시즌의 컨셉트 피터 위어 감독의 <Picnic at Hanging Rock>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화이트 룩을 입은 소녀들이 등장하는 몽환적인 영화인데 흩날리는 옷의 움직임을 고엔제이식으로 표현했다.


비이커에 전시돼 있는 2016 F/W 옷과 2017 S/S 옷이 하나의 컬렉션처럼 보인다 고엔제이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다. 당장 잘 팔리는 옷보다는 나만의 개성을 이어갈 수 있는 디자인에 집중한다. 바이어들은 귀신 같다. 신인 디자이너부터 명품 브랜드까지 살펴보기 때문에 비슷한 옷을 사서 매장에 걸지 않는다. 셀린이랑 유사한 옷을 또 바잉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영감을 얻는 노하우 컨셉트를 정하는 게 과제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영감이라는 게 원한다고 단번에 얻어지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평소 꽂히는 것들을 이미지로 기록한다. 시즌을 준비할 때 그것들을 다시 꺼내보고 필터링해서 컬러나 소재로 표현한다.


즐겨입는 스타일 나는 매우 여성스러운 사람이다. 고엔제이의 옷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하지만 나한테 어울리는 옷을 입다 보니 중성적인 스타일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로맨틱한 옷을 입을 때는 무채색을 고른다. 여기에 짙은 아이라인은 필수.


앞으로 계획 나를 포함해 5명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커진 외형에 비해 부족한 인원이라 직원을 늘릴 예정이다. 지하 쇼룸에서 벗어나 6층짜리 사옥 건물로 이전하기 때문에 볼륨도 더욱 확장될 테고.


사람들이 고엔제이를 어떻게 즐기길 바라나 많은 고객들이 고엔제이를 예쁘지만 입기엔 어려운 브랜드라고 오해한다. 패션을 열린 마음을 가지고 즐겼으면 좋겠다. 옷 입는 재미가 일상에 활력을 줄 것이다.

CREDIT

EDITOR 이혜미
PHOTOGRAPHER 김선혜
DIGITAL DESIGNER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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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본지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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